코나아이 조정일 대표 "국내 전자여권 시장서도 자신"

"국내 최초로 전자여권 칩을 개발해 유럽 인증까지 받았습니다. 하지만 정작 우리나라에서 써주질 않으니까, 수출이 안 되네요." 스마트카드 솔루션 공급업체 코나아이의 조정일 대표(51)는 인터뷰 내내 정부에 대한 서운함을 감추지 않았다. 일반에 잘 알려져 있진 않지만 코나아이는 금융직접회로(IC)형 신용카드와 대용량 범용 가입자 식별모듈(USIMㆍ유심), 전자주민증(NID) 등에 쓰이는 스마트카드 솔루션 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매출 1000억원대의 중견기업이다.
대우정보통신 기술연구소 출신인 조 대표가 1998년 코나아이를 세울 때 사업모델은 교통카드 시스템이었다. 그러나 대기업들이 잇달아 교통카드 시장에 진입하자 신규 사업 개척에 나섰다.
그 결과물이 바로 신용카드와 유심에 내장된 스마트칩이다. 지금은 국내 신용카드칩 시장의 55%, 유심 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지만, 사업을 정상 궤도에 올리기까지는 뼈를 깎는 고통이 뒤따랐다.
2004년 저가격ㆍ고성능의 IC카드용 스마트칩을 들고 시장에 나왔지만 반응은 차갑기만 했다.
"국내 은행들은 개당 1만5000원짜리 프랑스산 칩을 쓰면서도 우리가 4000원에 납품하겠다는 제안을 믿지 않았습니다. 결국 노르웨이 등 북유럽 시장 수출에 성공하고서야 국내 역수출에 성공했습니다." 코나아이는 신한은행을 시작으로 국내 4대 은행을 모두 공략한 데 이어 이제는 씨티은행, 웰스파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산탄데르 등 글로벌 은행들에 수출하고 있다. 연간 70개국, 300개 은행에 공급하는 스마트카드만 1억5000만장에 달한다.
조 대표는 금융 분야 기술력으로 이동통신 분야까지 뛰어들었다. 2005년 휴대전화 필수품으로 등장한 유심(USIM) 개발에 성공해 KT 등 국내외 10여 개 이통사에 공급하고 있다. 전자주민증 사업에도 나서 5200만장 규모의 태국 전자주민증과 인도 전자의료보험증에도 코나아이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
이 여세를 몰아 조 대표는 세계 표준으로 부각한 '전자여권' 사업에 뛰어들었다. 2008년부터 4년간 50억원을 들여 마침내 전자여권 개발에 성공했다. 하지만 인증의 벽은 더 높았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호환성 인증을 통과한 코나아이는 마침내 지난 5월 최고 수준 인증으로 꼽히는 국제공통사용(CC) 인증을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전량 외산품에 의존하던 전자여권에서 수입대체의 길이 열린 것이다.
그간 외교부는 2008년 전자여권 도입 이후 2000만여 장을 발행하며 1100억원의 예산을 사용했다. 현재 전자여권 사업은 LG CNS가 세계 1위 프랑스업체인 젤마토 전자여권칩을 수입해 쓰고 있다.
국산 전자여권 개발로 외화 유출 방지와 정부 예산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게 코나아이 측 생각이었다.
그러나 상황은 코나아이 바람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조 대표는 "외교부가 외산 업체들에 유리한 방향으로 입찰을 진행하고 있다"며 "해외 입찰 때 현지 기업들은 코나아이 전자여권에 대해 '자기 나라 정부도 쓰지 않는 제품'이라며 견제하지만 마땅한 대응책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전자여권은 국제 입찰이 이뤄지는 데다 선정 자체를 조폐공사에 위탁해 불법이나 편법은 있을 수 없다"며 "전자여권 도입 이래 한 번도 기준이 바뀐 적이 없을뿐더러 국산 업체라고 특혜를 줄 수는 없다"고 밝혔다.
[전정홍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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