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민들도 급류 무서워 배 안 띄우는 곳이라는데..또 예고된 인재

2013. 7. 18.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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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사설 '해병대 캠프' 고교생 사망·실종 사고

안면도 주민 "썰물 유속 빨라 위험하다고 말했다"캠프교관·인솔교사 모두 '위험 경고' 무시교관 지시 따라 구명조끼 벗고 바다 들어갔다 참변

18일 오후 충남 태안군 안면도의 '사설 해병대 극기 훈련 캠프'에서 발생한 고교생 5명 실종 사고는 캠프 교관과 인솔 교사들의 부주의 속에서 발생한 참사로 보인다.

사고가 일어난 태안군 안면도 창기리 백사장해수욕장 해안은 천수만과 백사장항 중간 지점으로, 썰물 때에는 천수만에서 빠져나오는 바닷물이 급류를 이루는 곳이다.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곳이라는 얘기다. 안면도 주민들은 캠프 첫날인 지난 17일 학생들을 보고서 위험하다고 경고했다고 한다. 평소에도 썰물 때에는 유속이 워낙 빨라 바다를 잘 아는 어민들도 이쪽으로 배를 띄우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캠프 교관과 인솔 교사들은 이를 무시한 것으로 보인다. 윤형돈 백사장해수욕장 번영회장은 "17일 썰물 때 학생들이 바닷가에 몰려 있는 것을 동네 어르신들이 걱정해 해수욕장 안전요원을 보내 위험하다고 알려줬다. 오늘도 캠프 쪽에서 썰물 때 보트를 띄우는데, 학생들에게 구명동의도 입히지 않고 안전 선박도 1척밖에 없어 조마조마했다"고 안타까워했다.

당시 교관과 인솔 교사들의 부주의도 사고 원인의 하나로 보인다. 사고는 바닷가에서 물놀이를 하던 학생들이 갑자기 들이닥친 거센 파도에 휩쓸리면서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태안해양경찰서 관계자는 "사고 당시 학생들 일부는 고무보트를 타고 교관과 함께 바다로 나갔다. 나머지 학생들이 바닷가에서 물놀이를 하다 갑자가 큰 파도가 들이치면서 파도에 휩쓸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캠프를 주관한 업체 쪽은 안전책으로 안전검사를 통과한 장비를 사용해 사고를 방지하고 교관들의 전방위 감시로 '안전사고 제로' 상태를 유지한다고 알리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날 사고 당시 학생들은 구명조끼조차 착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주대사대부고 관계자도 "해양 수련활동을 마친 직후에 학생들은 바닷가에 앉아 쉬고 있었다. 날씨가 더워 교관 지시에 따라 학생 수십명이 바다에 들어갔다가 갑자기 큰 파도가 덮친 것으로 파악됐다. 주변 학생들이 6명은 구조했는데, 5명은 미처 구조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인솔 교사들은 학생들의 안전 관리를 캠프 교관들에게만 맡겨둔 채 100여m 떨어진 유스호스텔 안 휴게실에 있었다. 공주사대부고 관계자는 "캠프에서 학생들과 교사들을 격리시키도록 했다. 그래서 휴게실에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사고 뒤 공주사대부고에는 학부모들의 전화가 빗발쳤다. 한 교사는 "교장·교감 선생님이 연락을 받자마자 급히 갔고, 학교에서는 학부모들의 확인 전화를 받느라 정확한 사고 상황을 모르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캠프는 경기도 성남시에 본사를 둔 민간업체 ㅋ사가 주관했으며, 10년 동안 기업체, 대학생, 중고교생 등을 상대로 1박2일, 2박3일, 3박4일 극기훈련성 프로그램을 개설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태안해경은 이 캠프의 김아무개 대표 등 관계자를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와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태안/송인걸 전진식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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