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다 입금했는데..·" STX팬오션 선박 억류에 中企 피해 '눈덩이'

김하늬 기자 2013. 7. 15.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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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컨테이너만 억류 풀려 '이중고'

[머니투데이 김하늬기자][대기업 컨테이너만 억류 풀려 '이중고']

"우리처럼 힘없는 중소기업들은 대책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원자재가 배에 선적한 순간 35만 달러(약 4억원)를 지불했는데, 재료를 받지 못해 상품을 만들지 못합니다. 공장도 놀고 있어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경남지역에서 섬유를 제조하는 A사 대표는 나중 일은 상상하기조차 힘든 듯 말끝을 흐렸다. 가을과 겨울용 옷을 만들기 위해 6~7월에 원사를 수입하고, 상품을 8월 전에 의류업체에 납품해야 하는데, 'STX팬오션 사태'로 모든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STX팬오션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뒤 미국 중국 호주 싱가포르 등에서 선박 억류가 잇따르면서 중소기업으로 불똥이 튀고 있다.

STX팬오션 컨테이너선에 실려 있는 A사 컨테이너는 모두 8개. 섬유를 만드는 원자재인 원사가 실려 있다. A사는 억류 기간이 길어지면서 원자재가 점점 바닥나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게다가 추가 원자재 구매 비용과 이자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다. 제품 납기일도 늦춰지면서 회사의 현금유동성에도 '빨간불'에 켜졌다. 눈 벌겋게 뜨고 부도위기로 몰리고 있다.

↑STX팬오션 컨테이너선 이미지사진(사진제공:STX팬오션)

현재 해외에서 억류된 STX팬오션 선박은 총 13척. 이중 싱가포르의 컨테이너선 1척을 비롯해 호주와 미국에 벌크선 각각 2척, 뉴질랜드, 파나마, 중국, 인도 등지에서도 벌크선의 발길이 묶였다. 국내 벌크션 1위 선사인 STX팬오션 선박이 해외에서 억류된 지 3주째로 접어들면서 중소기업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생산 차질로 속 타는 중기=

충남지역의 섬유제조사 B사는 20만 달러(약 2억2000만원) 규모의 원사 등 원자재가 실려 있는 5개 컨테이너 수입이 지체돼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B사 관계자는 "말레이시아 현지에서 무사히 선박에 올린 걸 확인하고 대금을 결제했지만 중간에 싱가포르에서 선박이 억류되면서 어떠한 보상도 받을 길이 없어졌다"고 하소연했다.

이 관계자는 "무역협회나 화주협회, 보험회사 등에 구제방법을 문의했는데 대부분 '현재로선 대안이 없다'는 답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지금 심정으로는 서울 STX팬오션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라도 벌이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에서 자동차용 카시트를 제작하는 C사도 사정은 마찬가지. C사는 카시트용 섬유 등 원자재가 실려 있는 14개 컨테이너가 부산항에 도착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C사 대표는 "물건(원자재) 값이 5억 원으로 대부분 선결제가 됐는데, 원자재가 부족해 공장의 일부 라인은 운행을 중단하면서 하루 5000만 원 정도씩 손실이 나고 있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은 선박 억류가 언제 풀릴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생산계획을 새로 세우기도 어렵다. 설상가상으로 납품일정을 맞추지 못해 대기업에서 공급사를 바꿔버리지는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피해 중소기업들은 오는 18일까지 법원에 피해내역을 접수시킨다는 계획이다.

◇STX팬오션 대기업 살리기, 중기 외면=

중소기업의 고통은 또 있다. STX팬오션이 우선적으로 대기업의 원자재가 실려 있는 벌크선 살리기에 주력하고 있는 탓이다.

↑STX팬오션 벌크선 사진(사진제공:STX팬오션)

미국, 호주, 파나마 등지에 억류됐던 벌크선은 포스코, 현대제철을 비롯한 철강회사들의 철강재와 삼양제넥스, CJ제일제당 등 제분업체들이 공동으로 구매한 밀 등을 싣고 있다.

STX팬오션은 지난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파산부에 회생채권 우선 변제안을 신청, 배 한 척당 20만~50만 달러의 유류비용과 항만비용 지불을 허가받고 총 6척의 벌크선에 대한 가압류를 해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6척의 벌크선 억류 조치를 풀어주는 우선 변제안을 마련한 것이다. 하지만 이 우선 변제 안에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해당되는 컨테이너선은 제외됐다.

이 때문에 STX팬오션이 '대기업 고충 처리'에만 발 빠르게 움직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STX팬오션이 벌크선 구제에 '우선권'을 주면서 컨테이너선을 기다리고 있는 약 80~100여개 중소기업들이 수십억원대의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STX팬오션 측은 이에 대해 "국가적으로 중요한 전력화물이나 시간이 흐르면서 상품성이 사라지는 곡물과 같은 급한 건에 우선적으로 조기변제신청을 한 것"이라며 "다른 선박에 대해서도 대책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STX팬오션의 법정관리로 생사의 기로까지 몰린 중소기업. 박근혜 대통령이 '중소기업 대통령'을 표방했지만 사후 구제 대책에서도 밀리는 차별 대우로 고통은 더욱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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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하늬기자 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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