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가루'가 지구온난화 막는다고, 어떻게?

구경민 기자 2013. 6. 29.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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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산업이야기<4>]철 용액 살포 '플랑크톤 수' ↑-이산화탄소 농도 ↓

[머니투데이 구경민기자][편집자주] 컨버전스의 확산으로 산업의 영역이 확대되고 기존의 패러다임으로 구분됐던 명백한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습 니다 . 이에 따라 새로운 용어, 제품과 산업영역이 만들어 지고 있습니다. 산업구조의 변화로 우리 생활 또 한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대응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공부하면 그다지 어렵지도 않습니다. 천리 길도 한 걸음 부터. 일상 생활 속에 숨어 있는 산업이야기를 재미있는 사례를 통해 소개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멀게만 느껴졌던 산업구조를 이해하고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해답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독자 여러분 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생활 속 산업이야기<4>]철 용액 살포 '플랑크톤 수' ↑-이산화탄소 농도 ↓]

지구온난화는 인류가 당면한 최대 과제다.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상승하면 생태계 파괴를 불러온다. 말라리아, 콜레라, 설사 등 전염병이 증가해 인간의 목숨까지 위협한다.

지구온난화의 주된 원인은 화석연료를 태울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다.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 것이 근본적 치유 방법이겠지만, 이게 당장 어렵다면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없애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1988년 미국 모스랜딩해양연구소의 존 마틴 소장은 "유조선 반척 분의 철가루만 있다면 온난화로 고통 받는 지구를 빙하시대로 되돌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구온난화와 철가루의 상관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의 발언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상당히 과학적인 배경이 깔려 있다.

지구상에서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흡수·저장하고 있는 생명체가 바로 식물이다. 식물성 플랑크톤이 성장하려면 질소나 인과 같은 영양소에 더해 철 성분이 반드시 필요하다. 즉 바다에 부족한 철가루를 인공적으로 살포해 식물성 플랑크톤을 대량 증식한다면 이들이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지구온난화 해결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것이다.

이산화탄소를 흡수한 식물성 플랑크톤은 동물성 플랑크톤의 먹이가 되고, 이들은 다시 어류의 먹이가 된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이산화탄소가 호흡을 통해 다시 방출되지만 대부분이 배설물과 생물 잔해의 형태로 심해저에 가라 앉아 수백년간 저장된다.

마틴 소장은 갈라파고스제도 인근 해역처럼 질소와 인이 풍부한 해역에 철가루를 살포할 경우 이 메커니즘에 따라 이산화탄소를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이론은 2002년 일본 연구팀에 의해 입증됐다. 일본 환경성과 수산청 등의 연구팀은 러시아의 캄차카반도 동남쪽의 북태평양 80제곱킬로미터 범위 해역에 철가루 용액 380킬로그램을 살포했다. 가로, 세로 각각 25미터인 수영장에 귀이개 한 수저 정도의 철을 살포한 것과 같은 양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살포 이틀 뒤에 규조 등 식품 플랑크톤의 수가 약 20배로 증가했다.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380ppm에서 260ppm으로 낮아졌다.

또 도쿄대 해양연구소는 2004년 수영장에 바닷물을 채워 넣고 소량의 철가구를 뿌려 식물성 프랑크톤의 수를 25배 증식시키고 이산화탄소를 40% 줄이는 실험에 성공했다.

일부 학자들은 철가루를 바다에 뿌리는 방법으로 15%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반대 의견도 있다. 철가루를 바다에 뿌리는 방식이 해양 생태계에 예기치 못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식물성 플랑크톤이 수면 위에 살아있는 동안 작은 동물들이 이를 잡아먹고 다시 이산화탄소를 방출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하지만 플랑크톤이 흡수한 이산화탄소 중 대기 중으로 다시 방출되는 양과 심해저로 가라앉은 양이 정확히 어느 정도 비중인지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1988년 존 마틴 소장의 주장 이후 현재까지 약 12건의 철가루 살포 실험이 이뤄졌는데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가 확인된 것은 3건에 불과하다. 가장 오랜 기간 수행된 실험이 6주에 불과하기 때문에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에 아직 무리인 것이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철가루의 생태계 무해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최대 1억 달러를 투자하고 5년 이상 연구해야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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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구경민기자 kmk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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