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첫 박정희·육영수추모제..뚜껑열어보니
버스 3대로 노인 동원…특정 종교단체 행사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광주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추모제가 처음으로 열린다는 소식에 관심이 쏠렸으나 특정 종교단체가 지역 노인들을 동원한 행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육영수 여사 생가 및 탄신 숭모 제례 보존회는 21일 광주 서구 금호동 서구문화센터에서 '박정희 대통령·육영수 여사 추모제'를 개최했다.
보존회 측은 이제까지 육영수 여사의 고향인 충북 옥천군에서 추모제를 진행했지만 호남지회 발대식을 겸해 광주에서 최초로 추모제를 거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보존회 회장은 한국불교동방조계종 총무원장인 황금법성스님이며 이날 행사 역시 한국불교동방조계종에서 주최했다.
이날 460여석이 마련된 행사장에는 120∼130명의 참석자가 자리를 채웠으며 이들 중 다수는 전날 홍보를 통해 광주공원에서 관광버스 3대로 동원된 지역 노인들이었다.
일부 노인들은 "봉행(奉行)사가 끝났다"는 사회자의 말에 전체 행사가 끝난 줄로 착각해 수십 명이 우르르 행사장을 빠져나갔고 주최 측이 이탈을 막으려 하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주최 측은 결국 문을 열고 이들을 태워온 차량에 간식과 기념품을 실어 보냈다.
이날 행사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차녀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과 이한성 새누리당 의원, 새누리당 광주시·경북도당 관계자 등 2명이 참석했으며 주최 측이 우편 초대장을 보낸 박근혜 대통령과 공문을 보낸 박지만 EG 회장은 답신하지 않은 채 불참했다.
한편 옥천에서는 지난 2001년부터 옥천문화원 등의 주최로 정수회(박정희·육영수를 기리는 모임), 민족중흥회 회원 등이 참석해 육 여사의 생일이 있는 매년 11월 숭모제를 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07년 이 숭모제에 참석하기도 했다.
또한 육 여사가 서거한 광복절 즈음에 맞춰 지역 사회단체인 옥천군 애향회가 매년 추모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대한불교 조계종에 따르면 한국불교동방조계종은 조계종 산하나 한국불교종단협의회에 등록된 종파는 아니다.
한국불교동방조계종 호남지회 측은 "단군신앙과 불교신앙을 융합한 신앙"이라며 "박 전 대통령과 육 여사의 기를 받은 호남지회장 문선욱씨가 법성스님과의 인연으로 박 대통령 부부의 업적을 드러내고 영호남 화합을 추구하는 활동을 함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호남지회 측은 "박 전 대통령의 서거일 음력 날짜인 매년 9월 5일 광주에서 박정희·육영수 합동 추모제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are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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