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진, "신화 보며 '어게인 베이비복스' 꿈꿔요"(인터뷰)

이수아 2013. 6. 19.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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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이수아 기자] "신화 보니까 다시 베이비복스로 활동하고 싶어요. 그때처럼 춤을 추라면 출 수도 있어요. 정말 하고 싶은데 리더 이지 언니가 아이를 낳아서…벌써 3살이죠."

이희진은 최장수 아이돌그룹 신화의 연예계 1년 선배다. 97년 5인조 여성그룹 베이비복스로 데뷔했다. 당시 고교 2학년(한국 나이 18세)이었던 이희진은 어느덧 서른 중반에 접어들었다. 걸그룹 멤버 이희진보다 배우 이희진이 더 익숙해진 지 오래다.

"대리만족을 느껴요. 신화가 정말 대단한 그룹이지만 이렇게 오래 잘 될 줄 몰랐는데 잘 돼서 정말 좋아요. 나이를 먹을수록 사이가 더 돈독해진 느낌이라 보기 좋죠. 우리도 더 늦기 전에 해야하는데 각자 하는 일 때문에 상황이 여의치 않아요. 특히 이지 언니는 육아 때문에 힘들어요. 몸매는 여전히 제일 좋지만.(웃음)"

"연기는 제대로 찾은 나의 인생."

이희진은 베이비복스 중에서 가장 먼저 자신의 길을 찾았다. 그룹으로 활동하던 2002년 시트콤 '동물원 사람들'로 연기에 입문했다. 2006년 팀 해체 이후에는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연극 '몽키', '애자' 등 무대에서 연기력을 쌓았다. '괜찮아 아빠딸'(2010년)를 시작으로 '최고의 사랑', '내사랑 나비부인' 등으로 안방에서도 맹활약을 펼쳤다.

"운 좋게 쉬지 않고 꾸준히 연기할 수 있었어요. 복 받았죠. 그룹 활동 때 처음 뮤지컬(펑키펑키)를 하면서 공연에 매력을 느꼈어요. 워낙 '쎈' 걸그룹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는데 작품 속 캐릭터로 봐주시더라고요. 나를 다르게 보는 시선에 끌렸어요. 내 연기에 관객이 울고 웃는 게 신기하고 기분 좋았죠."

이희진은 연기를 통해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있다. 지겹게 들었고, 현재도 듣고 있는 '차가운 깍쟁이 이미지'는 연기할 때만큼은 듣지 않는다. 그래서 더 연기에 더욱 빠져들었다. tvN·Mnet 뮤직드라마 '몬스타'에서도 '깍쟁이'가 아닌 푼수같지만 귀여운 선생 독고순으로 등장한다. 방송 초반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 연기로 화제를 모았다.

"감독님은 독고순에 대해 세 가지를 원했어요. 첫째는 살을 더 찌웠으면 좋겠다. 둘째는 전라도 사투리. 셋째는 언제 노래를 부를지 모르니 목관리. 살은 초반보다 지금 많이 쪘어요. 지금도 마른 편이지만 많이 노력하고 있어요. 사투리는 감독님이 많이 가르쳐줬어요. 진짜 전라도 사투리는 억양이 거의 없는데 방송에 맞춰서 다소 과장되게 했어요. 감독님이 완성해준 사투리 연기예요. 노래는 아쉽지만 안 부를 것 같아요."

"'몬스타' 통해 나의 10대 시절 떠올려"

'몬스타'는 단순한 학교드라마가 아니다. 주인공 용준형이 분한 윤설찬은 인기 아이돌 겸 학생. 윤설찬을 보는 이희진은 감회가 새롭다. 고등학교에 다니며 가수활동을 병행했던 터라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세월의 흐름은 실감한다. 윤설찬은 사고를 치고 기획사의 '근신 처분'으로 학교행을 택했다. 현재 활동하는 아이돌들은 해외 활동 때문에 오랫동안 학교를 빠지기도 한다.

"제가 학교 다닐 땐 윤설찬 같은 경우는 아예 상상도 못했죠. 매일 아침에 학교 가서 공문(방송 스케줄 관련) 제출하고 허락 받았어요. 시험 때는 무조건 갔어요. 요즘 아이돌은 학교에서 공로상도 받는다고요? 우리는 눈치만 봤어요. 교무실에 가면 다른 반 선생님들이 '저 반에 연예인 있다'고 수군거렸어요. 담임선생님은 제 사정을 다른 교과목 선생님한테 일일이 설명해줘야 했고요. 정말 죄송했어요. 대학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이희진은 '몬스타'에서만큼은 연기 경력이 오래된 축에 속한다. 비스트 용준형을 비롯해 하연수(여주인공 민세이 역), 강하늘(엄친아 정선우 역), 강의식(왕따 박규동 역), 문용석(학생회장 마준희) 등은 모두 신인 연기자다. 특히 용준형은 이희진의 까마득한 후배 아이돌이다.

"용준형은 정말 대견해요. '공항에서 바로 왔어요' 하면서 진짜 죽을 것 같은 얼굴로 나타나도 촬영 들어가면 달라져요. 아이돌 출신 배우들이 승부욕이 강한 것 같아요. 자기가 해야 할 몫은 어떻게든 해내려는 의지가 있으니 피곤한 것도 이겨내죠. 보고 있으면 자랑스러워요. 하연수는 정말 매력적이죠. 감독이 요즘

(정형화된) 친구들 같지 않은 외모에 미소가 매력적인 신인이라고 했는데 만나보니 딱이더라고요."

"최종목표는 연기대상이 아니라 공로상"

'승부욕 강한 아이돌 출신' 배우 이희진의 최종목표는 무엇일까? '길게 가는 연기자'다. 결혼을 해도 계속 연기를 할 생각이다. 분량이 작아도 상관없다. 자신을 불러주는 무대가 있고 작품이 있다면 어디라도 달려갈 생각이다. '몬스타'는 독고순의 비중이 크지 않지만 만족한다. 드라마가 기대 이상의 성적과 호평을 받고 있어서 행복하다.

"촬영 들어가기 전까지 엄청나게 떨어요. 속으로 '내가 이걸 왜 했지'라고 생각하다가 '슛' 들어가면 희열을 느껴요. 미치게 뛰는 심장 소리를 아무도 모르고 혼자만 느끼잖아요. 베이비복스 출신이라 순탄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걸그룹 출신이라는 딱지는 평생 안고 가야 할 테지만 '연기 못 한다'는 소리는 듣고 싶지 않아요. 주인공에 대한 욕심은 없어요. 기회만 주어졌으면 좋겠어요. 대상 보다는 늙어서 공로상을 받고 싶어요. 그게 꿈이예요."

=이희진(사진 조성진 기자), 이희진 연극을 응원하러 온 베이비복스, 몬스타 이희진 캡처

글 이수아 기자 2sooah@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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