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스포츠의 숨은 조력자, 대학농구리그 석동현 심판

< 편집자주 - 대학스포츠의 현장을 직접 발로 뛰고 있는 학생기자들이 대학스포츠의 현 상황을 알아보는 시간인 '대학스포츠는 지금'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대학스포츠를 이끌고 있는 주역들을 만나보는 코너입니다. >
대학스포츠의 숨은 조력자
흔히들 '대학스포츠의 구성원'이라 하면, 가장 먼저 학생선수와 지도자를 떠올린다. 사실 대학스포츠의 많은 관심이 학생선수와 지도자에게 쏠리지만, 그 관심 뒤에는 대학스포츠가 올바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돕는 '숨은 조력자'들이 있다. 그들 중 유일하게 학생선수와 함께 코트를 누빌 수 있는 사람, 올바른 승부가 나게끔 경기를 집행하는 사람이 바로 심판이다. 하지만 경기를 집행하는 막중한 역할과 책임에 비해 그들의 현실은 차갑기만 하다. 오심과 편파판정 의혹으로 경기장에서 감독들과 언성을 높이는가 하면, 때론 농구팬들로부터 심한 언어폭력과 질타를 받기도 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심판 생활이지만, 변함없이 학생선수와 함께 코트를 누비고 있는 대학농구리그 심판의 세계를 지난해 KB국민은행 대학농구리그 우수심판상에 빛나는 석동현 심판을 통해 들어본다.
심판과 선생님 사이
"농구는 규칙이 어렵고 복잡한 종목 중 하나입니다. 그 규칙을 익혀, 양 팀의 승부가 올바르게 나게끔 유도하는 것이 심판이죠"
석동현 심판(이하 석 심판)에겐, 두 개의 직책이 있다. 하나는 대학농구연맹(이하 연맹) 소속 심판이고, 다른 하나는 성남수진중학교 교사이다. 두 개의 직업에 대해 묻자 석 심판은 "대학농구연맹 소속 심판들은 일반적으로 흔히 아는 KBL(프로농구연맹) 소속 심판들과 달리 본업은 교사 또는 다른 쪽에 두고 대학농구 심판으로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반면, KBL 심판의 경우 전임제로 프로농구 심판이라는 직업을 가지고 경기에 참여하는 점에서 차이를 갖죠" 라고 설명했다. 연맹 소속인 석 심판도 교사라는 본업과 함께 대학농구리그 심판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지난해 석 심판과 함께 대학농구리그를 누빈 18명의 심판 중 10명 또한 현직 교사로 재직하며 대학농구리그 심판을 겸업하고 있다.
17년간의 심판생활, 그에 따른 명(明)과 암(暗)
체육 교사를 병행하며 농구 심판으로서 농구 코트를 누비는 석 심판이 처음 휘슬을 불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97년. 대한농구협회 경기이사직에 임하셨던 큰아버지와 농구를 했던 사촌 형의 모습을 보고 자란 석 심판은 어릴 적부터 농구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고, 이러한 영향이 당시 호원대학교 사회체육과에 재학 중이던 석 심판으로 하여금 농구 심판 자격증 획득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
17년 동안 선수들과 함께 코트를 누빈 석 심판에게 심판생활은 칭찬보다 비판에 익숙한 직업이다. 그도 그럴 것이 정확한 심판으로 때론 훌륭한 찬사를 받기도 하지만, 비난이 더 많을 수밖에 없는 것이 심판의 특성이기 때문이다.

칭찬보다 비판에 익숙한 심판 생활 중 가장 힘든 점에 대해 석 심판은 '감독과의 충돌'을 가장 먼저 꼽았다. "심판을 보다 보면 감독들과 부딪히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이점은 프로농구와 대학농구가 같지만, 한번은 A 대학 감독님과 심하게 언성을 높인 적이 있어 경기가 끝난 후 몸싸움까지 갈 정도의 심각한 상황이 펼쳐질 뻔했죠" A 대학 감독의 구체적인 항의 이유에 대해 묻자, 그는 "연장까지 간 경기에서 A 대학이 적은 점수 차로 지고 있었는데 막상막하의 상황에서 제가 준 파울 때문에 졌다는 감독님의 항의가 있었고, 저도 감독님께 왜 심판 탓만 하시느냐고 발문하면서 서로 언성이 높아진 것 같아요. 하지만 같은 농구계에서 오랜 기간 얼굴을 마주하다 보면 이러한 싸움도 곧 화해로 풀리는 게 다반사죠"라며 지난날의 추억에 대해 털어놓았다.
대학농구리그 심판의 시즌과 비시즌
시즌이 시작하면 대학농구리그는 매일 5시에 각 대학에서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경기가 열린다. 석 심판을 포함한 교직원은 방송 중계 일정이 잡힌 날 이외에는 정상적으로 학교 수업을 마친 후 경기에 참여하기 때문에 교직 생활에 큰 지장이 없다. 경기 시간은 큰 영향이 없더라도 대학농구리그와 학교생활을 겸업하는 석 심판에게 체력은 영향이 있을 터, 그는 시즌 중 체력관리에 대해 "학교에 웨이트 시스템이 잘 구비돼 있어 트레드밀 등을 통해서 체력 훈련을 하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거의 불가능해요. 학교생활과 심판을 겸업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죠"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즌이 끝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지난 1월 14일부터 8박 9일간 제주도에서 치러진 연수는 일회성이 아니라 해마다 치러지는 심판 연수 프로그램으로써, 이 기간에 심판들은 농구 규칙, 수신호 연습, 체력 훈련 등을 점검하는 시간을 갖는다.
비시즌의 연수에 대해 석 심판은 "선수들도 훈련하고 연습하듯 우리 심판들도 훈련과 공부를 병행합니다. 오전에는 체력훈련을 하는데 20m 구간 달리기를 10분에 86회를 진행하며 체력을 단련하고 오후에는 고등학교와 대학팀의 실전경기에 투입돼 실전훈련을 진행했죠"라며 시즌기간과 달리 진행되는 비시즌기간의 훈련에 대해 설명했다.

심판이 보는 대학스포츠의 현주소
심판을 보면서 농구에 대한 시각도 달라졌다는 석 심판. 심판을 보기 전 그의 눈에 비치던 농구는 '스타 플레이어의 화려함'이었다. 17년이 지난 현재, 그의 눈에 비치는 농구는 화려함을 갖춘 표면이 아닌 이면'이다.
"심판 생활을 하다 보니 기존에 제가 봐왔던 화려한 농구보다 학생선수, 지도자, 연맹 등의 노력이 눈에 들어왔어요. 학생선수들은 나름대로 강도 높은 훈련을 진행하고 있고, 승리와 우승을 따기 위한 지도자들의 수고, 연맹 직원들의 노고를 알게 됐죠" 화려함 뒤에 숨겨져 있던 대학농구 구성원들에 대한 생각이 많아질수록 대학농구에 대한 애착도 높아졌다. 그는 대학농구에 대해 "경기 면에서 대학농구가 프로농구에 절대 밀린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단지 언론의 관심이나 후원 자체가 프로에 치우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죠"
"2010년부터 '대학농구리그 홈앤드어웨이'를 하는 이유 중 하나가 학교에서 경기를 진행함으로써 재학생들이 와서 응원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 아직은 재학생 관람객도 적고 학교 홍보도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재학생들이 애교심을 갖고 바라보고 학교의 홍보와 노력이 계속된다면 대학농구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고 봅니다"
석 심판이 말하는 학교 홍보의 좋은 예는 지난해 한양대에서 경희대와의 경기에 앞서 진행한 홍보와 이벤트다. 당시 한양대는 경희대와의 대학농구리그 경기를 앞두고 재학생들에게 대학농구리그 경기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와 함께 경품을 나눠주는 등의 이벤트를 진행함으로써 학생들을 경기장으로 이끌었고, 홍보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를 통해 석 심판은 누구보다도 학교의 관심이 학생들을 농구장으로 이끌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2012년 대학농구리그 우수심판상을 수상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석 심판의 눈에 보이는 대학스포츠의 현주소는 어떨까? 석 심판은 대학스포츠에 대해 "대학스포츠는 말 그대로 대학생다운 패기, 열정을 보여줄 수 있는 곳이에요. 학업과 운동을 병행한다는 시스템 자체가 기존 시스템과 달라 현재는 시행착오 과정을 거칠지 몰라도 학생선수들이 운동을 그만둔 후에도 다른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여러 방면으로 학생선수들의 미래에 대해서 다 같이 노력하는 것 자체가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는 대학스포츠는 현재뿐 아니라, 미래를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고 말하는 석 심판, 심판으로서 그의 목표는 대학농구에서 학생선수와 지도자들에게 존경받고 믿음을 줄 수 있는 심판이 되는 것이다.
[사진 및 기사제공.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
이선영 객원기자 / sports@onst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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