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 시대를 주름잡았던 엠파이어 스타일

[매경닷컴 MK패션 임소연 기자] 1804년부터 1815년대까지의 프랑스 나폴레옹 제정 시대를 엠파이어 시대(신고전주의 시대)라고 하는데 이 시대에는 18세기의 귀족 풍토가 무너지고 새로운 방향의 고전주의 양식이 모색됐다. 장식적이고 화려한 바로크, 로코코 양식에 대항하고 그리스 로마의 역사나 신화를 모티브로 좀 더 간소화된 자연주의 의상을 다루기 시작했다. 거추장스러운 보석이나 장신구도 과감하게 덜어냈다. 고대 로마 시대의 흐르는 헤어스타일은 물론 인체의 선을 살린 실루엣을 좇게 된 것.
때문에 당시의 여성들은 여성성의 상징인 가슴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네크라인을 깊게 파고 가슴을 풍만하게 모아 하이 웨이스트 위치에서 졸라맸다. 또 부풀려진 가슴 밑으로는 하늘하늘 H라인으로 떨어지는 치마 실루엣을 고수했다. 이처럼 여성의 몸을 낭만적으로 드러낸 드레스를 '엠파이어 드레스'라 일컫는다.

엠파이어 드레스처럼 목둘레를 깊게 판 스타일을 '데콜테 네크라인'이라 하는데 스퀘어, 브이, 라운드 형태의 데콜테 네크라인이 특히 많았다. 또 허리라인이 위로 올라갔기 때문에 하체가 길어 보이는 효과를 주는 것이 가장 큰 장점.
신체의 곡선을 살리기 위해 얇고 속이 비치는 소재를 주로 사용했다. 속옷이나 베갯잇에 많이 쓰이는 머슬린이나 새틴, 크레이프, 수놓은 직물, 레이스 등의 소재가 유행하게 된 것. 엠파이어 시대가 끝나가는 1815년 이후에나 불투명하고 두꺼운 무늬의 옷감으로 바뀌었다.

또 머리 모양이 훨씬 단순해지다 보니 모자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큰 리본 장식의 밀짚모자, 레이스 디테일의 캡모자, 화려한 장식으로 포인트를 준 챙이 없는 보닛모자를 착용하기 시작했다. 신발 역시 가벼운 슬리퍼가 유행하기 시작했고 발레리나 슈즈 형태의 낮고 편안한 신발을 애용했다.
19세기 초를 배경으로 한 영화 '오만과 편견'을 보면 영화 내내 엠파이어 스타일을 찾을 수 있다. 특히 무도회 장면에서는 순백의 엠파이어 드레스를 입은 여성들이 대거 등장하는데 그들의 드레스가 짧은 소매의 퍼프슬리브 형태를 취하고 있는 것이 주목할 점.
실제로 이 시기에 조금씩 소매 단이 줄어든 엠파이어 드레스가 등장하면서 복식사상 처음으로 반소매 퍼프 슬리브가 탄생했다고. 이에 따라 드러난 팔을 가릴 긴 장갑이나 숄 등이 유행하게 됐다.
최근에도 엠파이어 실루엣은 웨딩드레스를 통해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가슴이 커 보이는 효과와 함께 뱃살은 가려주고 하체라인은 길어 보이게 해주니, 배가 나오거나 허리가 굵다는 콤플렉스를 갖고 있는 예비 신부에게도 안성맞춤이다.

[매경닷컴 MK패션 임소연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 영화 '오만과 편견' 스틸 컷]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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