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수스프레이 폐렴 위험.. 정부는 '無신경'

고서정기자 2013. 5. 27.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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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문구 없어 위험성 몰라.. 복지부 "공산품 담당 안해"

등산복 등에 뿌려 눈·비가 스며드는 것을 막는 방수스프레이의 섬유발수코팅제 성분이 급성호흡기중독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관계 부처가 늑장 대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7일 시민단체인 환경보건시민센터는 방수스프레이의 섬유발수코팅제 성분이 가습기살균제처럼 급성호흡기중독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한 화학물질이지만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제품에 경고 문구도 없고 위험성도 알려지지 않아 많은 시민들이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고 밝혔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1980년대부터 해외에서 방수스프레이를 사용한 후 호흡 곤란, 가슴 통증, 두통, 열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심할 경우 폐기종, 폐염증 등이 발생한 사례가 적지 않다"며 "국내에서는 이 같은 위험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데다 정부가 뚜렷한 대책도 세우지 않아 자칫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동욱(환경보건학) 한국방송통신대 교수 등이 지난해 12월 한국환경보건학회지에 발표한 논문 역시 방수스프레이 흡입에 다른 급성호흡기중독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논문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집에서 등산복 등에 방수스프레이를 뿌린 A(36) 씨는 2시간 후 구토와 호흡기 질환을 일으켜 간질성폐렴으로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 입원했다. A 씨와 함께 있던 가족들도 호흡곤란 등 이상증세를 보였다. 박 교수는 "섬유발수코팅제에 들어있는 불소공중합체유기용제는 '폴리노'라고 부르는 중합체로 미세한 입자로 구성돼 물을 튕겨내는 역할을 한다"면서 "이것이 사람 몸 속에 들어가면 폐렴을 초래하는데 국내에서는 원인 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건 당국은 방수스프레이의 위험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피부가 아닌 옷에 뿌리는 물품의 경우 공산품으로 분류돼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술표준원에서 담당한다"고 답했고 기술표준원은 "내년 7월쯤부터 섬유발수코팅제에 대한 위험문구를 삽입하도록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고서정 기자 himsg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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