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妄言에도..미국에만 사과한 하시모토
일본군 강제 동원 위안부 문제와 관련, 망언을 남발해온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사진) 일본유신회 공동대표가 26일 '나의 인식과 견해'라는 성명서를 통해 미군과 미국 국민에게 사과했다. 그는 "주일 미군은 매매춘업소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라"고 한 자신의 발언에 대해 "미군뿐만 아니라 미국 국민이 모욕으로 느낄 수 있는 부적절한 표현이 있었다"면서 "발언을 철회하고 사죄한다"고 밝혔다.
하시모토는 그러나 위안부가 강제 동원된 증거가 없다는 발언은 철회하지 않았다. 그는 성명서 중 '한·일 관계에 대해서'라는 부분에서 "강제 동원 위안부와 관련한 일본의 보상 문제는 한일기본조약으로 모두 해결된 상태"라면서 "한국이 납득할 수 없다면 독도 문제와 함께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라"고 주장했다. 하시모토는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망언에 대해 2007년 미·일 정상회담에서 미국에 사과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행태를 그대로 답습했다. 한국 등 인접국의 반발은 무시하면서도 미국 여론에만 유독 민감하게 반응하는 일부 일본 정치인들의 고질적인 행태를 보인 것이다. 그는 27일 열릴 예정인 외신 기자 간담회에서 이 성명서를 낭독하고 미군 관련 발언을 다시 사과할 예정이다.
하시모토는 위안부 강제 동원 사실을 부정하기 위해 미군 관련 발언을 했었다. 하시모토는 일본군이 위안부 모집·이송, 위안소 관리에 관여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일본 정부가 위안부를 납치하거나 인신매매를 지시한 공식 문서가 없기 때문에 정부가 관여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는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이기도 하다. 1997년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당시 내각은 위안부 강제 동원 사실을 보여주는 자료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내용의 국회 답변서를 각의 결정으로 제출했다. 아베 1차 내각도 2007년 3월 비슷한 내용의 답변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일본 정부의 관여를 보여주는 각종 증거가 속속 드러나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이를 무시하고 있다. 하시모토 대표는 26일 후지TV에 출연, "자민당 내부에도 위안부 강제 동원을 인정하고 사죄한 고노 담화의 수정을 외치는 사람이 많다"고도 했다.
일본유신회의 나카야마 나리아키(中山成彬·69) 중의원 의원(7선)은 하시모토와 만남을 취소한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 할머니 등을 비난했다. 나카야마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할머니들이) 하시모토씨에게 강제 연행의 내용을 추궁당할 것이 두려웠는가" "(거짓의) 가면이 벗겨지는 장소가 될 수 있었는데 아쉽다" 등 억지 주장을 했다. 할머니들은 하시모토의 정치 퍼포먼스에 이용당할 것을 우려, 면담을 취소했다.
한편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전 일본 총리는 하시모토 발언을 비판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위안부가 국제 문제화하고 있는데, 하시모토가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변명 같은 것을 반복하면 문제만 키울 뿐이며, 사과하려면 사과하고 정정하려면 정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1995년 일제 식민 지배와 침략을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를 발표했다.
하시모토 "국제사법재판소 제소하라" 큰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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