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황홀한 스페이스 어드벤처 '스타트렉 다크니스'



'스타트렉 더 비기닝'이 시작이라 생각했다. 한자리에 모인 우주전함 USS 엔터프라이즈호 대원들은 이제 머나먼 우주로 떠날 것이라 짐작했다. 하지만 이 생각은 틀렸다.
오는 30일 개봉예정인 '스타트렉 다크니스'는 진정한 의미에서 극장판 '스타트렉' 시리즈의 시작이라 평가할 수 있다. 동료 스팍을 구하기 위해 위험한 판단을 내린 후 선장 직을 박탈 당했던 커크 선장은 미지의 적으로부터 공격을 받고 위험한 항해를 시작한다. 존경하던 스승은 잃었지만 곁에는 든든한 동료들이 가득하다.
어드벤처 영화로서 '스타트렉 다크니스'는 만족도가 매우 높은 작품이다. TV 시리즈 '로스트', '클로버필드'를 비롯해 영화 '스타트렉 더 비기닝', '슈퍼에이트' 등을 연출해온 J.J. 에이브럼스 감독은 커크 선장 일행을 극한의 위험 속에 몰아 넣은 후 위기를 탈출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카메라에 담았다.
'스타트렉 다크니스'는 전쟁물이 아니다. 다시 말해 '스타워즈'처럼 양쪽의 군대가 맞서 격렬한 전투를 벌이는 장면을 이 영화에 기대해선 안된다. 대신 커크 선장과 동료 스팍이 벌이는 모험으로 가득 채웠다. 강력한 적 존 해리슨에게 맞서 위험을 무릅쓰는 이들의 모습은 심장을 두근거리게 할 만큼이나 박진감 넘친다.
위기를 헤쳐 나오는데 출연진의 역할 분담도 확실하다. 커크 선장(크리스 파인)이 자신감을 바탕으로 육감적이고 과감한 판단을 내리는 가운데 이성적인 스팍(재커리 퀸토)이 중재한다. 섹시한 몸매의 우후라(조 샐다나)가 스팍과 밀당을, 본즈(칼 어번)과 스코티(사이몬 페그), 체코프(안톤 옐친)가 깨알 역할을 담당했다. 한국계 배우 존조가 열연한 항해사 술루의 존재감도 은근히 묵직하다. '스타트렉 다크니스'에서 처음 얼굴을 비춘 과학장교 캐롤 마커스(앨리스 이브)의 미모도 눈길을 끈다.
무엇보다 악역 존 해리슨 역할을 맡은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존재감이 막강하다. 혈혈단신으로 USS엔터프라이즈호가 속한 우주함대 스타플릿에 선전포고한 그는 막강한 전투력과 심리전으로 주인공들을 위기에 빠뜨린다. "어떻게 하면 엔터프라이즈호의 대원들을 곤경과 갈등에 빠뜨릴 수 있을까"라는 제작자 브라이언 버크와 "재미있고 감동적인 이야기가 가장 중요하다"는 J.J. 에이브럼스 감독의 고민이 악당 칸으로 승화됐다.
전체 분량의 1/3을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된 이 영화는 시각 효과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화려하다. 원색 수목이 가득한 행성 한가운데를 뛰어다니는 첫 번째 시퀀스와 냉혹하리만큼 차가운 먼 미래 런던의 풍경, 그리고 디스토피아로 표현된 행성 크로노스까지 감독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미지의 세계를 강렬한 이미지로 표현했다.
여기에 거대한 위용을 드러낸 NSS 엔터프라이즈 호의 모습은 감탄사가 나온다. 항성 사이를 항해하는 워프와 미래 도시를 향해 곤두박질치는 거대 우주선의 스펙타클, 우주 공간 속에서 상대방 우주선에 맨몸으로 침투하는 장면의 속도감, 다수의 적과 맞서는 격투 액션까지 132분 러닝타임 내내 볼거리로 채웠다.
'스타워즈'와 더불어 북미서 가장 인기있는 SF시리즈인 '스타트렉'은 7~80년대 최고의 인기를 끌던 TV시리즈를 발판으로 한다. 아폴로 우주선의 달 착륙 등 우주개척시대를 맞았던 미국은 우주공간을 배경으로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USS 엔터프라이즈호의 활약에 열광했고 현재까지도 많은 매니아들을 보유하고 있다.
영화 '스타트렉' 국내 흥행의 가장 큰 장벽은 아이러니하게도 이 작품을 있게 해준 원작 '스타트렉'이다. 사실 극중 몇몇 장면은 이 시리즈를 처음 본 관객이라면 금방 이해가 되지 않을 법 하다. 특히 스팍이 던지는 대부분의 조크는 고향인 벌컨과 벌컨인들의 성향을 파악해야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스타트렉 다크니스'를 포기할 순 없다.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어드벤처물이고 보는 이를 신나게 해줄 모든 준비를 마쳤다. 관객은 극장에 앉아 커크 선장과 스팍이 우주 공간에서 벌이는 모험을 즐기면 된다.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한 스페이스 오페라는 이제 서곡을 마쳤다. 허무맹랑하지 않겠냐고? 그건 '스타트렉'을 안본 이들이나 하는 말이다.
항성 사이를 워프하는 황홀경을 직접 느끼기 위한 3D 관람을 추천한다. 신비로운 우주를 가득 담은 아이맥스라면 금상첨화다.
러닝타임 132분. 12세 이상 관람가. 오는 30일 개봉.
한국아이닷컴 이정현 기자 seiji@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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