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교포들 "박 대통령, 진짜 사과를 하기는 한 건가"

워싱턴 | 유신모 특파원 입력 2013. 5. 13. 22:41 수정 2013. 5. 14.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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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는 이번 사건으로 가장 큰 상처를 받은 재미 한인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만시지탄'이라는 표현으로 환영하는 견해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내용도 형식도 모두 미흡하다는 비판적 반응이 훨씬 많았다.

메릴랜드주 락빌에 거주하는 최모씨(49)는 12일 밤(현지시간) "피해자가 미국 교민이라는 점을 감안해서 이 부분에 더 많은 신경을 썼어야 한다"면서 "동포 여학생이라는 표현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에서 개인사업을 하는 장모씨(37)는 "청와대 수석들을 동원해 몇 번에 걸쳐 사과하다가 국민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니까 결국 대통령이 나선 모양새"라며 "이런 식의 사과가 국민들에게 좋게 받아들여지겠느냐"고 말했다.

미국 뉴욕타임스가 12일자에 보도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관련 기사. 신문은 청와대와 윤 전 대변인의 주장을 싣고 한국 사회와 정치권에 미친 파장을 전했다. | 미시USA 사이트이번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을 처음으로 폭로해 단연 화제가 된 재미 한인 여성 커뮤니티 사이트 '미시 USA'의 게시판에도 박 대통령의 사과에 대해 비판적 반응이 주를 이뤘다. 한 회원은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를 '비공개'로 주재하면서 사과를 했다고 하는데, 이런 자리에서 한 사과조차 지극히 사무적이고 추상적인 문장들로 점철돼 있다"면서 "진짜 사과를 하기는 한 건가? 이런 식의 비공개 사과에서 과연 국민들이 진정성을 느낄 수 있을지 굉장히 의문스럽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반대하던 윤창중을 자기 고집대로 억지로 대변인 자리에 앉힌 잘못에 대해 책임지겠다는 말은 그 어디에도 없다"면서 "그저 자신은 왕처럼 군림하고 이번 일의 책임은 모두 아랫것들이 져야 한다는 듯한 말투"라고 밝혔다.

전례를 찾을 수 없는 국가적 망신을 초래한 일에 대한 대통령의 대국민사과가 너무 늦게 나왔다는 지적과 함께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다" "사과가 아니라 유감 표명에 가깝다"는 등의 차가운 반응도 있었다. 또 "이번 기회에 동포들의 머리 위에 군림하려는 대사관과 문화원을 철저히 조사해달라"는 청원도 나왔다.

재미 한인들은 또 이날 미시 USA 게시판에 윤 전 대변인의 미국 송환, 청와대 고위 관련자 처벌, 국회의 청와대에 대한 국정조시 실시 등 5개항의 요구사항을 담은 성명서를 올려 서명을 받고 있다. 이 글을 올린 '미주 사람사는세상'의 준비위원장을 맡고 있는 장호준 목사는 "성추행 사건은 100년 넘게 조국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미국 사회에 조국의 국격을 높이는 데 노력했던 동포들의 노력을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들었다"면서 "(우리의) 요구사항이 이뤄져야 이번 일로 크게 상처를 입은 한인 2세들이 자긍심을 회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워싱턴 | 유신모 특파원 simon@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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