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 공공교육기관화 가속
누리과정 지원 등 정부 지원이 강화됨에 따라 과거 설립자의 사유재산으로 여겨졌던 사립유치원의 공공교육기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비교적 자유롭던 설립자 변경인가가 올해부터 폐원인가와 설립인가를 정식으로 밟도록 강화된 데 이어 하반기부터는 교육청의 정기감사 메스도 가해지게 된다.
부산지역에서만 올해 1,200억원의 정부 보조금이 지원되고, 해가 갈수록 보조금 규모가 커지는 상황에서 그동안 어정쩡한 상태였던 사립유치원에 대한 사립학교법 및 유아교육법 적용이 강화된 데 따른 것이다.
◆설립자 변경 절차 강화
부산교육청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유치원 원아의 학습권과 운영 연속성을 보호해주기 위해 설립자 변경인가를 비교적 손쉽게 내줬다. 원장이나 설립자가 원아들이 등원하지 않는 방학기간을 이용해 폐원하면 보름 이내에 인수자가 설립인가를 받도록 해 줘 '유치원의 자산'이라 할 원아 손실 없이 유치원이 존속하도록 길을 터줬던 것이다.
이는 사립유치원의 교지(교사용 대지와 체육장) 및 교사는 사립학교법 제28조 제2항 및 동법 시행령 제12조에 따라 학교교육에 직접 사용됨에 따라 매도하거나 담보로 제공할 수 없어 사립유치원의 설립, 경영상태에서의 매매가 불가한 규정을 대폭 완화해준 것이었다.
그러나 올해부터 사정이 달라졌다. 부산교육청은 지난해 교육부의 사립유치원 양도에 대한 유권해석에 따라 국고 지원 등으로 공공성이 강화된 사립유치원에 대해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따라서 올해부터 유치원 설립자가 불가피한 사유로 유치원을 매매하고자 할 경우 폐원인가를 받아야 한다. 새로 유치원을 설립하려는 자도 폐원인가일 후 '고등학교 이하 각급학교 설립 운영규정'에 따라 관할지역청에 계획을 제출하고 설립인가를 신청해야 하며, 토지 및 건축물에 대한 소유권 이전 사실 자료를 제출해 신규인가를 받아야 한다.
이럴 경우 유치원 설립은 매년 3월31일까지 계획을 제출, 설립계획 승인을 얻은 후 개원예정일 6개월 이전(매년 8월31일)까지 설립인가를 신청해 관할 교육청 인가 후 다음해 3월1일 개원하는 절차를 거쳐야 해 유치원 신규 설립인가는 최소 1년 이상이 걸리게 된다.
교육청은 사립유치원 설립자 변경절차가 바뀌었으나 종전처럼 불법매매 및 탈세 등이 많다는 여론에 따라 오는 22일까지 건축물 등기부등본 상 명의변경 및 근저당 설정 등 재산 실태조사를 실시해 불법매매를 근절하는 한편 공공교육기관으로서의 의무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설립자 변경인가를 해주는 시ㆍ도교육청도 있는가 하면 교육 연속성을 끊는 엄격한 유치원 폐원ㆍ설립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도 많아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정기감사
부산교육청 감사관실은 사립유치원의 책무성이 강화됨에 따라 올해부터 일선 학교처럼 4년에 한 번씩 정기감사를 실시키로 하고 올해 70개 정도 대상 선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청은 전체 310개 지역 사립유치원 가운데 ▦올들어 10%이상 납입금을 올린 유치원 ▦지난해와 올해 교육부 특별감사를 받지 않은 유치원 ▦각종 행정절차 및 시정조치 미이행 유치원 등을 대상으로 정해 빠르면 하반기부터 본격 감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교육청은 지금까지 사립유치원에 대해서는 부정기적으로 장학지도만 실시해왔다.
부산교육청 강수형 감사관은 "사립유치원 정기감사 첫 해인 올해 '왜 우리 유치원이냐?'는 반발이 나오지 않도록 감사대상 유치원 선별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창배기자 kimc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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