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과학이 담긴 '아이언맨 슈트'

2013. 5. 6.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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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타늄에 금 입혀 초고강도·경량화 가슴에 장착된 핵융합로 이론상 가능

테러리스트 '익스트리미스'가 토니 스타크의 저택에 공격을 감행한다. 불안 증세에 시달리던 토니는 테러리스트의 일격에 손 한번 못 쓰고 패하고 만다. 그에게 남은 것은 단 한 벌의 '아이언맨 슈트'. 위기에 처한 세상과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 토니는 인공지능으로 작동하는 40여 벌의 슈트를 만들고 테러리스트와의 일전을 준비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관객 500만명을 넘기며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 '아이언맨3'의 줄거리다.

지난 편에 이어 아이언맨3에서도 관객의 눈길을 가장 많이 끄는 것은 바로 주인공이 입고 다니는 '슈트'. 영화 속 토니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를 나온 천재 공학자인 만큼 아이언맨 슈트에는 다양한 과학적 요소가 숨어 있다. 그렇다면 아이언맨 슈트는 과연 어느 정도 현실성을 담고 있을까.

영화 제목은 '아이언(Ironㆍ철)'이지만 슈트는 '티타늄'이 사용됐다. 티타늄은 강철보다 40%나 가벼우면서도 비슷한 강도를 갖고 있다. 또한 녹는점이 1668도로 높아 어지간한 온도에서도 견디기 때문에 비행기나 우주선의 동체에 주로 사용된다. 아이언맨 슈트는 티타늄에, 반짝거리며 단단한 금속인 '금'까지 섞어 만들었다. 영화 속 대사를 그대로 인용하면 '금ㆍ티타늄 합금'이다. 하지만 금과 티타늄은 서로 섞이지 않는다. 금을 기화(기체로 변하는 현상)시켜 티타늄 위에 붙이는 '표면처리'를 했을 가능성이 크다.

김세광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금과 티타늄은 함께 놓고 녹여도 섞이지 않는 특성을 갖고 있다"며 "티타늄에 금을 기화시켜 표면처리하면 강도도 좋아지고 금색이 드러나기 때문에 아이언맨 슈트로 적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언맨 3에 등장하는 슈트에는 다양한 무기가 탑재돼 있다. 눈에 띄는 무기는 손바닥에서 발사되는 '레이저'다. 레이저를 무기로 활용하는 연구는 미국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2010년 2월 미국 미사일 방어국은 비행 중인 보잉 747기에서 레이저를 쏴 날아가고 있는 미사일을 격추시키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전용호 아주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현재 10㎾급 레이저를 쏘기 위해서는 트럭만 한 장비에서 에너지를 만들어내야 한다"며 "손바닥에서 레이저를 만들어내고 발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손바닥에서 레이저를 쏘는 것이 가능하려면 토니의 가슴에 장착된 '소형 아크로 원자로'의 개발이 선행돼야 한다. 아크로 원자로는 두 개의 가벼운 원소가 만나 무거운 원소로 변하면서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핵융합' 반응을 이용한다. 핵융합은 태양에너지의 근원으로 현재 이를 지구에서 재현하기 위한 기초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영화에서처럼 상온에서 작동하면서 손바닥만 한 크기의 핵융합로를 만드는 것은 아직 꿈 같은 얘기다. 하지만 핵융합은 미래의 에너지원으로 손색없는 특성을 갖고 있다. 핵융합에 사용하는 중수소와 삼중수소 5g만 있으면 석유 5만ℓ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 슈트에 장착한 각종 전자장비의 동력으로 충분한 양이다.

정기정 국가핵융합연구소 ITER(국제열핵융합실험로) 사업단장은 "핵융합 발전은 원자력발전소에서 사용하는 핵분열과 비교해 30배 이상의 에너지를 만들어 낸다"며 "방사성 물질도 거의 없어 아이언맨 슈트의 동력원으로 최적"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2040년대까지 상용화가 가능한 핵융합로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최근 대우조선해양은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개발한 '하이퍼'를 기반으로 작업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입는 로봇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입는 로봇은 몸에 착용하는 로봇으로 근력을 증폭시켜 작업능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장재호 생산기술연구원 박사는 "현재 입는 로봇을 착용하면 30~40㎏의 짐을 지고 6시간을 이동할 수 있다"며 "사람이 느끼는 무게는 짐의 약 20% 정도"라고 말했다. 나머지 무게는 유압과 전기를 활용한 모터가 대신 들어주는 것이다.

[원호섭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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