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자전거를 선택한 이유③ 픽시

2013. 5. 3.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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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개성 드러내는 패션 소품

나만의 개성 드러내는 패션 소품

(서울=연합뉴스) 단순하고 예뻤다. 알록달록하고 화려해서 단번에 눈에 띄었다.

유현주(25) 씨는 픽시(Fixie, Fixed-gear Bicycle)에 마음을 뺏겼다. 그래서 산악자전거와 사이클의 혼합형인 하이브리드(Hybrid) 자전거를 탄 지 5개월 만에 픽시를 구입했다.

"재작년 가을에 하이브리드 자전거를 사서 자전거 동아리에 들었어요. 자전거로 달리면 차가 막힌다고 조바심 내지 않아도 되고, 자유로운 기분도 나더라고요. 늦게 시작한 게 아쉬울 정도로 좋았어요. 그런데 픽시는 더 재미있는 거예요. 한여름에도 픽시를 타고 매일 통학하고, 틈만 나면 끌고 나갔어요. 이제는 다른 자전거를 타면 어색해요."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픽시는 개성을 표출하는 수단이다. 다채로운 색상과 느낌의 부품 하나하나를 따로 사서 각자의 기호에 맞게 꾸밀 수 있다. 옷 가게나 카페에 전시된 자전거 중에 픽시가 유독 많은 까닭이다.

유 씨의 픽시 또한 그의 취향이 반영돼 있다. 그래서 더욱 애정이 갈 수밖에 없다.

픽시는 겉모습만 유별난 자전거가 아니다. 기어가 고정돼 있어서 페달을 밟으면 나아가고, 밟지 않으면 멈춰 버린다. 내리막에서는 발을 구르지 않아도 전진하는 변속 기어 자전거와는 다르다.

유현주 씨는 픽시를 타면 자전거와 하나가 된 듯한 일체감이 생겨난다고 말했다.

"사이클이 속도를 내기엔 여러모로 유리하죠. 픽시는 힘들지만 쫄깃쫄깃하다고 할까요. 마치 흐르는 물처럼 힘 가는 대로 달려요. 속도를 늦출 때도 브레이크를 잡는 대신 '스키딩(Skidding)'이라는 기술을 써요. 다리 힘만으로 자전거를 세우는 거죠. 특이하면서도 희소성이 있어요."

픽시 자전거는 시내 주행뿐만 아니라 나들이를 하기에 좋다. 그도 픽시와 함께 팔당, 가평, 오이도를 여행했다. 서울 남산은 심심찮게 오르고, 높은 고갯길을 넘어야 하는 강원도 속초도 다녀왔다.

일반 자전거에 비해 고되지만, 정점에 올라서면 더 큰 성취감과 개운함이 밀려온다고 한다.

유 씨는 훗날 사이클이나 산악자전거로 전향하더라도 픽시는 보관할 것이라고 했다. 청춘의 기억이 담긴 물건이기 때문이다.

▲ 픽시 =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가장 원시적인 자전거이다. 1970년대 도로 정체가 심한 미국 뉴욕에서 물건을 배달하는 '메신저'들이 타면서 유행했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프리미엄 러시'에서 주인공이 타는 자전거 역시 픽시였다.

픽시는 최소한의 부품으로 이뤄져 있어서 말끔해 보인다. 기어와 브레이크는 물론 완충 장치도 없는데, 시중에서 판매되는 자전거에는 브레이크가 달려 있다. 또 차체가 크로몰리 소재여서 도색이 용이하다.

픽시의 핵심 기술은 스키딩이다. 페달에 힘을 가해 타이어와 지면의 마찰력으로 자전거를 멈추는 방법이다. 스키딩을 하려면 페달에 발을 고정시키는 끈인 스트랩이 달려 있어야 좋다.

사진/김주형 기자(kjhpress@yna.co.kr)ㆍ글/박상현 기자(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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