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 가드' 김지윤, 은퇴선언..코트와 굿바이

곽현 기자 2013. 4. 15.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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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빠른 스피드와 단단한 몸으로 코트를 누볐던 '탱크 가드' 김지윤(37, 하나외환, 169cm)이 은퇴를 선언했다.

올 시즌 종료 후 김지윤은 FA 자격을 얻었으나, 팀과 계약을 맺지 않았다. 그리고 은퇴를 결정했다.

건강상의 이유였다. 김지윤은 지난 시즌 몸 상태가 좋지 못 했다. 어느 한 군데가 아니었다. 장기간 치러지는 국내 시즌과 비시즌 때면 대표팀에 선발돼 경기를 치르느라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 한 탓에 피로가 쌓였다.

때문에 김지윤은 시즌 전 제대로 준비를 하지 못 했다. 하지만 이런 부상보다 더 큰 시련이 찾아왔다. 팀이 해체되는 과정 속에서 극심한 스트레스와 바이러스 감염까지 겹치며 안면마비증상이 온 것.

김지윤은 안면마비로 얼굴 한쪽이 움직이지 않았고, 눈도 감기지 않았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느라 눈물이 마르지 않았다. 김지윤이 지난 시즌 많은 경기를 결장한 이유다.

몸이 안 좋아지면서 김지윤은 프로 데뷔 후 가장 힘든 시즌을 보냈다. 전 시즌 정규리그 총 40경기에 모두 출전했던 김지윤은 이번 시즌 17경기에 출전해 단 21분 58초밖에 뛰지 못 했다.

팀의 조율을 책임지는 김지윤이 제 몫을 해주지 못 하자, 팀 전체 경기력이 흔들렸다.

결국 김지윤이 은퇴를 결심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건강 때문이다. 마비 증상이 많이 호전됐으나, 아직 완전치 않다. 건강도 중요하지만, 여자로서의 인생도 중요했다. 안면마비가 완치하지 않고서는 일상생활을 하는 것이 힘들다는 판단 하에 은퇴를 마음먹었다.

구단 측에서는 김지윤에게 1년 더 뛰어줄 것을 요구했지만, 김지윤은 정중히 사양했다.

안면마비증상은 특별한 치료법보다 휴식이 가장 중요하다. 스트레스 없이 마음을 편히 가지고 있는 것이 가장 좋다.

김지윤은 점프볼과의 인터뷰에서 "시원섭섭해요.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못 해본 거 없이 거의 다 해봤기 때문에, 아쉬운 건 없어요. 그래도 제가 하나외한이라는 구단에 좀 더 기여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그러지 못 해 죄송해요"라고 심경을 전했다.

산호초와 마산여중·고를 졸업한 김지윤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농구공을 잡은 이후 28년 만에 코트와 작별을 고하게 됐다. 마산여고 졸업 후 실업팀 선경증권에 입단한 김지윤은 유영주, 정선민, 이종애와 함께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이름을 알렸다,

키는 작지만 빠른 스피드와 현란한 드리블 등 당시 여자선수들한테는 볼 수 없었던 화려한 개인기를 자랑하며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후 김지윤은 프로에 데뷔해 KB스타즈, 금호생명, 신세계, 하나외환에서 15년간 프로생활을 했다.

김지윤은 프로 통산 499경기에 출전해 총 7,418점, 2,879어시스트 1,730리바운드, 497스틸을 기록했다. 득점은 역대 4위, 어시스트는 전주원, 이미선을 제치고 역대 1위에 올라있다.

김지윤은 프로 통산 어시스트 타이틀 10개를 획득하는 등 전주원과 함께 어시스트 부문을 양분해왔다. 2004년 겨울리그에서는 금호생명(현 KDB생명)을 창단 첫 우승으로 이끎과 동시에 챔프전 MVP를 수상했다. 이외에 득점상도 한 차례 수상한바 있다.

김지윤은 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전주원, 이미선과 함께 한국여자농구를 대표하는 3대 포인트가드였다. 또한 십여 년간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무대에서 활약하며 한국농구를 세계에 알렸다.

김지윤은 "저는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우승도 하고 MVP도 해보고요. 프로가 되면서 다른 선배들보다 혜택도 많이 받고, 행복하게 농구를 했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이어 김지윤은 자신의 선수인생에 대해 "저 스스로는 최선을 다 했다고 생각해요. 그런 부분에서는, 저 스스로에게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팬 분들도 제 좋은 모습만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당부의 인사를 전했다.

김지윤은 은퇴를 결정하는 데 있어 후배들에 대한 배려도 있었다. "후배들을 위해서도 이제 자리를 비워주는 게 좋다고 생각했어요. 앞으로 후배들도 더 책임감을 갖고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김지윤은 당분간 휴식을 취하며 치료에만 집중을 할 계획이다. 향후 지도자에 대한 꿈도 있지만, 일단 몸을 추스르고 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이다.

#사진 - 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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