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하균, 그가 최고의 배우로 손꼽히는 이유..②

박주연 기자 2013. 4. 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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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신하균은 작품 속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계속 변신을 시도했다. '복수는 나의 것'에서는 누나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납치를 감행하는 류 역을, '지구를 지켜라'에서는 외계인에 맞서 싸우는 재기발랄한 병구 역을, '카페 느와르'에서는 사랑에 있어 소심하고 자조적인 영수 역을 맡아 비범하거나 현실과 동떨어진 인물로 분했으며 반면, '고지전'에서는 전쟁을 통찰하는 중립적 관찰자 강은표 역을, '브레인'에서는 권력과 성공을 갈망하는 현실적인 남자 이강훈 역을, '런닝맨'에서는 아들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버지 차종우 역을 맡아 일상적이고 평범한 인물로 분했다.

그러나 신하균은 여전히 새로운 장르와 캐릭터에 목말라있음을 밝혔다. 새로운 것에 대한 경험이야말로 배우 신하균을 살찌우는 밑거름이었다. 뭐든 시도해보고 많이 겪어보고 싶다고 밝힌 신하균의 연기 원동력은 '미지의 경험에 대한 도전'이었다.

- 신하균이 밝히는 작품 선정의 기준은?

신하균은 작품을 고르는 기준에 대해 "안 해봤던 것들, 새로운 것들, 관객들에게 180°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이라고 밝혔다. 신하균은 "안 해봤던 것들을 시도해보고 싶어요. 사실 액션 영화를 좋아하거나 즐겨보는 건 아닌데, 이번에 좋은 타이밍에 '런닝맨'이라는 기회를 얻었죠. 액션 영화의 기회를 얻었으니 멜로나 실험적이고 독특한 영화도 끌려요"라며 "내가 재미있겠다고 느끼는 영화를 선택하고 싶어요"라며 솔직한 작품 선정 기준을 밝혔다.

독특한 영화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밝힌 신하균. 그러나 그는 이미 '지구를 지켜라'의 병구, 단편영화 '털'의 운도, '복수는 나의 것'의 류 등으로 몇 차례 히스테릭하고 광적인 캐릭터로 등장하기도 했다. 이에 신하균은 "다양한 영화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현재는 거대자본이 독창적인 영화에 투자할 수 없는 환경이니 어려운 게 사실이에요. 그런 영화들이 제작될 수 있다면 새로움을 느낄 수 있는 영화에 다시 도전하고 싶어요"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신하균이 매번 색다른 역으로 변화하고 도전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은 무엇일까. 신하균은 "시나리오에 나온 대로 연기 할 뿐이에요"라는 의외로 싱거운 대답을 내놓았다. 이어 신하균은 "연기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좀 더 일찍 터득했을 뿐이에요. 그 힘이 뭔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이기도.

신하균은 소심하고 낯가림이 심하며 수줍음을 많이 타던 유년 시절을 떠올리며 "지금도 물론 말이 없지만 어릴 때에 비해 많이 나아진 편이에요"라고 밝혔다. 이어 "평상시의 내가 무뚝뚝하니까, 나와 거리를 느끼는 캐릭터들에 대해 매력을 느끼는 것 같아요. 평상시에 공상을 많이 하거나, 조용히 앉아서 생각을 즐겨요. 잡스러운 생각이나 엉뚱한 상상도 많이 하죠"라고 밝혔다.

-배우 신하균과 멜로영화의 상관관계

신하균은 '서프라이즈'(2003), '화성으로 간 사나이'(2003), '카페 느와르'(2009)등 다양한 멜로를 시도했지만, 신하균이 도전했던 타 장르의 영화에 비해서는 다소 아쉬운 흥행 성적을 보였다. 이에 신하균은 "지나간 것을 가슴에 두고 있지 않아요. 내가 출연한 영화를 두 번 세 번 찾아보는 것도 아니고. 끝나고 나면 빨리 잊는 편이에요"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내가 내 나이에 맞게 보여줄 수 있는 멜로가 있다면 해보고 싶어요"라며 욕심을 드러내기도.

구체적으로 바라는 멜로에 대해 묻자 신하균은 "맨몸 멜로도 안 가려요. 노출도 상관없어요. 그간 영화에서 노출을 많이 하기도 했고, 영화에서 필요로 하는 것은 해야죠"라고 밝혔으며 "퀴어영화도 괜찮아요. 꼭 그런 장르이기 때문에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내가 꽂히는 지점이 있다면 도전해봐야죠"라며 다시금 배우로서의 도전정신을 불살랐다.

현재 SBS 새 수목드라마 '내 연애의 모든 것'으로 로맨틱 코미디에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신하균의 연기의 촉이 멜로로 편향돼 있는 것은 아닐까. 이에 신하균은 "장르로 따지자면 안 해봤던 장르도 해보고 싶다는 말이죠. 제대로 도전해보지 않은 장르를 얘기하다보니까, 멜로도 있고 코미디도 있고. 그런데 보통 제가 하는 얘기 중에서는 멜로가 많이 부각되더라고요"라며 웃기도.

아무래도 결혼 적령기를 지난 나이기 때문에 멜로 영화에 대한 문의나 연애, 결혼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이루어진다고. 이에 신하균은 "누가 구제 해줘야하는데"라며 우스갯소리를 했지만 "사실 그럴 필요성을 못 느껴요"라고 딱 잘라 말했다. "누군가 있더라도 작품이 시작되면 생이별을 하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신하균은 "부모님 역시 바쁘게 사는 걸 아시니까 강요를 하지는 않으세요. 사람도 작품을 만나듯이 연이 닿아야 만나는 거 아닌가요"라고 밝혔다. 신하균에게는 아직 연애보다는 작품이 우선순위였다.

-인간 신하균과 배우 신하균 사이의 간극

신하균은 취재진과의 만남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도중에도 다음날 오전 '내 연애의 모든 것' 촬영이 신경 쓰인다고 밝혔다. 신하균은 "작품 촬영에 접어들면 오로지 본 촬영에만 몰두하는 편이에요. 작품 할 때는 예민해져서 가만히 있어도 살이 쑥쑥 빠지더라고요"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신하균은 쉬는 것보다 촬영하러 나와서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목표를 가지고 함께 고민할 때 삶이 활력이 생긴다고 털어놓았다.

때문에 신하균은 데뷔 이래 한 번도 제대로 된 공백기를 갖지 않았다. 이에 신하균은 "쉬지 않고 일하고 싶어요"라는 소망을 드러냈다. 그러나 고된 일정이 계속되면 마음 편하게 쉬고 싶은 생각도 들었을 터. 이에 신하균은 "작품 들어가면 쉬고 싶어요"라고 장난스러운 말을 내뱉었다. 그러나 금세 "오래 쉬어봤자 세 달이었고 적게 쉬면 한 달이었어요. 오래 쉬면 좀이 쑤시더라고요. 쉬면 체력이 더 떨어져요"라고 밝혔다.

신하균은 휴식기에 접어들면 무기력한 모습으로 지내게 된다고 밝혔다. 신하균은 "쉴 땐 뭐 하나 능동적으로 하는 게 없어요. 자거나 밥을 먹거나 음악을 듣거나 나가서 술을 마시거나 하고 싶은 대로 해요. 대신 제가 먼저 모임을 주선하는 경우는 없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가끔 프라모델이나 피규어 조립을 하거나 고양이랑 놀거나. 생각나면 청소도 해요. 이렇게 한 달 지나면 '내가 지 한뭐 하고 있나'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배우 일 시작하면서 계속 그랬어요. 선택하지만 결국 선택받는 입장이니까, 계획 같 먼가 세워봤자 무의미하더라고요"라고 말했다. 또한 신하균은 "일할 땐 동료들과 농담을 주고받거나 잘 어울리는데, 평상시에는 재미없는 남자에요"라며 웃기도.

신하균은 배우 신하균일 때 비로소 삶의 활력을 느낀다고 말했다. 인간 신하균과 배우 신하균의 간극은 뚜렷하지만, 일상적인 삶과 배우로서의 삶의 경계는 모호하다. "지금은 부족해요. 연기를 더 잘하고 싶어요. 매번 촬영이 끝나면 아쉽고 '아직 멀었구나'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한 신하균은 일상 속에서도 연기 걱정에 여념이 없는 천상 배우였다. 이는 배우 신하균이 더욱 단단해질 수 있는 밑거름이자, 대중들에게 최고의 배우로 찬사를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진=서이준 기자)

박주연 기자 idsoft3@reviewsta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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