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퍼다 쓴 5000명에 "사진값의 10배 내놔라"
세계적인 이미지 콘텐츠 회사인 영국 ㈜게티이미지의 국내 대리 업체인 ㈜멀티비츠이미지(이하 멀티비츠)가 소송 권한이 없으면서도 일반 네티즌이나 영세한 웹 제작업체 등을 상대로 이미지 저작권 소송을 내 합의금을 받아온 혐의를 잡고 검찰이 수사 중인 것으로 2일 확인됐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멀티비츠가 합의금을 부풀려 받는 등 저작권법과 변호사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건은 그동안 저작권 대리 중개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온 '불법 고소 대리'에 대해 검찰이 최초로 수사에 나선 것이다. 주된 피해자가 일반 네티즌인 만큼 '사이버 민생침해사범'에 대한 최초 수사라는 의미가 있다.
서울서부지검 형사1부(부장 김진숙)는 멀티비츠가 2005년부터 약 8년에 걸쳐 ㈜게티이미지의 사진 저작물을 임의로 사용한 약 5000명(일반 네티즌·병원·관공서·언론사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와 고소 등 법률적 대응을 진행하면서 합의금 명목 등으로 약 100억원을 챙긴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국내 최대 디지털 콘텐츠 공급업체인 멀티비츠는 게티이미지의 저작권 등록·양도·이용 허락을 대리하거나 중개하는 역할만 수행할 수 있는 단순 대리 중개업자일 뿐, 저작권에 대한 소(訴) 제기 권한을 포함해 모든 권한을 받은 신탁관리업자가 아니다. 신탁관리업자가 되기 위해서는 문화체육관광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멀티비츠는 허가를 받지 못했다.
또 사진저작물을 임의로 사용할 경우 법정 손해배상 금액은 통상사용료에 불과하지만, 멀티비츠는 일반 네티즌 등에게 통상사용료의 10배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문서를 발송해 "합의금을 주지 않으면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압박해 온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검찰은 작년 말 수사에 착수해 멀티비츠 본사 사무실을 두 차례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지난 26일 이 회사 대표이사 박모(49)씨와 상무 정모(44)씨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서울서부지법은 방어권 보장을 이유로 기각했다. 검찰은 이번 주 중 검찰시민위원회를 거쳐 영장을 재청구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멀티비츠 측은 "판례를 보면 멀티비츠처럼 단순히 저작권을 중개한 업체도 고소를 할 수 있도록 돼 있다"면서 "검찰이 법리를 잘못 이해해서 벌어진 사건일 뿐 잘못이 없다"고 말했다. 과도한 합의금을 요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통상사용료 10배를 달라고 공문을 보낸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단지 공문일 뿐 실제로 10배를 받은 곳은 없다"고 말했다.
☞이미지 중개업체
이미지나 폰트, 서체 등과 같은 디지털 콘텐츠를 실질적으로 만든 업체와 사용자 사이에서 매매(賣買)를 중개하거나 대리해 주는 업체. 멀티비츠이미지는 국내 최대 디지털 콘텐츠 공급업체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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