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리뷰] 류승룡, 몸값 2배 껑충..어떻게 CF대세 됐나?

[TV리포트=김지현 기자] 광고는 스타의 인기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다. 물론 인기와 CF개수가 비례하는 건 아니다. 브랜드와 어울리는 것이 먼저다. 톱스타가 등장했지만 기억나지 않는 CF가 있다면? 싱크로율에 실패했다는 뜻이다. 모델의 인기만큼 이미지도 중요하다.
최근 까다로운 광고주들을 사로잡은 모델이 있다. 배우 류승룡이다. 영화 '최종병기 활', '내 아내의 모든 것'(내아모), '광해' 등으로 흥행력을 입증했다. 특히 원톱으로 등장한 '7번 방의 선물'이 역대 한국영화 흥행 3위에 오르면서 그를 원하는 광고주가 늘었다.
TV를 켜면 류승룡의 광고를 쉽게 볼 수 있다. 팔도 남자라면, 삼성생명, 구몬학습지, SK텔레콤 등 다양한 브랜드의 얼굴로 활동하고 있다. 이쯤이면 대세라 부를 만 하다. 그는 어떻게 충무로를 넘어 CF까지 정복했을까.
광고주들은 영화 때문에 류승룡을 발탁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7번 방의 선물' 보다 '내아모'의 덕이 컸다. 전무후무한 남성 캐릭터의 출현이었다는 것. 느끼한데 섹시하고, 마초적인데 코믹했다. 류승룡의 연기는 맞춤 옷을 입은 듯 능청스러웠다. CF로 활용하기 좋은 캐릭터였다.

가장 빠르게 움직인 건 SK텔레콤. 류승룡이 멤버십 카드를 이용해 여자들에게 선물 공세를 퍼붓는 광고를 방영했다. 한국인을 비롯, 다양한 인종의 여성들이 류승룡을 '오빠'라고 부르며 달려든다. 류승룡은 각종 세계어를 구사하는 치명적 매력의 소유자다. 일명 '내아모' 광고버전, 영화와 흡사한 콘티다.
팔도 남자라면도 '내아모' 캐릭터를 반영했다. 심지어 영화 속 장면을 그대로 차용했다. 류승룡이 여주인공 임수정에게 잘 보이려 우유통을 들고 골목을 걷는 장면을 패러디 했다. 소비자 반응은 예상보다 컸다고 한다.
홍보팀 관계자는 "남성성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모델을 찾았다. 강한 이미지를 지녔지만 거부감이 없는 모델이 바로 류승룡"이라며 "그를 고려해 시안을 만들었을 정도로 이미지와 제품이 맞아 떨어졌다"고 밝혔다.
관계자에 따르면 CF 방영 후 매출이 급상승했다. 3월 출시된 신제품 중 가장 판매율이 높았다. 온라인 마케팅은 일사천리에 이뤄졌다. 1분 30초짜리 유튜브 버전은 100만뷰를 앞두고 있다. 팔도 측에서도 예상치 못한 관심이었다. 블로그 마케팅 역시 자발적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내아모' 캐릭터를 좋아하는 것 같다. 광고가 화제를 모은 건 영화에 대한 관심 때문"이라며 "빨간 국물 라면 시장은 기존 제품들이 꽉 잡고 있는데 류승룡 덕에 신제품을 빨리 알릴 수 있었다"고 전했다.
류승룡은 올해 1월 팔도와 계약을 맺었다. 관계자는 그 사이 류승룡이 몸 값이 2,3배 올랐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영화가 연이어 흥행하면서 몸 값이 껑충 올랐다는 것. '내아모' 당시에도 모델비가 저렴한 편은 아니었다고 한다.
삼성생명 광고도 '내아모'를 활용했다. 류승룡이 보험 컨설턴트에게 고민을 털어놓는다. 눈물 콧물을 짜며 서러워하는 표정이 코믹하다. 삼성생명 광고에는 코믹한 컨셉이 드물었지만 류승룡의 등장으로 분위기가 한결 밝아졌다.
타이밍도 좋았다. 류승룡과 계약한 후 '7번 방의 선물' 흥행에 불이 붙었다. 그의 이름 앞엔 '천만배우'라는 타이틀이 따라 붙었고, 입지도 업그레이드 됐다. 자연스럽게 CF에도 영향을 미쳤다. 영화 덕에 시너지 효과를 본 것이다.

팔도와 삼성생명 측에 따르면 계약은 '7번 방의 선물' 개봉 직전 성사됐다. CF 방영과 상영이 맞물렸다. 광고주에겐 행운이 타이밍이었다. 삼성생명 측은 "영화가 1000만을 모은 후 광고에 대한 관심이 올라갔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류승룡이 승승장구한 시기와 광고가 맞물리면서 컨설턴트들이 활동하기 좋아졌다"며 "고객들이 컨설턴트에게 '류승룡이 광고하는 상품이 궁금하다'고 요청한다. 모델이 인기가 영업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구몬학습지 측 역시 시너지 효과에 대해 언급했다. 관계자는 "류승룡과 영화 개봉 전 계약을 맺었다. 당시엔 빅모델이 아니었는데, 영화 흥행 후 빅모델이 됐다"며 "덕분에 광고 방영 횟수에 비해 높은 효과를 봤다"고 강조했다.
또 관계자는 "류승룡의 몸 값을 정확히 공개할 순 없지만 지난 해 보다 2~3배 오른 것은 맞다"며 "1000만 배우 반열에 오르면서 몸값이 뛰어올랐다"고 덧붙였다.
사진=광고 스틸컷
김지현 기자 mooa@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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