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의 물결,창조경제 혁명] (4) "공돌이는 싫어요"..IT강국 한국의 아이러니

입력 2013. 4. 1. 17:17 수정 2013. 4. 2.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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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전공자 줄고 ICT는 인력난… 창조경제 '동력' 약화

"'공돌이(이공계생을 낮춰 부르는 속어)는 싫어요."

박근혜 정부가 꿈꾸는 창조경제의 동력은 다름 아닌 정보통신기술(ICT)과 과학이다. 이를 모든 산업에 접목시켜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창조경제의 기본 틀이다.

그러나 정작 정보기술(IT) 강국을 자부하는 한국에서는 이공계 기피 현상이 근절되지 못하고 있다. 이는 IT 현장의 인력 부족으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술인력 수급동향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0년 기준 국내 소프트웨어(SW) 업종의 인력 부족은 5796명으로 전체 산업 가운데 가장 많았다. 특히 지경부는 지난해 조사에서 2015년까지 석.박사급 SW 고급인력이 1만1990명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놨다.

국내 ICT 고용 구조 문제점의 핵심이 바로 SW 인력 부족이다. 최근 전 세계 IT 시장이 과거 IBM, 인텔, HP 등 PC 기반 기업에서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같은 모바일 SW 기업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했다는 점에 비춰봐도 SW 인재 부족은 한국이 당면한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SW 개발 전문가와 웹 전문가 등 고급 인력이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국내 ICT 전체 인력 부족률은 4.1%인데 웹 전문가와 SW 개발 전문가 부족률은 각각 8%, 5.1%로 심각한 수준이다. 이경남 KISDI 미래융합연구실 부연구위원은 "SW산업의 경우 임금 수준이 높은데도 여전히 인력난이 발생한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며 "이는 우선적으로 SW 관련 전공자의 배출 규모가 감소하는 데서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카이스트(KAIST), 서울대, 포스텍, 고려대 등 국내 IT 인재들의 산실인 최상위 대학들의 컴퓨터·SW 전공자들은 매년 감소 추세다.

창조경제의 걸림돌인 고질적인 이공계 기피 현상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뭘까. 이에 대해 김평철 전 NHN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아직까지 이공계 전공자들을 '공돌이'로 보는 시각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당수 한국 부모들이 IT나 컴퓨터에 관심이 많은 자녀에게 '그거 해봐야 밥먹고 살기도 빠듯하다'며 꿈을 꺾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여기에다 개발자들의 불안한 미래, 급여 구조, 산업구조 등이 얽혀 창의적 인재 양성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꼬집었다.

결국 우수학생들의 이공계 기피는 창조경제의 핵심 동력인 IT 인력의 경쟁력 약화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경남 부연구위원은 "우수학생들의 전공 기피로 대학교육이 부실화되고 인재 배출이 어렵게 된다"며 "결국 평범한 인력들이 대거 쏟아져 산업경쟁력을 약화시키고 근무처우가 악화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반복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P-TECH (Pathways in Technology Early College High School)' 같은 지속적인 전문 인재 양성 교육제도의 도입을 이공계 기피 현상의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P-TECH는 뉴욕시와 IBM 등이 협력해 지난 2011년 9월 개교한 IT 전문학교로, 고등학교와 대학 교육이 통합된 9~14학년제를 통해 고도의 전문인력을 육성하는 모델로 각광받고 있다. 오바마 정부는 최근 P-TECH의 미국 전역 확대를 추진 중이다.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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