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의 여인을 만난 예수..천주교제주교구 '십자가의 길'
[제주=헤럴드경제 이윤미 기자]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고 그 의미를 되살리는 '십자가의 길'을 재현한 퍼포먼스가 3월29일 오후 제주 4ㆍ3 평화공원에서 펼쳐졌다.
'어머니, 그 이름은 깊고 강하다'는 주제로 천주교 제주교구 청소년사목위원회가 주관한 이날 행사는 제주 4.3 사건의 아픔과 예수의 고난을 함께 아우른 퍼포먼스로 진행됐으며,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를 지고 가던 길과 십자가에 못박혀 마지막 숨을 거두는 전 과정을 1시간 30분동안 재현했다.
300여명의 가톨릭 신자가 모인 가운데 4.3희생자의 각명비에 리본을 다는 것으로 시작된 이날 행사에서 강우일 가톨릭제주교구장은 기도와 강론을 통해 65년전, 제주에서 일어났던 4.3의 아픈 역사를 되돌아보며, "지난 이 일을 기억하고자 하는 것은 단순히 인간적인 감정으로 슬픔과 눈물을 보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표현하지 못했던 우리들의 분노를 보고자 하는 것은 더욱 아닙니다. 다만 아픈 과거의 역사를 진정한 참회와 성찰을 통하여 우리에게 주어진 오늘을 책임있게 살아가고 긴 안목으로 미래를 보고 평화를 위하여 함께 걸어가고자 함입니다"고 '십자가의 길'의 의미를 밝혔다.
이 날 퍼포먼스는 4.3사건으로 어린 아이를 잃은 여인의 통곡에서 예수가 빌라도로부터 사형선고를 받고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으로 오르며 4.3의 여인들을 만나 그들의 통한을 위로하고 축복하는 과정으로 이어져 마지막 십자가에 못박혀 무덤에 묻히는 과정으로 진행됐다.
강 주교는 행사를 마무리하며 "그분은 분명히 평화와 사랑의 모습으로 우리 곁으로 돌아오실 것입니다"며, "그 분의 십자가의 삶을 살아간다면 이 세상은 평화롭게 될 것입니다"고 말했다.
강우일 주교는 성목요일인 28일 오후 제주해군기지 공사장 부근 강정천에서 봉행된 강정마을 평화 기원 미사에서 신자들의 발을 씻어주는 세족식을 갖기도 했다.
/meelee@heraldcorp.com
- 헤럴드 생생뉴스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통영서 스킨스쿠버하던 다이버 사망
- 김영분 인천시의원, 51명 고위공직자 중 가장 많이 늘어나
- 해경, 고위간부 평균 재산 4억5000만원.. 김석균 해경청장 재산 소유 가장 많아
- 인천지역 공무원들, 공금 횡령 이어져 '물의'
- '룸살롱 황제' 뇌물받고 잠적한 경찰 3명 파면
- '김호중식 증거인멸' 결국 통했다…음주운전 기소 못해
- "아버지 빚, 더는 책임지지 않겠다" 박세리의 눈물
- “차라리 기저귀 차!” 수영장 알고보니 충격 ‘소변물’…실화냐?
- 손석희, 11년 만에 ‘친정’ MBC 컴백…어떤 프로그램 맡을까?
- “대표가 성폭행” 무고한 아이돌 출신 女BJ, 집유…“어리니 갱생기회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