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접대 의혹' 후폭풍..결국 법무차관 사퇴까지

입력 2013. 3. 21. 21:36 수정 2013. 3. 22.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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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 거론되자 의혹 부인하다 취임 엿새 만에 퇴진 선택
'연루 의혹 고위층 인사 더 있다' 소문에 파장 증폭 전망

실명 거론되자 의혹 부인하다 취임 엿새 만에 퇴진 선택

'연루 의혹 고위층 인사 더 있다' 소문에 파장 증폭 전망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건설업자가 고급 별장에서 사회지도층 인사들을 상대로 성접대를 했다는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결국 현직 법무차관의 사퇴로 이어졌다.

김학의 차관은 21일 "모든 것이 사실이 아니지만, 이름과 관직이 불미스럽게 거론된다는 사실만으로도 막중한 소임을 수행할 수 없음을 통감한다"며 사직했다.

그러나 김 차관 외에도 성접대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고위층 인사들이 더 있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이번 사건의 파장은 훨씬 더 증폭될 분위기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50대 여성 사업가 A씨는 "건설업자 윤모(52)씨와 그의 지인 B(44)씨가 작년 11월 나를 강원도 원주에 있는 윤씨의 별장으로 유인해 차 안에서 약물을 먹이고 성폭행했다"며 윤씨를 서울 서초경찰서에 고소했다.

A씨는 자신이 성폭행당하는 장면을 B씨가 휴대전화로 촬영했고, 윤씨가 해당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자신으로부터 20억원을 뜯어냈다고 주장했다.

사건을 접수한 서초서는 윤씨와 B씨를 체포해 조사하고 거주지와 차량 등을 압수수색해 공기총, 약물, 휴대전화를 확보했다.

그러나 서초서는 A씨가 윤씨와 전부터 내연관계였다는 점에서 성폭행이나 공갈 혐의는 적용하기 어렵다고 보고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다만, 카메라로 성관계 장면을 찍은 행위와 총포도검법 위반 혐의는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넘겼다.

그리 드물지 않은 고소사건으로 끝날 뻔했던 이 사건은 윤씨가 유력인사들을 상대로 성접대를 하고 이를 동영상으로 촬영해 보관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일거에 초대형 이슈로 떠올랐다.

관급공사 등 건설사업 수주를 위해 전·현직 고위 공직자 등에게 성 로비를 하고, 혹여 나중에 일이 틀어질 때를 대비하거나 돈을 뜯어낼 무기로 동영상을 찍어 보관한 게 아니냐는 세간의 추측과 맞물리면서 파장이 일파만파 확산된 것이다.

윤씨가 성접대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유력인사로는 이날 사임한 김 차관을 비롯한 법조계 고위 인사와 허준영 전 경찰청장, 유명 병원장 등이 거론됐다.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자 경찰청 특수수사과가 내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실제 성접대를 비롯한 불법 로비가 있었는지, 해당 인사들이 윤씨의 사업 수주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등에 관한 사실 확인에 나섰다.

이후 경찰은 참고인 조사를 통해 성접대 동영상이 실제 존재한다는 진술을 확보했고, 성접대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동영상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CD 7장에 이른다는 성접대 동영상 분량, 심지어 어느 유력인사가 어떤 모습으로 성행위를 했는지에 대한 구체적 진술까지 알려졌으나 별장에서 성접대 장면을 찍은 동영상의 존재는 아직 공식적으로는 확인된 바가 없다.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운데 연루 의혹을 받는 일부 인사들이 강력히 부인하면서 사건은 진실 공방으로 치달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런 와중에 전날부터 일부 언론이 성접대에 연루된 인사로 김학의 차관의 실명을 거론하기에 이르렀다.

김 차관은 법무부를 통해 즉각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사정당국 최고위급 인사 이름이 추문에 거론되자 인사검증 논란에 휩싸인 청와대까지 부담을 느꼈다는 후문이다.

자신의 실명이 거론된 다음날 김 차관은 결국 법무부를 통해 사퇴 사실을 알렸다. 여전히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 자연인으로서 명예회복을 하겠다는 입장을 함께 냈다. 지난 15일 차관 취임 후 불과 엿새 만이었다.

pul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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