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기초과학에 최소 10년 집중투자로 원천기술 개발해야"

박민기자 2013. 3. 15.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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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문 포스텍 화학과 교수

우리 사회는 유달리 '세계적인 것'을 좋아한다. 지난 반세기, 내세울 자원도 없는데 그나마 반으로 나눠진 좁은 땅덩어리에 기대 살았지만 늘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 최정상 선진국을 목표로 삼다 보니 국민적 특성으로 굳어졌다. 김기문(화학) 포스텍 교수는 이같이 다분히 비이성적인 기준조차도 충족시키는 초분자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이다. 그가 지난 1997년 창의적 연구진흥사업의 첫 연구책임자로 선정된 데 이어 지난해 기초과학연구원(IBS)의 연구단장에 선발된 것은 그래서 당연한 일이다. 기초과학연구원 연구단장은 매년 100억 원의 연구비를 사실상 기간 제한없이 지원받게 될 뿐 아니라 연구단장에게 전권이 부여돼 국내는 물론 미국 등에서 세계적 석학들이 지원했다.

이런 평가를 뒷받침하듯 김 교수는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 한국인 최초의 아이작-크리스텐슨상 수상, 한국인 최초의 UC버클리 뮤터티 특별초청강연 등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다. 받고 싶은 상으로 미국 화학회상과 노벨상만을 꼽을 정도다. 그러나 그의 생각은 겸손하고 일상은 치열하다. 그가 평생 만난 스승 중에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박사학위를 지도한 미국 스탠퍼드대의 콜먼(J P Collman) 교수다. 콜먼 교수는 평생 연구에 몰두했고 아무런 보직을 맡지 않았다. 스스로 노벨상을 받을 만한 일을 했지만 노벨상을 받은 제자 2명을 배출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80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그런 콜먼 교수를 뒤따르듯 김 교수도 십수년째 평일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11시까지 연구에 몰두한다. 토요일도 오후 6시까지 연구실을 지키고 일요일을 제외한 공휴일도 연구를 계속한다. 유일한 휴일인 일요일에는 연구원들도 타지 않는 소형차를 타고 사진촬영에 나선다.

지난 6일 서울에서 4시간여를 차로 달려 경북 포항의 포스텍에 도착하자 김 교수는 캠퍼스 곳곳을 안내해주었다. 연구동과 본관을 거쳐 도서관에 이르렀을 때 김 교수가 갑자기 빠트린 곳이 있다며 본관 쪽으로 다시 방향을 잡았다. 도착한 곳은 노벨상 수상자의 동상이 서있는 광장이었다. 김 교수는 광장 한편에 있는 빈 좌대를 가리켰다. '미래의 노벨상 수상자'라는 표지가 붙은 좌대는 무역규모 세계 10위권을 자랑하면서도 여전히 기초과학분야의 노벨상수상자를 갖지 못한 우리 사회의 염원이 가득했다. 이 좌대의 주인공이 나오는 날을 기원하며 그의 연구실에서 인터뷰를 시작했다.

―기초과학연구원의 연구단장 선정과 지원 프로그램은 그간의 연구지원 프로그램에 비하면 확실히 그 규모나 방식이 획기적이어서 향후 성과에 대한 많은 기대를 갖게 합니다. 연구단장으로서 이번 프로그램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그동안 우리나라는 경제적으로 많은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내면을 들여다보면 콘셉트나 제품의 원천기술을 우리가 개발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스마트폰도 애플이 먼저 시작했고 삼성이 재빠르게 쫓아간 겁니다. 하지만 그런 방식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입니다. 당장 스마트폰을 만들어 팔아도 애플과는 수익에서 확연한 차이가 있습니다. 결국 이젠 우리가 개념이나 원천기술을 만들어야 하고 그런 관점에서 기초과학의 중요성에 주목한 결과가 이번 프로그램이라고 봅니다. 사실 그간 압축성장을 하다 보니 기초과학 분야를 발전시킬 여력이 없었습니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연구 개발비도 원천기술보다는 기존 기술 개량이나 좀 더 개량된 상품을 만드는 것에 투자됐습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나라도 어느 정도 성장을 이뤘으니 패러다임을 바꿔야 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오랜 기간 기초과학 육성을 위해 파격적인 지원을 했던 독일의 막스플랑크연구소를 벤치마킹한 것은 대단히 바람직한 선택입니다. 우리도 막스플랑크연구소나 일본의 이화학연구소와 같이 기초과학 분야에 선택과 집중을 하면 머지않은 미래에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만 우리나라 경제 규모에 비해 조금 늦은 감이 있습니다. 10여 년 전부터 시작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삼성이 애플에 소송을 당해 1심에서 10조 원대의 배상금이 나온 점을 감안하면 기초과학연구원의 지원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볼 수도 있는데 말이죠.

"새로운 개념과 원천기술을 개발하지 않으면 삼성전자와 같은 경우가 되풀이될 것입니다. 1997년에 제가 최초의 창의적 연구진흥사업 연구책임자로 선정됐을 당시 연구비 지원 규모가 연간 10억 원 정도였습니다. 그 전에는 조그만 연구지원비 5∼6개를 모아야 겨우 1억 원 정도였으니 연구비가 10배로 뛴 것이죠. 연구비가 커지니까 연구하는 범위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그간 할 수 없었던 연구를 할 수 있었고 그 결과 네이처지에 기고한 '다공성 물질'을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연구단 소속 그룹 리더들에게 연구비를 할당하더라도 제가 사용할 수 있는 연구비가 30억 원 정도 됩니다. 제가 10억 원을 지원받을 때 일본의 5분의 1 수준이었으니 이제는 연구비 규모로도 서구나 일본과 경쟁할 수 있게 됐다고 봅니다. 외국의 저명학자들이 연구단장을 지원하는 것도 연구비 규모 때문이라고 봅니다."

이제 질문은 자연스럽게 김 교수의 연구주제로 옮아가야 했다. 그러나 사전공부 과정에서도 쉽게 이해가 되지 않은 내용이어서 좀처럼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지능초분자' '쿠커비투릴' '분자목걸이' '다공성 결정물질'에 '복잡계에서의 자기조립'이라니. 그렇다고 핵심을 피해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주로 어떤 연구를 하시는지 최대한 쉽게 설명해 주십시오.

"화학자들이 늘 염두에 두는 것은 분자라는 것입니다. 물질의 가장 간단한 구성 단위죠. 그런 분자를 조작해서 지금까지 알려져 있지 않은 탁월한 성질이나 기능을 갖는 분자 집합체(초분자체)나 재료를 개발하는 것이 제 연구의 핵심과제입니다. 재료공학과 같은 공학분야에서의 연구는 재료의 구성성분인 원자나 분자에 대한 이해보다는 겉으로 나타나는 성질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반면 우리는 물질의 기본단위인 분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기능이나 성질, 구조를 가진 물질 또는 재료를 개발하고자 합니다. 이런 물질들은 그 기능이나 성질, 구조에 따라 암의 조기 진단과 치료 등 의료분야에서부터 태양에너지를 이용한 수소 제조, 수소의 저장 등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최근 현대차에서 연료전지차를 대량 생산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문제는 차 안에 연료인 수소를 저장해야 하는데 수소는 작고 가벼운 기체여서 실린더에 압축해서 저장하기가 어렵습니다. 한번 차를 타면 서울에서 부산까지는 가야 하는데 수소를 잘못 저장하면 터져버릴 수 있고 고압용기를 쓰게 되면 가격이 너무 비싸 상용화가 어렵습니다. 우리가 연구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청정에너지라는 수소를 생산하고 저장하는 물질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문외한임을 의식한 김 교수의 설명을 듣자 연구의 대략적인 얼개가 그려졌고 좀더 구체적인 내용을 알고 싶다는 용기까지 솟아났다. 지능초분자에 대한 김 교수의 기존연구가 기초과학연구원의 연구단으로 선정되면서 '복잡계에서의 자기조립'이란 더욱 난해한 수식어를 달게 된 이유가 궁금했다.

―'복잡계에서의 자기조립'이 무슨 뜻입니까.

"지난 2005년 사이언스 지에서 창간 125주년을 맞이해 '인류가 풀지 못한 난제 125가지'를 선정하고 그 중에서 중요한 25가지를 자세히 소개했습니다. 예를 들면 '우주는 무엇으로 이뤄졌는가' '생명의 기원은 무엇인가' '인간 수명의 한계는 얼마인가' 등이었는데 이와 더불어 화학분야에서는 '화학적 자기조립을 어디까지 추구할 수 있는가'가 선정됐습니다. 자기조립이란 초분자화학의 핵심 개념으로 무질서하게 존재하던 기존의 구성요소들이 외부의 지시없이 구성요소들 간의 상호작용에 의해 자발적으로 조직적인 구조나 형태를 형성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 몸은 분자에서 세포, 조직, 장기에 이르는 여러 단계의 자기조립을 거쳐 형성된 고도로 복잡한 자기조립체입니다. 최근 30년간 자기조립에 대한 연구는 많은 발전을 이뤘지만 매우 잘 정제되고 제한된 환경 하에서,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의 간단한 화학결합만을 사용하여 연구를 했습니다. 이는 자연계에서 일어나는 자기조립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에 불과합니다. 기존 연구의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복잡한 환경 하에서 자기조립에 대한 연구를 하기 위해 '복잡계에서의 자기조립 연구단'을 구성하게 된 것입니다. 복잡계란 기존의 연구에서 사용하던 잘 정제된 조건이 아니라 자연계와 같이 다양한 구성물질들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환경을 말합니다. 우리는 이런 복잡한 환경 하에서 특정한 조건(빛이나 온도 등)을 조절함으로써 우리가 원하는 성질이 나타나도록 하거나 그러한 성질을 나타내는 물질을 만드는 것입니다."

친절한 설명을 듣다 보니 과학에 눈을 뜬 초등학생처럼 의문이 샘솟기 시작했지만 시간을 핑계로 자제하고 현실로 눈을 돌리기로 했다.

―이미 말씀하셨지만 연구비 지원이 선진국과 경쟁할 수준이라면 성과에 대한 부담도 느끼실 것 같습니다.

"제가 늘 언론 등에 당부드리는 건데 기초과학은 하루아침에 발전하는 것이 아니란 점을 유념해달라는 겁니다. 원리가 알려져 있고 알려진 원리나 개념을 기초로 개발된 것은 쉽게 개선 가능하지만 근본적인 원리를 잘 모르는 것, 세상을 뒤집을 만한 혁명적인 기술 같은 것들은 쉽게 개발되지 않습니다.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물론 저희들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계시는 것을 알고 있고 하루 빨리 좋은 결과로 보답을 해야겠다는 부담감도 있습니다. 또 우리나라의 전체 연구·개발(R&D) 예산 중 상당 부분이 기초과학연구원으로 왔기 때문에 그로 인해 소외되는 분들도 있을 테고 더 열심히 해서 보답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학생들에게 가시적인 결과를 빨리 보여주기 위해 논문이나 많이 내는 식의 연구는 하지 말자고 말합니다. 논문 하나를 쓰더라도 좋은 것을, 세상을 바꿀 만한 새로운 개념을 보여주는 그런 연구결과를 내놓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게 우리 국민이 기대하는 것이고, 정부가 획기적인 투자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재삼 부탁드리는 것은 시간을 달라는 겁니다."

―노벨상 수상 과정을 보면 추천 단계에서부터 로비도 치열하고 인맥이 큰 영향을 미친다는 말이 있습니다.

"사실 국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노벨상 수상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장기적인 투자를 해야 합니다. 2002년 월드컵이 끝나고 '우리 축구는 4강에 올랐는데 노벨상은 왜 못 받느냐'는 논리가 나왔을 때 안타까웠습니다. 일본은 노벨평화상을 제외하고 기초과학 분야에서만 17개의 노벨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런데 일본이 기초학문에 투자를 한 역사가 무려 100년이 넘습니다. 메이지(明治)유신 이후 외국 사람을 초빙해 도쿄(東京)대를 세우고 학생들을 유학 보냈으며 그 사람들이 돌아와서 이화학연구소 세운 게 1913년입니다. 이화학연구소는 9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는데 2011년 예산이 930억 엔(약 1조200여억 원)에 달합니다. 사실 일본도 처음에는 좋은 결과가 나와도 서구의 인정을 못 받았습니다. 그래서 일본 정부가 홍보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최근 서울대의 한 물리학 교수가 홍보의 필요성을 주장한 것 같은데 저는 생각이 좀 다릅니다. 우린 아직은 좋은 연구결과부터 먼저 내놓아야 합니다. 아직 홍보할 단계는 아닙니다. 물론 꿈의 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을 연구한 미국 컬럼비아대의 김필립 교수 같은 경우는 홍보를 했다면 노벨상을 받을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김 교수 자신도 몰랐고 그래핀 분야에 그렇게 빨리 노벨상이 주어질지는 몰랐습니다. 그건 하나의 예외입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노벨상을 받을 만한 번듯한 연구 결과가 있다고 자랑스럽게 얘기할 게 없습니다. 그러니까 지금은 내공을 쌓을 때지 선전할 때가 아닙니다."

―기초과학연구원의 연구단에게 주어진 10년을 내공을 쌓는 시간으로 보면 되겠군요.

"예. 그런데 반드시 주목해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이제 기초과학에서 발견한 새로운 원리가 기술로 개발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과거 트랜지스터가 제품화되는 데는 몇 십년이 걸렸지만 지금은 새로운 개념이 도입되면 불과 몇 년 안에 새 디바이스가 되는 시대가 됐습니다. 그래서 과거보다는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의 효율도 커졌습니다. 기초학문에 이렇게 많은 돈을 들이느냐 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이제는 그런 투자를 통해 원천기술을 확보하면 길지 않은 시간 내 바로 새로운 먹거리, 미래성장동력을 창출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이런 경향을 반영하듯 노벨상의 경우에도 옛날에는 순수 학문의 발전에 기여한 분들이 받았는데 요즘에 와서는 실제 인류 복지에 얼마나 기여했느냐가 중요한 평가기준이 됩니다. 따라서 우리도 10년 정도 집중 투자를 하면 새로운 원천 기술을 개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또 노벨상도 자연스럽게 따라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민 여러분들이 조금만 인내를 가지시길 거듭 당부드립니다."

―그런 연구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우리 교육시스템의 개선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요즘 학생들이 성적순으로 의대, 치대, 약대를 간 뒤 이공계로 오고 있는데 참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물론 제가 대학갈 때도 의대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모두 의대를 가진 않았습니다. 경기고 수석 졸업을 한 오세정 기초과학연구원장이나 임지순(물리학) 서울대 교수도 우리나라 기초과학 발전에 기여하겠다면서 물리학과를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우수학생 대부분이 의대로 진학하고 더구나 이공계 학부에 들어온 뒤에 다시 의학전문학교로 빠져나갑니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이공계에서 연구에 매진해도 생계와 노후가 보장된다는 사회적 약속을 만드는 겁니다. 그런 보장이 없이 개인에게 선택을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기초과학이 우리 미래의 유일한 먹거리라는 판단이 된다면 그런 정책이 필요합니다. 사실 새로운 개념, 원천기술 외에 대안이 없습니다. 성형수술을 잘해서 외국 환자를 유치하는 것으로 미래를 담보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서남표 전 카이스트 총장님의 학교운영 방식을 둘러싸고 논란이 많았습니다.

"서 전 총장님의 공은 역시 기존 관행이나 틀을 과감하게 깨고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다는 것이라고 봅니다. 아쉬운 대목은 자신이 더 잘 알고 있으니까 한수 지도해 주겠다는 자세라고 봅니다. 미국에서 성공하시다 보니 한국을 20∼30년 전 사회로 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간 우리 사회도 어느 정도 성장한 만큼 함께 아우르고 같이 가는 리더십을 보여줬어야 하는데 일방적으로 끌고가려하다 보니 반감을 불러일으킨 것 같습니다. 이제 우리 사회도 많이 성숙했고 그런 식의 리더십은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자연스럽게 최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직을 사퇴한 김종훈 씨에 대한 답변이 이어졌다.

"역시 두 가지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그분을 장관으로 모시려고 했던 것은 정말 발상의 전환이라고 평가할 정도로 획기적인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상상을 못했습니다. 다만 우려했던 것은 서남표 전 총장의 사례에서 보듯이 그분이 한국에서 직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느냐는 겁니다. 실제로 그분이 생각하는 애국과 헌신이 너무 가벼운 것이 아니냐는 일부 언론의 지적은 우리 입장에서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봅니다. 반면 미국에 오래 사신 그분 입장에서는 여건이 안 되고 앞으로도 계속 발목이 잡힐 것이고 결국 제대로 일을 할 수 없으니까 던진 게 당연한 일일 수도 있습니다."

―김종훈 사태를 거치면서 세계적 수준의 인력을 수용할 사회적 분위기가 갖춰져 있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시시콜콜한 것을 붙들고 흠집내기에 급급한 인사청문회나 정부조직개편 문제에서도 발목을 잡는 정치권이 보여주듯 사회 전반적으로 아직 이성적 판단이나 합리적 대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인터뷰=박민 사회부장 minp@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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