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154만대 깜짝판매.. 하이브리드車 대중화 시동
두 개의 동력원(엔진과 전기모터)을 번갈아 사용해 연비를 획기적으로 높인 하이브리드차가 지난해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대중화 시대를 맞았다. 작년 한 해 동안 세계적으로 판매된 하이브리드차는 154만여 대로, 전년 대비 무려 77% 급증했다. 자동차 업계의 예상보다도 50% 이상 많았다.
당초 업계에선 작년 판매량을 100만 대 정도로 예상했었다. 그런데 도요타 혼자 100만 대 이상 팔아치울 정도로 수요가 급증했다. 각 업체가 값싼 소형 하이브리드 신차를 속속 내놔 선택의 폭이 넓어진 데다, 하이브리드에 대한 기술적인 불안감도 대거 해소된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전기차 등 기타 친환경차 경쟁자들이 성능 좋은 배터리 개발에 애를 먹으면서 현실적인 대안은 하이브리드차라는 데 의견이 모이고 있다.
◇하이브리드차 시판 16년…소비자 신뢰 생겼다
작년 전 세계에서 판매된 친환경차 중 하이브리드차 비중이 95%로 압도적이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KARI)는 올해 하이브리드 판매가 작년보다 20%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1997년 도요타가 업계 최초로 양산형 하이브리드 '프리우스'를 출시했을 때는 단 300여대가 팔렸다. 엔진에 모터까지 달려 시스템이 복잡한 데다, 크기가 비슷한 내연기관 차에 비해 값이 20% 이상 비쌌다. 이 차를 사면 과연 본전을 찾을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다. 잔고장이 많을 것이라는 우려가 특히 많았다.
그러나 신형 하이브리드차가 나올 때마다 연비가 크게 개선됐고, 판매량이 늘어날수록 '규모의 경제'가 생겼다. 가격이 10% 이상 내려가자 본격적으로 소비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지난해 도요타가 내놓은 소형 하이브리드 '아쿠아'의 연비는 35.4㎞/L(일본 기준). 가격은 최저 169만엔(1940만원)에 불과하다. 연비는 L당 10㎞ 중반에 불과한 동급 가솔린차보다 2배 이상 좋다. KARI 강동완 연구위원은 "동급 가솔린차와의 가격차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고, 연비 격차는 더 벌어져 하이브리드의 매력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 시장조사업체 JD파워가 실시한 차량 내구품질 조사에서 프리우스가 콤팩트 차급 1위에 선정되는 등 품질에 대한 우려가 상당히 불식됐다. 후발 주자인 현대차는 미국에서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주요 부품에 대해 10년·10만 마일, 배터리는 평생 보증을 실시하고 있다.
◇닛산·아우디도 하이브리드로 선회, 올해 신차 20여 종 쏟아져
선발 주자 도요타가 하이브리드로도 수익을 내는 단계에 진입하자, 경쟁업체들도 각종 신형 모델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이브리드 점유율 2위인 혼다는 올해 '피트·어코드' 등 총 6종의 하이브리드 신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소형 피트 기반 하이브리드는 아쿠아의 연비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리프'를 내세웠던 닛산도 하이브리드가 대세임을 인정하고 방향을 선회, 2016년까지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 등 하이브리드차를 15종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A2 e트론', 'R8 e트론' 등 전기차를 만들려 했던 아우디도 개발계획을 취소했다.
하이브리드 시장의 90% 이상을 점령한 일본차 업체들은 이를 무기로 부진했던 중국·유럽 시장에서 판매 확대에 나선다. 도요타는 중국 전용 하이브리드차를 개발 중이다. 또 BMW에 하이브리드 기술을 전수해 기술 지배력을 높일 계획이다.
☞ 하이브리드(Hybrid)차
엔진과 전기모터를 혼합해 동력을 얻는 '잡종·혼혈'차. 엔진 의존도가 낮아 연비가 높은 게 특징이다. 전기모터를 돌리는 전원(電源)인 배터리까지 더해져 시스템이 복잡하고 차체가 무거운 단점이 있다. 도요타가 하이브리드차를 출시한 지 16년 만에 연간 판매량이 100만대를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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