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진주만공격 때 라디오로 암호 송출

입력 2013. 3. 7. 18:12 수정 2013. 3. 7.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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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루스벨트 친서 제때 전달됐으면 전쟁 피했다"

(도쿄=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일본이 1941년 진주만 공격때 기상 정보를 가장한 암호를 라디오 방송으로 송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사히신문은 7일 외무성이 공개한 과거 외교문서에 이같은 사실이 적시돼 있다고 전했다.

이 문서는 종전후인 1945년 11월 점령군인 미군 장교가 개전 당시 일본 외무성 전신과장이었던 가메야마 이치니(龜山一二)씨의 증언을 기록한 것이다.

개전 19일 전인 1941년 11월19일 일본 외무성은 재외 공관에 보낸 전문을 통해 '라디오에서 "동풍, 비"라는 말이 흘러 나오면 대미 위기 상황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알렸다.

각 공관에 재외 일본인 보호조치를 주문하기 위해 대담하게 매스미디어를 활용 한 것이다.

이는 NHK가 발행한 '20세기 방송사'를 통해서도 비슷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이 책에 따르면 1941년 12월8일 오전 4시가 되기 직전 NHK 아나운서가 "지금부터 일기예보를 말씀드리겠습니다"라고 운을 뗀 뒤 돌연 "서풍, 맑음"을 반복했다는 것이다. 진주만 공격이 같은 날 오전 3시19분 시작됐다는 점에서 이는 재외공관에 개전 사실을 알리는 '공개 암호'였을 개연성이 농후하다.

다만 미국을 나타내는 암호인 '동풍'이 아닌 영국을 가리키는 '서풍'을 언급했는지, 그리고 `비'가 `맑음'으로 왜 바뀌었는지는 미스터리다.

아울러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이 일본의 진주만 공격 직전 전쟁을 피하자는 내용을 담아 일본 쇼와(昭和) 일왕에게 보낸 친서가 공격 개시 이후에야 전달된 사실과 관련, 연합군총사령부(GHQ)가 종전후 '친서가 일왕에게 (제때) 전달됐다면 전쟁은 틀림없이 피할 수 있었다'는 견해를 피력한 사실도 이번에 공개된 문서에 적시됐다.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GHQ 관계자는 종전 후인 1946년 8월1일 친서 전달이 지연된 경위를 조사하기 위해 일본 외무성 직원 2명을 심문했을 때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루스벨트 친서는 1941년 12월7일 정오에 도쿄의 주오(中央) 전신국으로 입전됐지만 주일 미 대사관에 밤 10시30분에야 전달됐고, 당시 일본 외무상을 거쳐 일왕에게 전달된 직후 진주만 공격이 시작됐다.

여기에 더해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 발표, 달러화에 대한 금태환 정지 조치 등으로 미일관계가 악화된 1971년 닉슨이 알래스카에서 쇼와 일왕과 만났을 당시의 비화도 이번에 공개됐다.

당시 회동은 닉슨이 유럽 방문길에 급유를 위해 알래스카에 잠시 들를 예정인 쇼와 일왕을 현지까지 날아가서 직접 만나겠다고 제안하면서 성사됐다.

1971년 일본 외교전문에 따르면 이 회동이 이뤄지기전 일본 외무성은 닉슨 대통령이 쇼와 일왕을 '정치쇼'에 이용하는 상황을 극도로 우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닉슨 측이 '알래스카로 날아가 일왕 부부를 맞이할 것이며, 정상회담 수준의 1시간 회견(단독회견 30분에 확대회견 30분)을 하고 싶다'고 제안하자 일본 측은 교섭 초기에 '말도 안된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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