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캐프리오, 신사의 품격..멋지면서 알찬 말·말·말

김태은 2013. 3. 7.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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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태은 문화전문기자 = 할리우드 스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39)가 새 영화 '장고: 분노의 추적자' 홍보차 왔다. 첫 방한인 디캐프리오는 7일 오후 서울 리츠칼튼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6일 밤 일본을 거쳐 김포공항으로 입국한 디캐프리오는 일본에서의 일정 등으로 무척 피곤한 기색이었다. 최근 쉬지 않고 3편의 영화를 찍으며 무리하기도 했다. 지친 표정, 쉰 목으로 연신 물을 마시면서도최대한 성실하게 회견에 임했다.

"아직 호텔 밖으로 나가보지 못해 한국에 대해 뭐라 말할 수 없다"면서도 질문에는 매우 진지하고 상세히 답했다. 어떻게 세계적인 스타가 될 수 있었는지가 드러나는 부분이다. 또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와 같은 간단한 한국어를 분명한 발음으로 구사하고 "LA의 코리아타운 인근에서 자라 한국친구들도 많으며 한국음식도 좋아한다"고 예의를 갖춰 겸손한 화법을 사용하며 회견을 이어나갔다.

디캐프리오가 잔인한 악역으로 등장해 화제가 된 쿠엔틴 타란티노(50) 감독의 '장고'는 사랑하는 여인 브룸힐다(케리 워싱턴)를 구하기 위해 분투하는 흑인 총잡이 장고(제이미 폭스)와 그를 훈련시키는 현상금 사냥꾼인 독일계 치과의사 킹 슐츠(크리스토프 월츠)의 여정을 그렸다. 디캐프리오는 브룸힐다를 소유한 농장주 캘빈 캔디를 연기한다. 이 외에도 새뮤얼 L 잭슨(65)이 캔디를 보좌하는 늙고 영악한 집사 스티븐으로 출연, 뛰어난 연기를 보여준다.

디캐프리오는 이날 기자회견과 레드카펫 등 공식일정을 소화한 뒤 8일 출국한다.

-한국의 첫인상은.

"지난 밤 공항에 도착해 아직 호텔 밖으로 나가보지 못해서 아직 뭐라 말할 수 없지만 사람들이 굉장히 친절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장고'는 미국에서도 무척 반응이 좋았다. 이 영화를 소개할 수 있게 돼 무척 흥분되고 초대해줘 감사한다."

-굉장히 강렬한 악역을 소화했다. 강렬한 역할에 늘 끌리는지.

"특출하고 유니크한 감독인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에 출연하게 돼 굉장히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는 영화를 찍을 때 한계수위까지 밀어붙일 줄 아는 감독이다. 나는 굉장히 비도덕적인 캔디 역을 맡아 당시 노예제도하의 남부가 어떻게 윤리적으로 부패했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끝까지 밀어붙이는 악역을 연기했다. 타란티노 감독은 '바스터즈: 거친녀석들'에서 2차대전을 재해석했듯이 '장고'에서도 당대를 재해석한다. 제이미 폭스가 사랑하는 여성을 구하기 위해 어려운 상황과 쓰레기 같은 캐릭터들을 헤쳐나가는 노예로 나오는데 스파게티 웨스턴에 동화를 접목한 영화로, 쿠엔틴 타란티노가 아니라면 만들기 힘들었을 것 같다. 그런 영화의 일부로 참여했다는 것이 굉장히 자랑스럽다."

-본격적인 악역 연기로 쾌감을 느꼈을 것 같다.

"캔디는 내가 연기하기에 확실히 어려운 캐릭터였다. 제이미 폭스와 새뮤얼 잭슨이 끝장을 보지 않으면 당시 흑인노예들이 어떤 대우를 받았는지 모를 것이라며 지지를 해줘서 어떤 한계를 두지 않고 밀고나가기로 했다. 그들의 지지로 끝장을 볼 만큼 몰아붙이며 어려운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었다. 이 영화가 묘사하는 것은 모두 사실이다. 실제는 더 참혹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철칙을 가지고 20여년간 연기생활을 해왔는지 궁금하다.

"열여섯살 때 1년동안 속성으로 영화사를 공부하기 위해 엄청나게 많은 영화를 보며 내가 되고 싶은 배우에 대해서 생각을 했다. 그후 '디스 보이스 라이프'에 로버트 드 니로와 함께 출연하는 엄청난 기회를 갖게 됐다. 나의 철학은 언제나 같다. 영화는 현대의 가장 위대한 예술장르이고, 고통은 한순간이지만 영화는 영원히 남는다는 것이다. 영화를 찍을 때는 세상만사를 잊고 영화에 몰입한다. 감독이 창조한 세계의 일부가 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연기를 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과 오랫동안 함께 작업해 왔는데 쿠엔틴 타란티노와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나.

"두 사람은 한 동전의 양면이라고 생각한다. 스코세이지는 뉴욕에서 아버지와 함께 많은 영화를 보며 자랐다. 훌륭한 감독일뿐 아니라 영화사를 다 꿰고 있는 위대한 영화학자다. 타란티노는 비디오가게 점원으로 일하며 B급영화를 섭렵하면서 큰 지식을 얻었다. 두 사람 모두 미국영화사에 남을 대단한 감독들로 두 사람을 합치면 미국영화사가 될 것 같다. 다시 타란티노와 일하면 좋을 것 같긴하지만 좀 두고 봐야할 것 같다."

-영화속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을 꼽는다면.

"장고와 닥터 슐츠, 스티븐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며 벌어지는 일을 찍은 테이블 시퀀스를 굉장히 즐겼다. 캐릭터들의 역학관계가 잘 드러난 다이내믹한 장면이다. 타란티노 감독은 이런 장면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굉장한 재능을 지니고 있다. 대사도 굉장히 좋았다. 한국관객들도 꼭 좀 봐줬으면 한다."

-'장고'의 세계적인 흥행성공 이유는 뭘까.

"타란티노는 굉장히 독특한 재능을 지녔고 영화를 어떻게 만들어야하는지를 알고 있다. 이들은 서서히 팬층의 충성도를 얻는다. 이런 감독들을 존중해야한다. 타란티노는 전 세계에서 성공을 거뒀고 이는 주목할 만한 사실이다."

-다양한 역할을 해왔는데 가장 애정이 가는 역할이 있다면.

"지금 딱히 생각나는 역할은 없지만 '타이타닉'을 통해 내가 원하는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한다. 이런 큰 기회를 가질 수 있어 장말 행복하고 행운이라고 여기고 있다. 복권에 당첨된 거나 마찬가지다. 오랫동안 개발해온 2개의 프로젝트를 모두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맡아줬다. 8년 동안 발전시켜왔던 하워즈 휴즈를 다룬 '애비에이터'와 두 달 전 마친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가 그것으로 다시 스코세이지가 맡아줘 큰 영광이다."

-다음 개봉작은 '위대한 개츠비'인데 각본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이 있나.

"최근 출연한 영화 세 편은 공통된 주제가 있다. 다 돈을 찾아나서는 인물이다. '위대한 개츠비'는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미국의 귀족으로 탈바꿈하려는 인물이고, '장고'에서는 건방진 루이14세같은 농장주를 연기했다.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역시 부패한 돈에 관한 이야기다. 세 편이 각기 1920년대, 1850년대, 1970년대로 시기는 다르지만 미국에서 성공하기 위한 과정을 다룬다는 점에서 닮아있다. 다 찍고 나서야 그 공통점을 알게 됐다. 언제나 전 세계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영화를 찍었으면 한다는 잠재의식이 있는데 현 경제위기 상황에 걸맞는 영화와 역할들인 듯싶다. "

-지난달 인터뷰에서 은퇴 얘기가 나왔다.

"영화를 그만 둘 계획은 전혀 없다. 2년동안 3편의 영화를 연달아 찍어서 당분간 휴식기를 가지고 싶다고 독일에서 인터뷰한 것이 와전된 것이다. 실제로 현재 쉬면서 환경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아프리카 코끼리들이 떼죽음 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태국 총리에게 상아 수입의 허점을 없애달라고 부탁했고, 그쪽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곧 공식적인 발표가 있을 것 같다. 생물다양성과 멸종위기 동물을 위해 우리가 해야할 일들이 많다. "

-한국영화나 배우에 대한 관심은.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는 굉장히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다. 혁명적인 영화라고 생각한다.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권해서 보게됐는데 그가 '진짜 천재'라고 얘기하더라."

-마지막으로 한국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나는 LA의 코리아타운 인근에서 자랐기 때문에 한국 이웃과 친구들도 많고 한국식 바비큐와 김치도 좋아한다. 어제 공항까지 나와서 환대해준 팬들에게도 감사한다. 정말 영광스러웠다. 한국이 언제나 궁금했는데, 시간이 되면 좀 관광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 다음에 한국에 오게 될 때는 한국에 대해 좀 더 많은 얘기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

te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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