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 이어령, 실시간 화상으로 한국어의 매력 알리다

2013. 2. 7.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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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이번에 80살이 되었는데 80평생을 누구와 함께 했는가 생각을 해보니 아내도 부모님도 아니었습니다. 어린 아기 시절부터 시작된 옹알이부터 저는 80살이 될 동안 국어와 함께 해왔습니다. 한국어가 저의 최고의 벗이죠."

6일 오전 10시, 이어령 세종학당 명예학당장이 구글 한국어 채널을 통한 실시간 화상 강의로 전 세계 한국어 교사들을 만났다. 세종학당 출범 100일(1월31일)을 기념해 '한국 말 속에 담긴 창조의 힘'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화상 강의였다.

이번 특강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구글코리아 본사에서 국내 한국어 교육 및 한국문화 관계자, 구글코리아 임직원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또한, 온라인 화상 대화 시스템(구글 행아웃 온에어)을 통해 국외 세종학당 교사 등 관계자들도 실시간으로 특강에 참여하고 이어령 명예학당장에게 궁금한 점을 직접 묻기도 했다.

6일 오전 10시, 이어령 세종학당 명예학당장이 구글 한국어 채널을 통한 실시간 화상 강의로 전 세계 한국어 교사들을 만났다.

외국어 또는 제2언어로서의 한국어를 교육하고 한국문화를 보급하는 대표기관으로 출범한 세종학당재단이 1월 31일로 출범 100일을맞았다. 세종학당은 현재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 등 전 세계 총 43개국 90곳에 자리잡고 있다. 세종학당재단은 한국어와 한국문화의 효과적인 보급을 위해 지난해 10월 구글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날 강연자로 나선 이어령 명예학당장은 KBS 프로그램인 '이어령의 80초 생각나누기'를 통해 대중과 친숙해져 있는 인물이다. 그의 국어 사랑 역시 익히알려져 있다. 문화부 초대 장관으로 1990년대 처음 문화부가 독립부서가 되었을 때 그는 어문출판국 내에 어문과를 설치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문화의 기본은 언어이고 민족의 기본은 국어라는 신념하에 당시 국립국어연구원(현 국립국어원)을 설립해 우리의 말과 글을 연구하고 발전의 기틀을 마련했다. 그의 국어 사랑은 이번 특강에서도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 전 세계 사람들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그는 세종대왕을 두고 농담을 하며 강의를 유쾌하게 이끌어나갔다.

이번 강연은 '누리-세종학당(http://www.sejonghakdang.org)'과 유투브를 통해 특강을 생중계됐다.

그는 먼저 '소리'를 강조하며 소리와 의미가 접해있는 한국어의 매력을 소개했다. 한국의 특성인 소리에서부터 창조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 그는 '원산가'를 예로 들며 한국어 특유의 의성어, 의태어의 매력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원산은 첩첩, 태산은 주춤하여, 기암은 층층, 장송은 낙락 에이구부러져 광품에 흥을 겨워 우줄우줄 춤을 춘다. 폭포수는 콸콸, 이 골 물이 주루루룩, 저골 물이..."

그는 "소리만 들어도 산들이 겹쳐있는 모습이 보이죠? 이걸 어떻게 영어나 한자어로 바꿀 수 있겠습니까?"라고 되물으며 한국어가 지닌 '소리'의 묘미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한국어의 특징을 생각해보면 새로운 창조적인 힘을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한국어는 모순적인 의미를 한꺼번에 담고 있다."며 "그 안에 담겨있는 융합의 문화가 또 다른 창조의 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어의 '시원섭섭'에는 '시원하다'와 '섭섭하다'의 의미가 모두 담겨 있습니다. 또한 '나가다'와 '들어오다'의 의미가 합쳐져 '나들이'라는 말이 나오고 '버리다'와 '두다'가 합쳐져 '버려두다'라는 말이 있습니다."라는 사례를 언급하며 모순적으로 보이는 두 의미가 합쳐져 하나의 의미를 생산해내는 융합적인 한국어만의 특징을소개했다. 그는 "이런 의식의 결합을 통해 창조적인 작용을 할 수 있다."는 교훈을 알려줬다.

이번 특강에는 세계 곳곳에 위치해 있는 세종학당 교사들이 실시간 화상을 통해 함께 했다. 사진은 일본 세종학당 교사들의 모습.

그의 열정적인 특강에 질문 공세도 이어졌다. 베트남 세종학당의팟티트엣푸엉씨는 "'오늘 머리 잘랐어요'라는 정말 무서운 말이에요. 머리를 자르면 죽어요. 저는 한국어를 배운 지 5년이 됐는데 이해가 안됩니다."라는 재미있는 질문으로 청중들을 즐겁게 했다. 이서현씨는 "한국어는 알면 알수록 재미있습니다. 오늘 강의를 통해 한국말 속의 창조의 힘이라는 거 조금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 세종학당의 쥬란소 비센트 세종학당장은 "베네치아에서는 세종학당이 아직 초기단계라 많이 걱정된다."며 말을 건넸다. 이에 이어령 명예학당장은 "한국어를 소통을 위한 수단이자 도구로 접근을 할 것이 아니라 한국말 속에 재미난 점을 찾고, 이를 나와의 관계 속에서도 찾아보는 관계론의 시각으로 한국어를 접근해 보라."고 조언했다.

베트남 호치민의 한 교사는 "한국어도 지리적 영향을 많이 받느냐?"라는 질문을 했고, 이어령 명예학당장은 "한국와 베트남은 쌀을 주식으로 삼고 산과 들을 보유하고 있는 등의 환경적인 유사점이 많다."며 "그만큼 한국어와 베트남어가 가진 언어적 유사점도 많을 수 있다. 그런 점을 생각하며 한국어 공부를 하면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령 명예학당장이 열정적으로 화상 강연에 임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세계 각국에 산재한 세종학당의 교사들이 실시간으로 참여하고 있는 모습.

이 날 특강은 통합 한국어 학습 누리집인 '누리-세종학당'(http://www.sejonghakdang.org)과 유튜브의 세종학당 전용 채널(http://www.youtube.com/LearnTeachKorean)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 방송됐다. 세종학당재단은 구글의 기술 지원을 받아 누리-세종학당에 실시간 화상 대화 및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원격 화상 강의 체계를 통해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대한 화상 강의 및 국외 세종학당의 운영에 필요한 각종 행사를 주기적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세종학당재단은 또 이번 강의를 시작으로 올해 적어도 다섯 차례 이상 '한국어·한국문화 명사 특강'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한글과 관련한 세종대왕 탄생일(5월 15일), 8월 '세계한국어교육자대회', 10월 '한글주간', 12월 '국외 교원 세미나' 행사 기간 등에 추가로 특강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특강은 구글 서울 역삼동 본사에서 이뤄졌다. 현장 강의를 듣고 있는 구글 관계자의 모습

너무 가까이 있어서 그 소중함을 알지 못하고 쉽게 생각했던 한국어였지만 이번 특강을 통해 한국어의 밑바탕에 깔려 있는 한국 문화,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발휘되는 창조의 힘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생각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던 것 같다.

앞으로도 계속될 세종학당재단의 다양한 특강도 실시간 화상으로 생생하게 접해볼 수 있다고 하니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이 날 실시된 이어령 명예학당장의 특강은 현재 '누리-세종학당'(http://www.sejonghakdang.org)를 통해 녹화방송 되고 있으니 꼭 한 번 시청해보시기 바란다. 정책기자 김수정(대학생) moduenjoy@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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