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트악기 농성 '2천130일' 승자가 둘인 싸움

입력 2013. 2. 5. 09:43 수정 2013. 2. 5.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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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월 간격 노-사 양측 손들어 준 대법원 판결

8개월 간격 노-사 양측 손들어 준 대법원 판결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한 때 세계 악기시장에서 점유율 30%를 차지했던 국내 굴지의 전기기타 생산업체 콜트악기.

사측은 지난 2006년 한 해 동안 8억여원의 당기순손실을 봤다는 이유로 이듬해 4월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이전 10년 동안 순이익 누적액이 170억원에 달한 회사였다.

인천 부평공장의 생산직 근로자 160명 가운데 56명을 해고했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해고자들의 복직 투쟁이 시작됐다.

이후 노사 양측의 행정심판과 행정소송 공방이 이어졌다. 그 사이 해고자 21명만 남았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과 10월 2개의 다른 소송에서 엇갈린 최종 판결을 각각 내렸다.

사측이 '근로자들을 부당 해고했다'는 판정을 취소해 달라며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는 원고 일부패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확정했다. 근로자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당시 재판부는 "2006년 처음 당기순손실이 났을 뿐 그동안 꾸준히 당기순이익을 낸 점 등에 비춰 해고해야 할 정도의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로부터 8개월이 지난 2012년 10월 대법원은 다른 소송에서 '사측의 직장폐쇄에 따른 정리해고가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근로자 20명이 사측을 상대로 제기한 해고무효확인 소송에서였다.

재판부는 당시 "콜트악기의 공장 폐쇄는 위장폐업이 아니라 불가피한 사정에 의한 것이므로 정리해고 요건을 갖췄다"며 "해고무효확인 청구를 각하하고 2008년 이후 임금 및 퇴직금 청구를 기각한 원심 판결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결국 권투경기가 끝난 링 위에서 심판 2명이 각기 다른 판정을 해 양쪽 선수의 팔을 동시에 들어준 게 됐다. 두 소송의 앞선 1·2심 판결도 각각 엇갈린 바 있다.

금속노조 방종운 콜트악기지회장은 "다른 소송이긴 했지만 하나의 동일 사안을 두고 대법원 재판부가 각기 다른 판결을 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준 판결에 더 의미를 부여하겠다"고 말했다.

콜트악기 집단해고 사태를 두고 대법원의 엇갈린 최종 판결이 나오면서 끝날 것 같던 해고자들의 싸움도 계속됐다.

소송이 진행 중인 사이 사측은 인천에 있던 공장 3곳을 폐쇄하고 인도네시아와 중국 등 국외로 근거지를 옮겼다.

인천지법은 최근 콜트악기 부평공장에 대한 강제집행 절차에 들어갔다.

지난해 2월 사측으로부터 공장부지를 매입한 A씨가 콜트악기 노조를 상대로 낸 건물명도 소송에서 이겨 법원에 강제집행을 신청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9월 1차 강제집행은 거세게 저항한 농성자들에게 막혀 무산됐다. 그러나 법원은 지난 2일 4개월여 만에 2차 강제집행을 시도했고, 해고자 4명을 끌어낸 뒤 농성장을 철거했다. 다음날 농성자들은 정문을 지키던 경찰을 뚫고 공장에 재진입했지만 이틀만인 5일 주거침입혐의로 경찰에 연행됐다.

링 위에 다시 올라 끝까지 싸워보려는 콜트악기 해고 노동자들. 승자가 둘인 싸움을 2천130일째 하고 있다.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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