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행복한 결혼의 기원, 함 - 품목, 담는 법과 포장법
[웨프뉴스/월간웨딩21 편집팀]예로부터 함은 혼사를 허락해 준 것에 대한 감사를 표현하는 절차이자 온기가 느껴지는 우리네 전통이었다.
세월에 따라 결혼 풍습은 많이 달라졌지만, 함은 여전히 그 의미를 간직한 채 오늘도 백년가약을 맺는 남녀에게 선물 이상의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1 보자기로 포장한 함. 백설헌한복.2 나비 문양의 소반. 이조공예

1,2 부부의 화합을 의미하는 목각 기러기 세트, 꽃무늬 자수가 놓인 2단 함3,4 복을 빌어주는 오방주머니. 청색 빛깔의 노리개. 모두 담한5,6,7 옥으로 만든 쌍가락지. 혼서지와 사주 포장. 청홍 채단. 모두 백설헌한복8 종이로 만든 지화는 이순재 작가의 작품.
정감이 느껴지는 우리네 전통, 함해 질 무렵, 마을 곳곳에 어스름이 내려앉기 시작하면 청사초롱을 든 함진아비 일행이 마을 어귀에 들어선다. 잡귀를 쫓아버리기 위해 얼굴에 검댕을 칠한 함진아비와 일행은 동네 어귀에서부터 함을 팔기 시작한다.
신부측 사람들은 함진아비 일행을 마중 나오는데, 함진아비는 인색하게 한 걸음 두걸음 떼다가 힘든 시늉을 하며 길거리에 주저 앉기도 한다. 신부측 사람들은 함진아비 앞에 술상을 내거나 돈을 놓기도 하고, 신부 친구들이 나와 노래를 부르기도 하며 함진아비의 비위를 맞추는 등 온갖 진풍경이 벌어진다.
우여곡절 끝에 함진아비가 신부의 집에 도착하면 부정한 것을 없앤다는 주술적 염원으로 박으로 만든 바가지를 깨고 집 안으로 들어간다. 함이 팔리면 모두 흥겹게 먹고 마시며 신랑신부의 결혼을 축하하고, 그들의 앞날에 복을 빌어 주었다.
전통 혼례에서의 함 전통혼례에서 함은 혼사를 허락해 준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신랑 댁에서 신부 댁으로 보내는일종의 예물이었다.
함은 오동 나무재질이가장 단단하고 좋지만 비싸고 귀해 보통 은행나무 함이나 지함, 나전 칠기 함으로 대신했다. 멋스러운 전통미를 고집한다면 나전 칠기 함이 으뜸이지만, 예비 신랑신부에게는 자개 함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함에 놓인 고급스러운 자수는 신랑신부의 장수와 부귀 영화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함속에 들어가는 품목
조선시대 예법의 기준이었던 < 사례편람 > 에 따르면'예물은 적어도 두 가지는 하되 열가지 이상은 넘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 원칙이 었다. 재물보다는 정성을 따르고, 겉치레보다 실용성을 중시한 선조의 지혜가 담긴 것이다. 이를 반영하여 전통 혼례에서 함에 들어가는 품목은 오방주머니와 채단, 혼서지가 기본이었다.
오방 주머니는 우리나라 고유의 상서로운 색에서 기인했는데, 분홍색주머니는 자손의 번창을 의미하는 목화씨를 담아 서북쪽에, 액을 물리치는 팥을 넣은 붉은색 주머니는 서남쪽에, 며느리의 고운 심성을 바라며 노란 주머니에 노란 콩을 넣어 중앙에 놓았다.
또 부부가 백년해로 하기를 바라며 파란 주머니에는 찹쌀을 넣어 동북쪽에 놓고, 부부의 장래에 좋은 일만 생기기를 기원하는 향나무는 동남쪽에 놓았으며 각 내용물은 홀수로 맞추었다.
신부에게 주는 청홍 옷감을 뜻하는 채단은 청단과 홍단으로 준비했으며 청색 치맛감은 홍색종이에 싸서 청색 명주실로 묶고, 홍색 치맛감은 청색 종이에 싸서 홍색 명주실로 묶었는데 음양의 조화를 꾀한 것이다. 이때 명주실은 신랑 신부의 마음을 하나로 묶고 인생이 술술 풀린다는 의미로 매듭을 한번에 풀 수 있도록 동심결로 맸다.
함에서 가장 중요한것은 혼서지라 할 수 있다. 혼서지는 귀하게 키운 딸을 보내줘서 감사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신랑의 아버지, 즉 집안에서 제일 높은 남자 어른이 직접 쓴 편지로 귀밑머리 푼 본처만이 시아버지에게 직접 받을 수 있었다.
옛말에 '혼서지 있는 초가삼간과 혼서지 없는 고대광실의 안방'중에서 전자를 택할 정도로 혼서지가 지니는 위력은 실로 대단했다. 이외에도 택일에 참고하라고 사주와 납채문을 홍색 보자기에 싸서 보내는데 이미 결혼이 허락된 다음이기 때문에 형식적인 면이 강했다.
새색시처럼 아름답고 일생 동안 암수가 서로 사랑한다는 원앙이나 기러기 한 쌍을 넣기도 했지만 원래는 포함되는 품목은 아니다. 또 거울처럼 앞날을 환하게 밝혀준다는 의미에서 손거울을 넣기도 했지만, 꽃신이나 한복 속옷은 등은 넣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함담는 방법과 함싸는 방법
함을 담을 때는 바닥에 한지나 고운 종이를 깔고 네 귀퉁이와 중앙에 오방 주머니를 놓는다. 그다음 신부에게 주는 예물인 거울과 부부의 백년해로를 기원하는 의미로 청·홍 보자기에 원앙이나 기러기 한 쌍을 싸서 넣는다. 이어서 청실홍실로 싼 채단을 넣되, 청실이 위로 오도록 한다. 중간 뚜껑을 닫고 그위에 혼서지를 놓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완성된 함을 포장할때는 보자기의 홍색이 바닥쪽을, 청색이 하늘쪽을 향하도록 놓고 중간에 함을 올려놓는다. 함 보자기의 마주 보는 대각선 방향의 두 귀퉁이를 모아 한번 엇갈리도록 틀어 주고, 나머지 두귀퉁이도 같은 방식으로 틀어준다.
계속해서 서로 교차하여 상투 모양이 되도록 올려준 다음, 남은 보자기 귀퉁이 중 제일 긴자락으로 상투를 감싸 돌려 아래서 위로 꼬리를 빼주는데 이때 매듭은 짓지 않는다. 네 개의 자락은 원앙의 머리, 날개, 꼬리 모양이 되도록 잘펴서 정리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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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그래퍼 노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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