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베스 위중설'에 '가내 수공업'이 호황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58)이 공식 취임식을 미룰 만큼 병세가 악화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의 캐릭터 상품을 만드는 가내 수공업이 호황을 맞고 있다고 AFP통신이 9일 보도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수다쟁이 포퓰리스트'의 캐릭터로 티셔츠나 야구모자·재킷·귀걸이·수건·식기류 등 의복 및 생필품 전반에 등장한다. 수도 카라카스의 한 시장에서 만난 엘리사 플로레스 데 모레노(67)는 AFP통신에 "대통령의 병세가 위중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차베스 기념품을 쟁여놓고자 한 직장 동료를 대표해 서부도시 메리다에서 수백㎞를 왔다"고 말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지난 2011년 처음 암 진단을 받은 이래 총 네 차례의 수술을 받았다. 지난해 겨울 마지막 수술 이후 한 달째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8일 차베스 대통령의 집권 4기 취임식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오는 10일로 예정된 대통령 취임식이 미뤄지게 되자 여야 간 헌법 공방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대선 결과 무효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차베스 대통령은 빈민층을 중심으로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다. 그와 관련된 상품이 잘 팔리는 것도 그의 인기를 실감하게 하는 부분이다.
차베스 관련 상품에는 집권당의 머리글자 또는 차베스의 얼굴이 단독으로 새겨져 있거나, 차베스가 남미 독립영웅 시몬 볼리바르, 쿠바혁명의 아이콘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 등 역사적 인물들과 함께 그려진 것까지 다양하다. 시장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호르헤 모레노는 "차베스의 얼굴은 그 자체로 그를 본뜬 인형과 함께 올해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고 말했다.
이들 영세 가내수공업자들이 판매하는 모든 상품 디자인은 베네수엘라 대통령궁에서 이뤄진다. 대통령궁은 상품 디자인을 협동조합을 통해 영세 가내수공업자들에게 무료로 배포한다. 저작권 분쟁도 없다. 시장통에 있는 모레노의 작은 가게는 가히 '차베스 백화점'으로 불릴 만하다. 열쇠고리·머리핀·펜·컵·수건·접시·팔찌 등 모든 물건이 차베스의 얼굴과 집권당의 상징인 붉은색으로 뒤덮여 있다. 가격도 매우 저렴하다.
카라카스의 한 대형 호텔 내 입점한 또 다른 상점은 보다 '고가'의 차베스 기념품으로 채워졌다. 군복 차림의 흉상에서부터 그의 얼굴이 다소 조악하게 그려진 바로크 양식의 망토에 이르기까지 없는 게 없다. 이 상점을 찾은 한 50대 남성은 "대통령의 병환 소식이 알려진 이후 기념품 구매는 일종의 종교의식이 됐다"며 "차베스 지지활동은 '생업'이 됐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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