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디지털도어록, 드릴엔 속수무책 뚫렸다

입력 2013. 1. 8. 11:56 수정 2013. 1. 8.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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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열림' 버튼 눌러 문열어.."피해예방하려면 이중장치 필요"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부산 해운대구 좌동의 한 아파트에 사는 김모(48)씨는 지난 6일 경찰이 찾아와 절도피해사실 여부를 물어 당황했다.

김씨는 전혀 그런 사실이 없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자세히 보니 디지털도어록이 설치된 아파트 현관문엔 3㎜가량의 구멍이 나 있었다. 도둑은 그 구멍으로 휘어진 철사를 집어넣어 디지털도어록 버튼을 누른 뒤 문을 열고 귀금속을 훔쳐갔던 것이다.

범행날짜는 지난해 4월로, 김씨는 무려 9개월 동안 피해사실조차 몰랐다. 현관문에 난 구멍은 실리콘으로 메우고 문 색깔과 동일한 작은 스티커를 붙여놔 육안으로 쉽게 구별하기 힘들었다.

안전하리라 믿었던 디지털도어록이 이처럼 전동드릴과 철사에 속수무책으로 뚫렸다.

부산 북부경찰서가 검거한 전직 인테리어 업자의 절도 행각은 드러난 것만 전국 15개 아파트 단지에 피해자수가 33명에 달했다. 피해규모만 각종 귀금속, 시계, 명품가방, 현금 등 2억원이 넘었다.

15년간 섀시시공과 인테리어 일을 해온 임모(44)씨에게 디지털도어록 열기는 '식은 죽먹기'였다.

임씨는 전동드릴로 두께 5㎝의 현관문에 작은 구멍을 내고 'ㄱ'자로 휘어진 철사를 넣어 디지털도어록의 '문열림' 버튼을 눌러 침입한 것이다. 걸린 시간은 30분에 불과했다.

아파트에 침입한 임씨는 다른 물건은 건드리지 않은 채 곧장 안방으로 들어가 서랍에 있는 귀금속 등 부피 작은 금품만을 훔쳐 나왔고 구멍은 실리콘과 스티커로 위장해 범행을 은폐했다.

또 임씨는 외출을 많이 하는 시간대인 오후 2시를 전후에 인테리어 업자로 위장해 아파트에 들어가 초인종을 수차례 누른 뒤 인기척이 없는 집을 범행대상으로 삼는 등 주도면밀하게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디지털도어록으로 인한 절도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이중 잠금장치를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경찰 관계자는 "임씨는 '문열림' 버튼이 있는 특정 디지털도어록만 범행대상으로 삼았다"며 "피해를 막으려면 이중 보안장치를 하거나 수동 특수키를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경찰은 "아파트 현관문 주변에 가방을 맨 입주민 아닌 사람이 배회하면 즉시 경비실 등에 연락해 신원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win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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