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제과업계 '공적' 된 이유

이정흔 기자 입력 2013. 1. 8. 10:12 수정 2013. 1. 8.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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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99대 1 싸움' 누구 말이 맞나/ 제과협회 "SPC가 빵집 다 죽여".. SPC "성장 말라는 말"

대한제과협회와 파리바게뜨의 갈등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해 12월27일 동반성장위원회가 서비스 업종에 대한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을 한달 뒤로 유보한 데 따른 것이다.

협상 결렬 이후 제과협회는 이와 관련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를 목표로 단체행동에 돌입할 뜻을 밝혔다. 제과협회뿐 아니라 국내 제과업계 전체가 비대위 활동에 참여해 파리바게뜨를 규탄한다는 방침이다. 파리바게뜨가 국내 제과업계 전체의 '공공의 적'으로 등극한 셈이다.

한달의 유예기간에도 불구하고 갈수록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제과협회와 파리바게뜨 양측의 첨예한 주장을 자세히 들어봤다.

◆제과협회 "프랜차이즈 아닌 '파리바게뜨'가 문제"

"명칭이 아예 '파리바게뜨 비상대책위원회'라고 돼 있습니다. 프랜차이즈라서 문제인 게 아니라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의 부도덕함이 동네 빵집들을 죽이고 있는 겁니다."

대한제과협회 김서중 회장은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협상이 유보된 동반성장위원회의 테이블에는 SPC그룹과 함께 CJ푸드빌의 뚜레쥬르도 참여한다. 그런데 제과협회에서 '파리바게뜨'만 규탄 대상으로 지목한 이유는 무엇일까.

김 회장은 "동반성장위에서 이번에 결정을 유보한 이유는 프랜차이즈도 가맹점주가 운영하는 소상공인이란 이유였다"며 "같은 처지의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이랑 싸우자는 얘기가 아니라 부도덕한 영업행태로 성장하고 있는 파리바게뜨를 고발하는 것이 목적이다"고 부연한다. CJ푸드빌의 뚜레쥬르는 자발적으로 신규 출점을 자제하는 등 상생의지를 보이는데 반해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는 이에 대한 진정성을 확인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제과협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파리바게뜨의 가맹점은 약 1762개. 그러나 2009년 이후 최근 3년여간 무려 1300여개의 가맹점이 더해져 현재 총 3000여개의 가맹점으로 늘어난 상태다. 파리바게뜨가 가맹사업을 개시한 1988년 이후 21년 동안 증가해온 것과 같은 수의 가맹점이 지난 3년간 새롭게 문을 열었다는 얘기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나타난 파리바게뜨의 영업행태다. 김 회장은 "잘 운영하고 있는 동네 가게에 찾아가 파리바게뜨로 상호를 바꾸라고 요구하고, 이를 거절하면 바로 옆에 파리바게뜨를 입점할 것이라고 압박하는 방식으로 가맹점을 늘려왔다"고 비판했다.

따라서 이번 파리바게뜨 비대위 역시 동네 제과점을 주축으로 하는 제과협회뿐 아니라 한국제과기능장협회와 한국제과학원협회 등 국내 제과업계 전체가 참여의사를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제과협회 측은 향후 동반성장위 항의 방문을 통해 강력한 의사를 전달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SPC그룹 측이 본질을 왜곡한 채 프랜차이즈 가맹점주와 동네 빵집 주인의 대결구도로 몰아가고 있다"며 "이 같은 방식으로 성장을 거듭해 온 파리바게뜨가 상생에 진정성을 보이기 위해서는 더 이상 신규 가맹점을 출점해선 안 된다"고 못박았다.

◆SPC그룹 "최소한의 성장은 보장해야"

"제과협회의 얘기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다. 동네 빵집과 함께 살기 위한 의지도 충분하다. 정작 우리 가맹점주들도 동네 빵집 아닌가. 하지만 신규 출점 자체를 금지하는 건 기업에게 더 이상 성장하지 말라는 것과 뭐가 다른가."

제과협회의 주장에 대한 파리바게뜨의 반박도 만만치 않다. 이미 동반성장위 협상을 통해 제과협회 측에 충분히 상생 의지를 보였고 여러 방안들을 제의했다고 한다. 파리바게뜨의 서비스 노하우나 제과기술 등을 동네 빵집들에게 전수하는 프로그램 등을 마련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그럼에도 제과협회 측이 파리바게뜨와 같은 제과프랜차이즈업체의 성장 동력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협상안을 제시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파리바게뜨는 왜 이처럼 국내 제과업계로부터 '나쁜 기업'이라는 손가락질을 받게 된 것일까.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파리바게뜨가 현재 1위 시장지배업자고 브랜드의 경쟁력이 워낙 높기 때문에 타깃이 되고 있는 것 같다"며 "이미 2011년부터 자발적인 동반성장 전략을 발표하면서 국내 신규 가맹점 출점을 줄이고 해외사업 비중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특히 CJ푸드빌의 뚜레쥬르와는 입장이 다르다며 선을 긋는 분위기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뚜레쥬르는 CJ라는 대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은 일부 사업부문이지만 파리바게뜨는 SPC그룹의 전체 매출 80%를 차지하는 주요사업이다"며 "제과점으로 시작해 성장을 이뤄온 기업에게 신규 출점 금지는 생존이 달린 문제"라고 토로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핵심 쟁점은 파리바게뜨가 말하는 '최소한의 성장'이 어느 정도를 기준으로 삼고 있느냐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분명한 것은 기업의 성장이 막히면 수많은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도 같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라며 "내부 논의단계여서 아직 정확한 수치를 밝히기는 어렵지만 최소한 물가상승률이나 경제성장률 이상의 신규출점 확대를 보장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조심스레 답변했다.

그는 "동반위에서 한달의 시간을 준 것은 양쪽의 주장이 다 일리가 있는 만큼 최적의 접점을 찾으라는 의미로 알고 있다"며 "제과협회 측이 보다 넓은 시각을 갖고 대화에 임한다면 파리바게뜨 역시 상생에 대한 진정성을 바탕으로 협상 타결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 본 기사는 < 머니위크 > (www.moneyweek.co.kr) 제26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머니투데이 이정흔기자 viva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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