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반 뜨자 '매장 난방' OFF 명동일대 상가 절전 숨바꼭질

입력 2013. 1. 8. 03:14 수정 2013. 1. 8.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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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내온도 20도' 단속 첫날

[동아일보]

"에너지 누수 꼼짝마"

정부의 에너지사용 제한조치가 시작된 7일 단속 공무원들이 서울 중구 명동 일대 상가를 점검하고 있다. 단속 대상은 실내 온도를 20도 이상으로 유지하거나 문을 열고 난방기를 가동하는 점포 등이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겨울 전력난 극복을 위해 정부가 지난달부터 에너지 사용 제한조치를 시행한 데 이어 7일부터 다음 달 22일까지 본격 단속에 들어갔다. 문을 열고 난방기를 가동하는 매장과 실내온도가 20도 이상인 매장 등이 단속 대상이다.

7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명동역 인근 매장 곳곳에서 고성이 터져 나왔다. 지식경제부와 서울시, 서울 중구청에서 나온 공무원들이 "실내 온도를 낮추라"며 온도계를 꺼내자 매장 주인들은 "우리는 단속 대상이 아니다"며 맞섰다.

문을 연 채 난방기를 가동하면 최대 3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되지만 상인 대부분은 손님들을 끌기 위해 출입구를 열고 있었다. 명동역에서 명동예술극장까지 300m 남짓한 거리에 10곳이 넘는 화장품, 신발 등 판매점이 매장 입구를 연 상태였다.

각종 편법이 동원되기도 했다. 문을 열고 영업하던 C 명품매장은 난방기가 꺼져 있었지만 실내 온도는 20도가 넘었다. 단속반 관계자는 "난방기를 쓰다 단속이 나오자 잠시 전원을 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현재 규정으로는 처벌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단속반은 이날 중구에서 3곳에 경고장을 발부했다. 문을 연 채 난방한 두 곳과 실내온도 20도 기준을 지키지 않은 한 곳이 경고장을 받았다.

그러나 포스코, SK에너지, 삼성전기와 같은 대형 제조업체들은 전력 피크시간대에 전력사용이 몰리지 않도록 생산라인 조업 시간이나 정비 일정을 조정했고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들도 절전에 동참했다. 대형마트들은 다음 달 22일까지 점심시간과 퇴근 전 1시간 동안 난방기를 틀지 않기로 했다.

그럼에도 상당수 기업은 '전력난은 우리 때문이 아니라 발전소 건설 지연 때문에 빚어졌고, 절전 조치를 이행하느라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와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대·중소기업 300곳을 대상으로 공동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 기업의 44.7%가 '절전 조치로 경영에 애로가 있다'고 대답했다. 어려움이 있다는 기업의 52.9%는 '공장 조업에 직접적인 지장이 있다'고 답했으며, 40.2%는 '직원 불편 등 간접적인 어려움을 겪는다'고 답했다. 6.9%는 '매출에 지장이 있다'고 밝혔다.

전력 위기의 원인에 대해 기업 4곳 중 3곳(74.0%)은 '발전소를 제때 충분히 짓지 않아서'라고 답했다. '값싼 요금 때문에 전기를 과소비했기 때문'이라고 답한 기업은 26.0%에 그쳤다. 설문에 참여한 자동차부품업체 관계자는 "에너지 사용 제한조치로 어쩔 수 없이 공장 가동을 줄였는데 그렇다고 매출 감소분만큼 제품 가격을 올릴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한 대기업 임원은 "정부가 전력 수요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결과로 초래된 전력 위기 탓에 산업계가 고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우선시해야 할 정책으로 기업 중 64.4%는 '원전 건설 등 공급능력 확충'이라고 답했다. 다음은 '전력수요 통제 강화'(15.7%), '전력 사용 및 송배전 효율화'(15.0%)였고, '전기요금을 인상해 전력 사용을 억제해야 한다'는 응답은 4.3%에 그쳤다.

장강명·박재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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