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철원 - 25.8도..소주병 '꽁꽁'·맥주병 '펑'





(철원=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3일 강원 철원의 아침 기온이 영하 25.8도까지 떨어지는 등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이면서 철원은 마치 '거대한 냉동고'처럼 종일 찬 기운이 감돌았다.
철원군 갈말읍의 한 주류 유통점에는 알코올 농도가 19.5도나 돼 웬만한 추위에는 얼지 않는 소주병이 하얗게 얼었다.
추위에 약한 맥주병은 얼음이 얼어 팽창하는 바람에 뚜껑이 열리고, 아예 밑바닥까지 터져 버린 것도 있었다.
강추위로 경유 차량 운전자들은 아침 출근길부터 시동이 걸리지 않아 애를 먹었다.
아침 기온이 거의 영하 30도까지 내려간 전방지역에서 시동이 걸리지 않는 차량이 속출, 카센터 등에 시동을 걸어달라는 전화가 쇄도했다.
자동차공업사에는 폭설에 강추위가 이어지면서 최근 빙판길 사고를 당한 차량이 몰렸다.
한파로 '한국의 나이애가라 폭포'로 불리는 한탄강의 직탕폭포는 거대한 빙벽으로 변했다.
물이 쉴 새 없이 낙하하는 바람에 좀처럼 얼지 않지만 워낙 기온이 내려가다 보니 폭포수까지 꽁꽁 얼어버린 것이다.
마을 뒤편으로 북한의 오성산이 손에 잡힐 듯 자리잡은 민간인 출입통제선 이북에 있는 동송읍 양지리.
주민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골목길은 한산했다.
주민 정영섭(60·동송읍 양지리) 씨는 "눈이 많이 내리고 강추위 때문에 마을 사람들이 대부분 방안에만 있다"고 귀띔했다.
한파로 농촌 주민들이 직면한 가장 큰 고통은 난방비 부담.
강추위에 치솟는 난방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주민들은 이른 아침부터 장작을 팼다.
주민 백종한(67·동송읍 양지리) 씨는 "올겨울 중 오늘이 최고 추운 날"이라면서 "일기예보가 철원 읍내를 중심으로 나오기 때문에 전방지역인 이곳은 영하 28~29도까지 기온이 내려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강추위가 계속되면 농가에서는 연료비 부담이 가장 크다"며 "이렇게 계속 추우면 상상 외로 연료비가 더 들어간다"고 말하면서 표정이 어두워졌다.
dm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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