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액줄에 발암 물질이? '충격'

김경원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2. 12. 31. 09:24 수정 2012. 12. 31.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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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에 치명적인 환경호르몬이자 발암 물질로 알려진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 첨가 의료용품이 국내에서 거의 사라졌지만, 수액주사를 맞을 때 사용하는 수액줄은 DEHP 첨가 제품이 100% 가깝게 사용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홍윤철 교수는 "DEHP는 생식 기형을 초래할 수 있고, 대사증후군 같은 질환을 유발하는 내분비계 교란 물질"이라며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료용품에 DEHP 무첨가 제품이 주로 쓰이게 됐는데, 수액줄만 예외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플라스틱 제품을 유연하게 해주는 DEHP는 미국암학회가 지정한 발암 위험 물질이다. 또 천식과 남성 불임, 유산, 조산, 유방 조기 성숙 등을 초래하는 물질로 보고된 적도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혈액백과 수액백에 DEHP를 첨가하지 못하게 규정한 바 있다. 이후 환경부가 국내 의료기관에 실태조사를 벌였더니, DEHP 첨가 수액백은 근절됐다. 그러나 수액주사나 피주사를 놓는데 사용하는 수액줄은 여전히 쓰이고 있다.

수액줄은 아무 문제가 없으니 애매하게 둔 것이겠지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지난해 순천향대와 중앙대 공동 연구팀이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공동 연구팀은 경기도 부천에서 DEHP 첨가 수액줄을 이용해 혈관주사를 맞은 임신부 32명의 소변을 채취했는데, 32명 모두에게 DEHP가 검출됐다. 혈액이 신장에서 걸러져 소변이 나온 것이기 때문에, 혈액을 통해 임신부 뿐만 아니라 태아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홍윤철 교수는 "DEHP 첨가 수액백이 인체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처럼 DEHP 첨가 수액줄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국내에 유통되는 DEHP 무첨가 수액줄이 없는 것도 아니다. 메디라인액티브코리아가 미국 바스프(BASF)사와 제휴, DEHP 무첨가 수액줄 인퓨그린을 판매하고 있지만, 병원에서 DEHP 무첨가 수액줄을 사용하는 비율은 아주 미미하다. 홍 교수는 "DEHP 무첨가 수액줄의 값이 DEHP 첨가 수액줄의 2배에 가깝기 때문"이라며 "DEHP 무첨가 수액줄은 대부분의 환자에게 보험이 안 된다"고 말했다. 현재는 1세 미만이나 중환자실에 입원할 수준의 중증 환자 등 극히 일부 환자에게만 보험이 적용되고 있다. 유럽은 다음달부터 DEHP 첨가 수액줄 사용을 전면 금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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