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충무로③] '주연들아 비켜라' 준비된 조연들의 반란

여경진 기자 2012. 12. 21.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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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균 곽도원 류승룡 마동석 조정석

[티브이데일리 여경진 기자] 철학자 에터미는 "노력이 기회를 만나면 운이 된다"고 말했다. 이는 곧 노력하는 자가 기회를 얻을 수 있고, 기회가 운을 만들어낸다는 뜻이다.

2012년에는 유독 준비된 조연들의 약진이 도드라졌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이하 '범죄와의 전쟁')의 김성균과 곽도원, '범죄와의 전쟁'과 '이웃사람'의 마동석, '내 아내의 모든 것'과 '광해, 왕이 된 남자'(이하 '광해')의 류승룡, '건축학 개론'의 조정석 등이 바로 오랜 노력이 기회를 만나 운이 된 배우들이다.

◆ 김성균, 영화 '추격자' 하정우를 잇는 새로운 악역의 탄생

영화 '범죄와의 전쟁'에서 최민식을 꼼짝 못하게 만들었던, 미친 존재감을 드러내던 단발머리 박창우 역의 김성균은 33살에 영화계에 데뷔한 늦깎이 신인이다. 하지만 알고보면 이 남자, 지난 2006년 연극 '서스펜스 햄릿'으로 연극배우로서의 첫 발을 내딛은 후 16편의 작품을 해온 베테랑 배우다.

김성균은 오랜 기간 연극무대에서 다져온 연기력을 바탕으로 스크린 데뷔작 '범죄와의 전쟁'에서 468만 관객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을 수 있었다. 조직의 2인자로서 보스 하정우를 훌륭하게 보필하며 때론 최민식에게 난폭한 폭력을 휘두르는 카리스마 있는 표정과 행동이 단숨에 관객들을 사로잡은 것. 그리고 이를 발판 삼아 단숨에 영화 '이웃사람'의 주연을 꿰차는 쾌거를 거뒀다.

'이웃사람'에서 김성균은 잔인한 연쇄살인범을 연기했다. 그는 한 아파트에 사는 여중생은 물론 관리원까지 아무 이유 없이 참혹하게 죽이면서 일말의 죄책감도 갖지 않는 냉혹한 살인마를 연기해내 악역으로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이에 김성균은 백상 예술대상으로 시작, 대종상을 비롯해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에서 신인 남우상을 받으며 4관왕에 올라 괴물신인이 탄생했음을 알렸다.

◆ 곽도원, 조폭보다 더 조폭 같은 악질 검사

곽도원이 영화 '범죄와의 전쟁'에 출연했을 때 그의 이름을 아는 관객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날렵한 눈빛의 악질 검사 조범식을 완벽히 연기한 곽도원의 도약은 그때부터 시작됐다.

18살 때 교회누나를 따라 연극을 본 후 연기를 시작했다는 곽도원은 연극사관학교로 통하는 밀양의 연희단 거리패에서 하루 세 개의 대본을 소화하는 등 고된 트레이닝을 통해 연극배우로서의 길을 걸어왔다. 그 후 영화판에도 끊임없이 문을 두드렸으나 기회는 쉽사리 주어지지 않았다.

이후 2012년 영화 '러브픽션' 황감독 역으로 관객들에게 얼굴을 알린 곽도원은 '범죄와의 전쟁'의 검사 조범식 역을 맡으며 그의 이름 석 자를 비로소 각인시켰다. 이로 인해 곽도원은 연기 인생 20년만에 처음으로 청룡영화제 남우주연상 후보에 노미네이트 되는 기쁨을 맛봤다.

또한 곽도원은 SBS '유령'에서 미친소 권혁주 팀장을 맡으면서 연극에서 다져진 선 굵은 연기가 드라마에선 다소 부담스럽지 않을까란 우려를 말끔히 불식시키며 미친 존재감을 발산했다. 현재 곽도원은 2013년 개봉 예정인 영화 '분노의 윤리학'에 주연으로 이름을 올렸고, 영화 '더 독'에도 주연으로 캐스팅 돼 향후 연기 인생에 대한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 마동석, 아무리 못되고 지질해도 어색한 웃음이 매력적인 남자

마동석을 보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있다. 험악한 건달이거나 강력반 형사, 혹은 험상궂은 얼굴 속 순박한 청년. 이렇게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하며 무식한 트러블 메이커('인사동 스캔들'), 스토커인지 바보인지 모를 보이지 않는 영웅('심야의 FM'), 강력반 형사('부당거래'), 의리 없는 양아치('통증') 등으로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어 왔다.

그리고 그는 2012년 '범죄와의 전쟁'에서 최민식의 매제로 등장해 남자들 특유의 허세 넘치는 모습을 맛깔나게 보여주며 상남자 이면의 지질하고 코믹한 마동석만의 캐릭터를 완성했다.

이후 '이웃사람'의 주연을 맡아 스크린 속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동시에 코믹한 모습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또 지난 19일에 개봉된 영화 '반창꼬'에서도 감초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웃음 파트를 담당해 지루해질 수 있는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또한 마동석은 2013년 개봉 예정인 영화 '노리개'의 주연을 맡아 조연 배우에서 주연 배우로 성장했음을 공고히 했다.

◆ 류승룡, 이젠 조연 아닌 주연. 충무로의 미친 존재감

서울예술대학 연극과를 졸업한 류승룡은 약 20여년을 연극과 뮤지컬을 하며 연기의 기본을 탄탄히 다졌다. 오랜 연극판에서의 경험은 류승룡을 명품 조연으로 빛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줬다.

영화 '고지전'의 인민군 중대장 현정윤, 영화 '최종병기 활'의 쥬신타 등 굵직굵직한 역할에 완벽히 녹아들며 명품 조연의 입지를 다진 류승룡은 올해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과 '광해'를 통해 주연이라고 해도 무색하리만큼 스크린 속 커다란 존재감을 보였다.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 전설의 카사노바 장성기를 맡은 류승룡은 진지함과 코믹함을 오가며 자칫 변태스러워 보일 수 있는 배역을 맛깔나게 연기해 '역시 류승룡'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이후 그는 '광해'의 킹메이커 허균으로 분해 이병헌과 한 프레임 안에 있으면서도 무게중심을 잘 잡으며 근엄하면서도 인간적인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했다.

그리고 이 같은 활약을 증명하듯 올해 대종상, 청룡영화상에서 남우조연상 2관왕에 오르며 명품배우의 입지를 탄탄히 다졌다. 또한 2013년 1월 개봉 예정인 영화 '7번방의 기적'과 최민식과 어깨를 나란히 할 영화 '명량 - 회오리바람'의 주연을 맡아 관객들을 만날 채비에 나섰다.

◆조정석, 주연보다 더 생각나는 신인 아닌 신인

올해 영화계 최고의 유행어 한 가지를 꼽으라면 단연 영화 '건축학 개론' 납뜩이의 "어떡하지 너?"일 것이다.

2012년 영화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조정석은 이미 잘 알려진대로 2004년 뮤지컬계에 데뷔해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자타공인 뮤지컬 스타다. 그런 그가 '건축학 개론'의 납뜩이로 변신해 410만 명의 관객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비록 비중은 적었지만 납뜩이 조정석의 활약은 '건축학 개론'에서 단연 돋보였다.

이 뿐만이 아니다. 조정석은 MBC '더 킹 투하츠'에서 과묵하지만 매력적인 장교 은시경을 맡아 감동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이후 조정석은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청룡영화상에서 남우신인상을 수상하며 대형 신인 스타의 탄생을 알렸다. 코믹과 진지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조정석이 2013년 개봉할 영화 '관상'에서는 어떤 연기 변신을 보여줄 지 기대를 모은다.

[티브이데일리 여경진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영화 스틸컷, 티브이데일리DB]

곽도원| 김성균| 류승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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