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골절주의보

입력 2012. 12. 21. 09:35 수정 2012. 12. 21.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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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판길에 휘청, 스키장에서 꽈당. 유독 골절 환자가 속출하는 계절 겨울이다. 방심하다 일 키우지 말고 제때 치료해 뼈 건강을 지키자.

◆ 겨울은 골절의 계절?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거리에서 봉산탈춤을 추고, 무릎을 꿇게 하는 계절이 왔다.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면 정형외과는 골절 환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겨울철 골절은 대부분 빙판길에서 넘어져 생긴다. 날씨가 추워 외출을 자제하다 보니 운동량이 부족해 관절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하체 근육이 감소하면서 작은 사고에도 큰 부상을 입는 경우도 의외로 많다. 반대로 활동적인 사람들은 스키, 스노보드 등 겨울 스포츠를 즐기다 다치는 일이 빈번하다.

사실 젊은 사람은 골절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적절한 치료만 받으면 원상복귀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장기, 특히 초등학생 미만의 어린이나 노인에게는 큰 문제로 발전하기도 한다. 어린이의 관절에는 뼈를 자라게 하는 성장판이 있는데, 뼈가 가늘고 신축성이 있어 골절 시 종종 성장판이 손상되기도 한다. 성장판을 다치면 뼈 성장에 장애가 일어나 전체적인 길이가 짧아지거나 한쪽으로 휘게 된다. 일반적으로 소아 골절 중 15~30%는 성장판 손상을 일으키는데, 이 가운데 1~10%는 후유증으로 성장 장애, 사지 변형 등의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문제는 외관상으로는 성장판 손상을 진단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X-ray 검사만으로도 쉽게 판별할 수 있지만, 어린이는 성인보다 의사소통이 어렵고 손상 경위 등을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어 초기 손상을 간과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만일 다친 관절 부위가 한쪽으로 휘거나 관절 부위에서 단단한 멍울이 만져진다면 성장판 손상으로 인해 성장 장애가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때는 최대한 빠른 시간에 손상된 성장판이 정확한 위치에 자리 잡게 한 후 단단히 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행히 부상을 당했을 때 바로 병원을 찾거나 아픔을 느끼는 즉시 치료를 받으면 거의 완치가 되므로 심각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노인들은 골밀도가 낮아 뼈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 상태라 길에서 미끄러지는 작은 충격에도 뼈가 부러지기 쉽다. 그래서 척추의 모양이 납작해진 것처럼 변형되는 척추 압박 골절과 허벅지와 골반 사이의 관절에 금이 가거나 부러지는 고관절 골절이 노년층에 유독 많은 것이다. 하지만 많은 노인이 아픈 것을 참거나, 부상 정도를 경미하게 여겨 찜질을 하거나 침만 맞다가 화를 부르기도 한다. 고관절 골절은 방치 시 합병증으로 1년 이내에 사망할 확률이 20%에 달하고, 척추 압박 골절 역시 치료 시기를 놓치면 원상태로 복원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척추 변형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척추 압박 골절은 간단한 시술만으로도 통증이 거의 없고, 찌그러진 척추 뼈를 원상태로 복원시킬 수 있다. 고관절은 체중 대부분이 전달되는 곳이기 때문에 나사못으로 골절 부위를 고정하거나, 필요에 따라 인공 관절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 넘어졌다고 다 골절은 아니야!

빙판길에 넘어져 다리나 손목이 아프면 다 골절일까? 꼭 병원에 가야 할까? 그렇지 않다. 넘어진 부위가 욱신거리거나 움직일 수 없도록 아파도 타박상이거나 염좌에 그칠 수도 있다. 타박상과 염좌, 골절은 증상은 비슷하지만 상해 정도는 완전히 다르다. 타박상은 찢어지지 않은 피부 표면 아래 눈에 띄게 푸르거나 보라색 반점이 생기는 것으로 보통 '멍'이라고도 한다. 염좌는 관절이 운동 범위를 벗어나 심하게 움직여서 관절을 지탱하는 인대의 섬유가 늘어나거나 찢어진 상태를 말한다.

보통 '삐었다'고 표현하는 것이 바로 염좌다. 골절은 외부의 물리적 충격이나 압박으로 뼈의 연속성이 파괴되는 것으로 뼈가 '부러지는 것'을 의미한다. 심한 정도로 나누면 골절이 가장 심하고 그 다음이 염좌, 타박상 순이다. 내부에 있는 뼈가 부러지는 정도가 되면 염좌와 타박상은 당연히 동반되고, 염좌가 생기면 필연적으로 타박상이 일어난다. 따라서 골절 여부를 판단한 뒤 염좌인지 타박상인지를 구분하면 되겠다. 골절의 가장 일반적인 증상으로는 누르면 아픈 압통, 가만히 있어도 아픈 통증, 움직일 때 뼈를 비비는 것 같은 느낌, 골절된 부위를 쓸 수 없게 되는 것 등이 있다.

가볍게 넘어졌다면 무조건 병원에 갈 필요는 없지만, 많은 사람이 넘어지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병을 키우므로 주의해야 한다. 넘어진 후 적당한 휴식과 함께 손상 부위를 고정한 뒤 자신의 심장보다 높이 올리고, 조금 부었을 때는 얼음찜질을 하거나 안정을 취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통증이 며칠째 지속된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손상 정도를 파악하는 것이 좋다. 골절 치료는 크게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 2가지로 진행된다. 비수술적 치료 중 골절되어 어긋난 뼈를 바로 맞추는 것을 정복이라고 하는데, 골절 후 6~12시간이 경과하면 부종이 증가하므로 정복은 조기에 시행할수록 좋다. 또 흔히 많이 하는 팔걸이나 목발을 이용한 '고정' 방법이 있다. 일명 '반 깁스'라고 불리는 석고 부목, '통 깁스'라 불리는 석고 붕대 고정이 그것이며, 보조기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수술적 치료는 외고정, 내고정 방법으로 나뉜다. 외고정 방법은 골절부 상하에 핀을 삽입한 후 외부에서 석고 붕대 고정이나 금속기기를 이용해 골절을 고정하는 것이고, 내고정은 골절 부위를 정복하고 여러 가지 기구를 이용해 골절의 고정을 이루는 방법이다. 적절한 치료로 골절이 아물어 다 붙은 후에는 재활 치료가 이루어진다.

◆ 골절 예방, 외출 전 10분이면 충분해!

전날 눈이나 비가 내려 곳곳에 빙판이 생긴 날은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한다. 꼭 나가야 한다면 스트레칭을 통해 미리 몸을 풀어주도록 한다. 으쓱거리듯 어깨를 들썩이면 상체의 근육이 이완되고, 다리를 쭉 펴고 바닥에 앉은 상태에서 몸을 반으로 접어 손으로 발바닥을 잡는 동작을 15회 정도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골절 사고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패딩이나 두꺼운 코트를 입어 보온에 신경을 쓰는 것도 골절을 막는 좋은 습관이다. 몸이 따뜻하면 근육과 인대가 이완돼 그만큼 다칠 위험이 줄어든다. 특히 스포츠를 즐기기 전에는 스트레칭을 꼼꼼히 실행한다.

진행:김지덕 기자 | 사진:이봉철 | 도움말:부산 힘찬병원 정용욱 과장(정형외과 전문의, 1577-9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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