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라돌이' 정명옥, "텔레토비 복장에 정치를? 난감했다"(인터뷰)

이지현 2012. 12. 18.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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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이지현 기자] '여의도 텔레토비' 구라돌이 정명옥, 신랄하게 욕을 내뱉는 모습이 익숙하지만 실제로는 낯을 가리는 조심스러운 면모를 보였다. 최근 사람들이 많이 알아본다며 웃는 소탈함과 함께 꿈은 무조건 높게 가져야 한다는 대범함을 드러냈다. '개그'를 넘어 '배우'를 꿈꾸고 있다는 그는 기대감에 부푼 모습이었다.

'여의도 텔레토비' 이 정도 일줄 몰랐다

처음부터 '구라돌이'는 아니었다. 확실한 캐릭터 구도가 갖춰지기 전까진 '화나' 등 다른 역할을 맡기도 했다. 하지만 '여의도 텔레토비'가 tvN 'SNL코리아'의 간판 코너로 자리매김하면서 '구라돌이'는 오로지 정명옥 만의 캐릭터가 됐다. 사람들은 한주간 정치권의 이슈를 '여의도 텔레토비'로 마무리 했다. 코너에 대한 자부심이 생기는 게 당연하다.

"마니아층으로 시작했는데 점점 공감 층이 늘어났어요. 대중의 관심을 받기 시작하니까 저도 모르게 코너에 대한 자부심이 더 커졌어요. 특히 '여의도 텔레토비'를 통해 정치와 대선 후보들의 공약에 관심을 갖고, 투표하려는 마음이 생겼다는 자체가 뿌듯한 일이죠."

"솔직히 이렇게까지 화제가 될 줄은 몰랐어요. 처음엔 정치 얘기인데 텔레토비 옷을 입으라고 해서 난감했거든요. 감독님도 '귀엽지만 가볍지 않고 무게 있게'라고만 말씀해 주셔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죠. 그런데 틀이 잡혀가면서 반응이 오니까 '파장이 있구나'라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어요."

이정희 전 후보 연기, '진정성' 갖고 임해

'구라돌이'는 통합진보당 이정희 전 후보를 캐릭터화 했다. 구라돌이의 존재감은 대선에 가까워질수록 커졌다. 덩달아 분량도 많아졌다. "사실 감정이입해 연기를 하다보니 이 후보님의 편이 됐다는 것보다는 인간적인 면을 보게 됐어요. 비록 마지막에 사퇴를 하셨지만 자신의 심지를 지키는 모습은 배워야 할 부분이다 생각했어요."

후반에 생긴 코너 '베이비시터 면접'에서도 이정희 전 후보가 등장한다. 하지만 여기서는 정명옥이 아닌 김슬기가 연기한다. 한 캐릭터를 왜 나눠서 연기했을까. 정명옥은 김슬기와 자신은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감독님이 비주얼은 저인데, 말투는 (김)슬기가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하셨어요. 또 센 모습을 원했는데 제가 둥글둥글 선한 인상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때 순간 '슬기도 선한데?'라고 생각하며 웃었죠. 근데 제가 봐도 슬기가 야무지게 말하는 게 이 후보님과 흡사해서 결과적으로는 좋은 결정이었다고 생각해요."

정치 풍자, 자칫 논란을 일으킬 수도 있는 민감한 부분이다. 그래서 더욱 질문을 많이 한다. 동료 배우들과 의견을 나누고 서로 조언을 해준다. 또한 장난 식으로 보이지 않기 위해 마인드 컨트롤을 하고, 매순간 진정성을 갖고 임한다.

"귀찮도록 많이 물어보는 편이에요. '문제니' 김민교 오빠, '앰비' 김원해 선배님과 가장 편하게 의견을 나눠요. 민교 오빠 같은 경우는 딱 부러지게 답해주는 반면 김원해 선배님은 항상 '진정성을 갖고 해봐' 하세요. 선배님의 말이 정답인 것 같아요. 진정성을 갖지 않고 하면 그냥 개그 밖에 안 되니까요."

애매한 얼굴, 예뻐보일까 걱정

'SNL코리아'를 통해 다양한 캐릭터를 접했다. 특히 기존에 아무 대사도 없었던 역할, '슈퍼스타K' 티걸에 애드리브를 넣어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여기서 내가 뭘 할 수 있을까'라고 끊임없이 고민하던 중 재미있는 그림이 탄생한 것이다.

"대사 없이 가만히 앉아서 티셔츠만 나눠주니까 굉장히 뻘쭘했어요. 그래서 애드리브를 던졌는데, 선배님들도 잘 받아쳐주셨죠. 당시 가발도 일부러 조금 안 어울리는 '붕' 뜨는 느낌으로 골라 착용했어요. 티걸을 하면서 제작진에게 플러스 점수를 받은 것 같아요."

"사실 제가 얼굴이 애매해서 연기할 때 실제로 예뻐 보일까봐 걱정을 많이 해요. 다양한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웃긴 장면에서는 밋밋함 때문에 단점이 될 수가 있거든요. 그런데 신동엽 선배님이 '왜 그런 걱정을 하느냐, 네가 걱정할게 아니다'라고 말해주더군요.(웃음)"

네티즌들 사이에서 '욕 찰지게 하는 배우'로 불리기도 한다. '구라돌이'는 물론, '욕쟁이 할머니'를 맡았을 때 역시 욕을 참 쫄깃쫄깃(?)하게 내뱉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에 대해 욕은 평소에 애정 표현으로 자주 하는 편이라며 웃어 보인다.

"한 번은 박명수 선배님이 회식자리에서 욕을 해보라고 했어요. 그래서 처음엔 살짝 했는데 마음에 안 들어 하셔서 좀 더(?) 했더니 '그렇지. 이 정도는 해야지'라면서 웃으셨어요."

최종 목표는 '여자 임창정'

'SNL코리아'시즌2부터 참여했다. 기존에 해왔던 개그 호흡과 달리 'SNL'에는 정극도 개그도 아닌 미묘한 호흡이 존재한다. 초반에는 적응하기 어려웠지만 점차 익숙해졌다. 덕분에 '연기자'라는 최종 꿈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게 됐다.

"결론적으로는 연기가 하고 싶어요. 나이가 더 들었을 때 말이죠. 'SNL'은 연기자의 길로 나아가기 위한 배움의 터 같아요. 개그와는 또 다른 부분을 채워나갈 수 있는 곳이죠. 연기 뿐만 아니라 사람들을 대하는 법도 배우게 됐어요. 제 자신을 훈련시킴으로써 마음적으로 정말 많이 단단해졌어요."

욕심이 많아 보일 수 있지만 꿈을 크게 갖는다. 그래야 중간에라도 도달할 수 있으니까. 스스로 세워 놓은 계획을 차근차근 밝히는 그의 눈빛에는 열정이 가득하다.

"30대 중반부터 감초 역할 같은 톡톡 튀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40~50대에는 진정성 있는 연기를 하고 싶고요. 이미지를 확 변신하는 것보다는 여자 임창정으로 색깔, 개성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이지현 기자 dlwusl0201@tvreport.co.kr사진=문수지 기자 suji@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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