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PD들은 지상파를 떠나 무엇을 얻나

최인경 기자 2012. 12. 5.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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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PD들이 지상파를 떠나고 있다

KBS 예능 '1박2일'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나영석PD가 CJ E&M으로 이적한다. 그간 끊임없이 돌고 돌았던 이적설에 강력히 부인했던 나영석PD는 결국 CJ E&M으로 새둥지를 틀 것을 결정, 앞서 CJ E&M에 둥지를 튼 이명한PD, 이우정 작가 등과 다시금 합을 맞춰 새로운 '도전'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같은 나영석PD의 결정에 KBS는 적잖이 충격에 빠진 듯 하다. 앞서 지난 1월 그간의 공을 인정받은 나PD는 기존보다 한 직급 높은 2직급 차장으로 승진했고, 이후 책 집필과 휴식기에 접어들었던 그는 지난 10월 파일럿 프로그램 '인간의 조건' 연출에 참여했다. 이 공백기 동안 수차례 이적설이 돌았지만 나PD는 이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한 바 있다.

몸담았던 둥지를 떠나 케이블, 종편 등으로 거취를 옮긴 PD는 나영석 뿐만이 아니다. 앞서 '해피선데이', '스타골든벨' 등을 연출했던 KBS의 이명한CP는 나영석에 앞서 CJ E&M으로 거취를 옮겨 '더 로맨틱', '세 얼간이', '코미디 빅리그' 등의 프로그램을 연출하고 있으며 '남자의 자격'을 연출했던 신원호PD역시 CJ E&M으로 이적해 '응답하라 1997'이라는 드라마를 히트시킨 바 있다.

또한 KBS '개그콘서트'를 이끌어 온 김석현PD 역시 CJ E&M으로 이적해 '코미디 빅리그'의 전 시즌을 연출하고 있다. 현재 지상파 3사 개그맨들을 모두 불러 모으며 색다른 공개코미디를 만들어나가고 있는 '코미디 빅리그'는 과거 '개그콘서트'에 몸담았던 김석현PD를 믿고 따라온 개그맨들의 수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MBC도 예외는 아니다. MBC 예능극 부장의 자리를 지내며 '강호동의 천생연분', '무한도전', '무릎팍도사' 등을 연출했던 여운혁CP는 종합편성채널인 JTBC로 이적해 '닥터의 승부', '신화방송' 등을 연출하고 있다.

이처럼 오랜 기간 동안 몸담았던 지상파를 떠나 하나 둘 거취를 옮기고 있는 스타PD들은 가장 큰 이적이유로 '새로운 도전'을 꼽는다. 그도 그럴 것이, 가장 많은 스타PD들이 이적을 결심하는 CJ E&M은 tvN, 올리브, 온스타일, XTM 등 케이블채널을 소유하고 있는 PP(프로그램 공급) 회사로 많은 채널들에 방송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 따라서 이들의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장'이 기존 지상파 방송보다 넓다면 넓은 것이다.

적지 않은 이적료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거대한 자본을 소유하고 있는 CJ E&M이나 종합편성채널들은 현재 지상파가 소유하고 있는 스타PD들의 역량이 절실하기에, 이들을 향한 투자에도 그만큼 적극적이다. 따라서 정확한 액수는 파악되지 않지만 이들의 이적을 두고 거액의 액수가 거론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나영석PD가 그랬듯, 이미 터를 닦아놓은 이들이 내보인 다양한 결과물과 눈에 보이는 성공 또한 이적을 결심하는 이들에겐 가장 현실적인 이유가 되기도 한다. 앞서 KBS에서 예능PD의 길을 걸었지만 '응답하라 1997'이라는 드라마로 대박을 터뜨린 신원호PD나 '더 로맨틱', '세 얼간이' 등 기존의 것과는 조금 다른 신개념 프로그램들을 내놓고 있는 이명한PD는 현재 지상파 안에서 다소 갇힌 도전을 이어나가는 이들에게 신선한 자극제가 될 수 있는 것.

하지만 분명 한계점도 존재한다. 아무리 이들이 다양한 끼를 내보일 수 있다 한들 지상파와 케이블, 종편간의 벽은 아직 높기만 하다. 대표적인 예로 아직까지 케이블 채널의 시청률은 10%를 넘기기 힘들며, 종편은 1%만 넘겨도 '대박'이라는 말이 나오는 수준. 따라서 이들이 시청자들에게 다가가기 어려운 지금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날개를 펼 수 있을지 또한 주목할 만한 관전 포인트다.

과연, 나영석PD는 고심 끝에 결정한 새 둥지에서 과거 국민 예능 '1박2일'을 만들어냈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까. 도전을 위해 보장된 삶을 포기한 그의 과감함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최인경 기자 idsoft3@reviewsta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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