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책방 - 만화로 읽는 우리네 인생사

2012. 11. 28.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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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만화책, 좋아하시나요? 로맨스 가득한 순정만화나

영웅들의 삶을 그린 액션만화처럼 재미있게 봤던 책들이 떠오르실 텐데요.

최근에는 그림은 가볍지만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은

'생각하는 만화'들이 늘고 있습니다.

오늘 꿈꾸는 책방에서 삶의 지혜를 알려 주는 그 만화들을 만나보시죠.

선민지 문화캐스터입니다.

[리포트]

드라마 같은 사연 하나쯤 없는 집이 있을까요?

한 작가가 집안 어른들의 이야기와 자신의 기억을 모아

만화를 그리기 위한 7년간의 여정을 시작합니다.

이렇게 탄생한 만화 '정가네 소사'에는

저자의 조부모이고 부모였던 사람들이

나름의 인생을 살아갔던 모습이

담담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인터뷰: 정용연 / '정가네 소사' 지은이

"누구나 저마다의 역사가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어요.

저희 할아버지, 할머니, 어머니, 동생 이들 모두 역사의 주인공이죠.

이들 모두 한국 근현대사를 살아가는 사람들이고,

우리의 일상이 그냥 일상이 아니고

역사와 맞물려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식민지 시대, 금광의 일확천금을 꿈꾸다

재산을 탕진한 외할아버지.

가난했던 형편 때문에 배우지 못하고

무면허 의사를 하다 잡혀간 아버지.

빨치산이 된 당숙 때문에 사관학교에 합격하지 못한 형.

정씨네 집안의 작은 역사는

마치 한국의 근현대사를 보는 것 같은데요.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만화이지만

기록되지 못한 우리네 소소한 삶도

역사의 엄연한 한 줄기임을 깨닫게 합니다.

만화가 어른들 몰래 보던 나쁜 책으로

인식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만화를 통해

이렇게 역사를 공부하기도 하고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받기도 하는데요.

이번에는 인생의 지혜를 알려주는 만화를 읽어봅니다.

만화가인 주인공이 오래 전에 잊힌 또 다른 만화가,

잭 캘로웨이의 흔적을 찾아가는

'약해지지만 않는다면 괜찮은 인생이야'

탐정이 된 것처럼 날카로운 추리를 펼치는

주인공의 다양한 에피소드가

아기자기한 재미를 주는데요.

잭 캘로웨이의 흔적을 밟던 주인공은

마침내 좋지 않은 결과들로 삶을 마감한

그의 마지막을 만나게 됩니다.

만화를 포기하게 됐고 삶은 비참해졌지만

그런 시련에 수긍하며 행복한 삶을 살았다는

잭 캘로웨이.

저자는 자신의 경험과도 같은 이 만화를 통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걸까요?

인터뷰: 최세희 / '약해지지만 않는다면 괜찮은 인생이야' 옮긴이

"(지금은) 성공 아니면 실패, 이렇게 이분법적으로

삶의 가치를 매김 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그렇지 않고 성공이나 실패를 넘어서

그리고 심지어 자신이 진정으로 다해서 추구했던

꿈을 이루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그 삶 너머에도 또 다른 삶이 존재하고 그 나름대로의 기쁨,

그 나름대로의 가치가 존재한다는 점을

이 작가는 말하고 있는 것 같아요."

만화를 통해 들여다본 세상, 어떠세요?

책 속 가득 살아 움직이는 만화가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꿈꾸는 책방, 선민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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