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현상 이제야 밝힌다, 뱀파이어 L의 비밀(인터뷰1)

이수아 2012. 11. 26.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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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이수아 기자] '2주 만에 10kg 빼기', '복분자 원액 2병 마시고 폭풍설사', '쇠사슬에 묶여 24시간 누워있기'. '화성인 바이러스' 출연자 얘기가 아니다. 배우 권현상이 '뱀파이어검사 시즌2'에서 겪은 실화다.

최근 종영한 OCN 드라마 '뱀파이어검사2 시즌2'(이하 뱀검2). '뱀파이어 검사' 민태연(연정훈)이 자신의 힘을 이용해 사회악을 물리치는 내용을 그린 수사물이다. 시즌2는 베테랑 부검의 조정현(이경영)과 뱀파이어 L(권현상)이 새로 등장했다. 권현상은 주인공이 아니었다. 하지만 존재감은 그 누구보다도 빛났다.

김재중 출연설 부담, 'L'(엘)은 고생의 연속

권현상은 부담감을 안고 '뱀검2'를 시작했다. JYJ 김재중이 L로 등장한다는 소문이 돌았기 때문이다. 방송 전 예고편 티저영상에 등장하는 L은 김재중과 모습이 흡사했다. '뱀파이어검사 시즌2 김재중'이라는 검색어가 포털사이트에 등록될 정도였다.

"김재중 씨라는 소문이 많이 돌았죠. 제가 미리 캐스팅된 상태였지만 L이 등장하는 5회 전까지 밝힐 수 없었죠. 톱스타가 거론된 역이라 굉장히 부담스러웠어요. 티저에 나오는 L은 제가 아닌 건 맞아요. 영화 촬영 때문에 스케줄이 안 맞아서 다른 분이 대신 찍었어요."

L은 정의감에 불타는 민태연과 180도 다른 뱀파이어다. 죽은 피만 마시는 민태연과 달리 살아있는 인간의 피를 갈구하는 욕망을 그대로 분출했다. 성적 매력이 두드러진 뱀파이어이기도 했다. 순진하면서도 섹시한 눈빛으로 사람을 현혹하고 이내 광기어린 뱀파이어로 돌변했다. 탄탄한 상체를 드러내고 병에 담긴 피를 마시는 L에 여성팬들은 열광했다.

"그 피는 사실 복분자 원액이에요. 촬영 당시 2병을 마셨어요. 그 다음이요? 폭풍 설사. 아주 진한 원액이라 그런지 먹고 난 후 배가 아프더라고요. 보기에는 멋진 장면이었지만 저는 설사 때문에 고생했죠."

'폭풍설사'가 끝이 아니다. 권현상은 '뱀검2' 첫 촬영부터 말 그대로 개고생을 했다. 극중 L은 뱀파이어가 되기 전 비밀연구소에서 온갖 고문을 당했다. 그 장면에는 많은 비화가 숨어있다.

"첫 촬영이었어요. 부산에서 밤을 새우면서 찍었어요. 먼지가 많은 지하벙커였죠. 처음에는 묶여서 누워있었어요. 진짜 쇠사슬에 묶인 터라 온몸에 멍이 들었어요. 지저분한 가발을 쓰고 눈에는 빨간 렌즈, 얼굴은 가면을 낀 채로 24시간가량 찍었어요. 가면 때문에 코가 눌려서 아팠어요. 그 상태로 식당에 가서 밥도 먹었어요. 아는 지인의 가게라 다행이었죠. 모르는 가게로 갔으면 괴물이라고 놀림당했을거에요."

섹시한 L,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다

'뱀검2'의 이승훈 PD는 "시즌1가 연정훈이었다면 시즌2는 나쁜 뱀파이어 권현상의 매력으로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평했다. 그만큼 권현상의 임무는 막중했다. L은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섹시한 늑대 제이콥의 느낌을 물씬 풍겼다. '뱀검2'가 권현상에게 요구한 것도 '날렵하고 섹시한 뱀파이어'였다. 권현상은 2주 만에 10kg 가까이 감량하고 촬영에 임했다.

"전작인 MBC '더킹투하츠' 끝나고 살이 쪘어요. 연이어 출연한 영화 '강철대오'에서 많이 먹어서 살은 더 쪘죠. '뱀검2' PD님은 '마르고 샤프한 L'을 원하셨어요. 단기간에 빼야 해서 정말 심하게 다이어트를 했죠. 급하게 뺀 살이라 그런지 작품 끝나고 나니 금방 다시 돌아오던데요?"

권현상은 '뱀검2'의 캐스팅 제안이 기뻤다. 뱀파이어는 배우가 평생에 한 번 해볼까 말까 하다. 그만큼 희소성이 강한 캐릭터다. 독특한 역이라 많은 배우가 탐내지만, 연기는 쉽지 않다. 권현상은 뱀파이어의 힘을 드러낼 때마다 빨간 눈으로 변하는 과정이 힘겨웠다. 치고 박는 액션신도 만만치 않았다.

"'뱀파이어와의 인터뷰'(톰 크루즈 주연작)를 재미있게 봐서 기대했죠. 막상 연기해보니 보통 일이 아니었어요. 특히 렌즈 때문에 고생했어요. 눈에 뭔가를 넣는다는 것에 대해 공포심이 있어서 힘들었어요. 송곳니를 드러내고 으르렁대는 연기도 어색해서 혼났어요. 영화 촬영 때문에 무술연습을 못해서 액션신도 힘들었죠. 다행히 정훈이 형이 많이 리드해줘서 액션신을 무사히 찍을 수 있었어요."

L은 매력적인 뱀파이어였지만 욕도 많이 먹었다. 마지막회에서 일본 여배우 요시타카 유리코(점성술사 루나 역)을 죽이는 장면에 많은 시청자가 원성을 보냈다. 루나는 L에게 목을 잡힌 상태로 들어올려졌고, 목을 물려 죽었다.

"와이어로 유리코 씨를 위로 띄우고 제가 손으로 목을 눌렀죠. 여배우인데다가 말이 안 통하는 외국인이라 조심스러웠죠. 감독님이 '꽉 잡아야 상대방도 느낌이 와서 제대로 연기한다'라고 하셔서 세게 했어요. 유리코 씨가 잘 참아줘서 NG 없이 촬영을 마쳤어요."

그도 몰랐던 L의 정체, 연정훈-이경영 덕봤다

시청자들은 마지막회를 보고 L 때문에 '멘붕'(멘탈붕괴)을 느꼈다. L은 민태연에게 공격을 받고 큰 상처를 입었다. 이후 폭탄이 터짐과 동시에 사라졌다. 문제는 L이 죽거나 사라졌다는 점이 아니다. L의 정체다. 시즌2의 주제는 '차가운 피(연정훈), 나쁜 피를 만나다'. 시작부터 '나쁜 피' 포스를 풍기고, 막판까지 '나쁜 피' 같았던 L은 알고보니 '불쌍한 피'였다. L은 비밀연구소에 끌려가 억지로 뱀파이어가 된 '불쌍한 사람'이었다.

"제가 계속 '나쁜 피'인 줄 알고 있었어요. 마지막회 찍기 전까지요. 최종회 대본을 받고 나서야 아닌 줄 알았죠. 시즌3를 생각하고 있어서 이렇게 끝났구나 싶어요. 제작진도 정확하게 얘기를 안 해줬어요. 사실 저도 결말은 물음표를 가졌죠."

권현상은 '뱀검2'에서 주로 연정훈과 호흡을 맞췄다. 싸우는 장면도 연정훈과 함께였다. 물기만 하다가 막판에는 연정훈에게 목을 물리기도 했다. 두 사람은 철저히 대립하는 관계였으나, 미묘한 분위기도 조성됐다. 여성팬을 공략한 각본과 편집의 영향이 컸다. 유튜브에는 '뱀파이어 게이'라는 영상까지 게재됐다.

"둘이 연기할 때는 눈에 쌍심지를 켜고 했어요. 문제의 영상을 봤는데 정말 웃겼어요. 재미있게 마케팅한다고 생각했어요. 물기만 하다가 정훈 형이 제 목을 물었을 때 기분이요? 괴로웠죠. 도대체 어떤 답을 원하시는 거에요?(웃음)"

'뱀검2'는 권현상에게 의미가 남다르다. 이유는 대선배 이경영도 한몫한다. 이경영은 '뱀검2'로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그의 존재는 권현상에게 큰 힘이 됐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하는 선배죠. 나오신다고 해서 정말 좋았어요. 드라마의 품격이 높아지겠구나 싶었는데 역시나 존재감이 남달랐죠. 많이 배웠어요. '이렇게 하면 더 좋지 않겠니'라며 연기지도도 많이 해주셨어요. 이경영 선배가 촬영 전에 '악역을 하는 것은 좋지만 연민이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씀하셨어요. 조언을 새겨듣고 연기에 녹아낼 수 있도록 노력했어요."

많은 고생을 했지만 '뱀검2'는 권현상에게 잊지 못할 작품이다. '뱀검2' 시청자에게도 권현상은 잊지 못할 배우로 남았다.

"'뱀검2'로 배우로서 자신감이 많이 생겼어요. 복잡한 감정선 때문에 고민이 많았는데 반응이 좋아서 다행이에요. 시청자들께 정말 감사드려요. L이 마지막회에서 크게 데미지를 입어 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시즌3도 출연하고 싶어요."

사진=권현상(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뱀파이어검사 시즌2' 캡처

이수아 기자 2sooah@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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