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잘 만드니 아파트 가치가 쑥쑥 업

입력 2012. 11. 15. 09:03 수정 2012. 11. 15.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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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트형상가의 진화 ..고급상가로 주거공간 가치 높여

올해 5월에 가본 일본 마쿠하리 베이타운. 동경에서 지하철로 1시간 거리의 마쿠하리는 우리나라 은평뉴타운의 모델이 된 신도시다.

뉴타운 전체의 컨셉과 단지와 단지의 조화로움, 그 사이의 도로, 단지내 아파트의 우아하면서 따사로운 디자인과 색감, 1층 스트리트형 상가의 세련됨과 단정함, 그리고 군데군데 공터 잔디밭의 정겨움과 주거공용시설의 소박함이 입주민들의 삶과 공간의 배치를 어떻게 이렇게 잘 녹여낼 수 있었을까 감탄을 한 적이 있다.

특히 아파트 1층에 배열된 스트리트형 상가의 정갈함에 눈길이 갔다. 이발소의 간판조차 어찌도 그리 우아하고 이쁘던지 … 이 상가들은 한결같이 아파트에서 5미터정도 안쪽으로 배치됐다. 따라서 보도 윗공간은 자연스럽게 천장으로 가려진 유럽식 회랑 스타일이다. 회랑의 장점은 주민들이 비와 햇볕을 가릴 수 있고 인도가 넓어져 공간의 여유로움을 배가할 수 있는 점이다.

여유로운 인도와 질높은 상가 자체가 단순 쇼핑 공간을 넘어 사교 문화의 장소로 활용되고 있었다. 이 정도 상가 수준이라면 아파트의 가치를 높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용산구 동부이촌동. 이곳은 차로 양옆에 아파트단지들이 사열병들처럼 서있고 그 사이에 근린상가와 단지내 상가들이 나란히 줄지어 있다. 이곳에 들르면 서울이 아닌 동경의 한 블럭이나 유럽의 소도시에 와있다는 착각에 빠질때가 있다.

이곳 상가들의 특징은 서울 다른 곳들과는 뭔가 확연히 다르다는 느낌이 한 눈에 들어온다.

카페는 물론이고 은행점포 고기집, 식당, 중개업소, 심지어 담배가게조차 실내 인테리어와 소파, 책상, 창틀, 창문크기, 기둥의 두께, 벽색깔, 가게 창과 벽에 붙어있는 광고문구와 도안까지도 한층 깔끔하고 심플해 기분까지 좋아진다.

동부이촌동 거리의 모습은 비교적 고소득자와 외국인들이 주민들로 형성되면서 상가도 이에 맞춰 자연스럽게 수준이 올라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이나 분당 정자동 카페거리 등도 상가로 유명해진 명소들. 상가가 쇼핑 명소가 되고 사교 문화의 공간이 되면서 주변 부동산의 가치가 급격히 올라간 대표적인 곳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스트리트형 상가거리라는 점이다. 의도적이 아닌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고급 상가공간으로 업그레이드된 사실도 같다.

최근 별내 신도시 동익미라벨 단지에 조성되는 스트리트형 정자동 카페거리가 주목받고 있다. 이곳은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고급형 스트리트 상가거리를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중견건설사인 동익건설이 별내신도시에 분양 중인 별내 동익미라벨 단지내 상가 '라벨르씨티'도 도로변 300m 거리 양갈래로 80개 상가가 들어서는 스트리트형 상가다. '라벨르씨티'는 도로와 접한 1층만 상권이 형성되기 때문에 이런 단점도 보완했다.

2층부터 주거시설이기 때문에 상층부 상권이 피해 받을 일이 없다. 또 1층 층고가 4m에 달해 개방감과 채광이 뛰어나다. 또한 상층부 상가가 없어 공용면적이 줄어들면서 전용률이 93~95%로 별내지구 내에서 가장 높아 타 단지내 상가에 비해 실사용 전용면적이 30%이상 넓다.

상가정보연구소 박대원소장은 "스트리트형 상가는 입점 업종이 카페나 고급식당 등이 입주하기 때문에 외부 수요를 끌어들일 수 있어 상권이 빨리 자리를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성래 동익건설 회장은 "단지현상설계공모로 당선된 아파트인만큼 처음부터 아파트와 상가모두 고급 컨셉을 지향했다"며 "단지내 첫 유럽식 스트리트형상가로 조성한다는 자부심이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현재 분양중인 상가의 업종배치, 실내외 디자인, 창문과 창틀의 크기와 디자인, 가게 내외부 벽색깔, 심지어 진열장까지 명동 청담동 못지않는 작품있는 상가거리로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가가 이제는 단지 주민들을 위한 부속편의시설이 아닌 주거공간의 품격과 입주민들의 문화 수준을 높이는 시대로 진화하고 있다.

[매경닷컴 연기홍/조성신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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