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다단계판매 시장 돌풍 일으킨 애터미 심층 해부
국내 네트워크 마케팅 업계에 설립 3년의 신생 토종기업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일본, 캐나다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탄탄한 기반을 다지며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주인공이 바로 '애터미'다.
국내 다단계판매 시장 돌풍 일으킨 애터미대중명품 전략으로 소비자 사로잡는다
국내 다단계판매 시장은 외국계 기업의 독차지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11년 다단계판매의 총 매출액 규모는 2조9492억원에 달한다. 이 중 전체 매출액의 62%를 차지하는 한국암웨이, 한국허벌라이프, 뉴스킨코리아는 모두 외국계 다단계판매 회사다.
이렇게 외국계 회사 일색인 국내 다단계판매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하고 있는 회사가 애터미다. 애터미는 지난해 1287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앤알커뮤니케이션(NRC)과 하이리빙을 제치고 전체 4위, 국내 업체 중 1위에 올랐다. 애터미의 매출액은 2010년 대비 무려 51.9%나 증가한 반면 NRC와 하이리빙의 매출은 소폭 증가에 그치거나 오히려 감소했다.
애터미의 매출 성장세는 올해 들어서도 멈추지 않고 계속 되고 있다. 지난 9월 한달 매출액이 200억원을 돌파, 올해는 2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10월 12일 충북 보은의 속리산 유스타운에서 개최된 애터미의 '석세스 아카데미' 세미나에서 애터미 회원들이 강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설립 3년 만에 다단계판매 국내 업체 1위 올라
지난 10월12일 충북 보은의 속리산 유스타운. 애터미가 한 달에 한 번 개최하는 세미나인 '석세스 아카데미'에 3000여명이 몰렸다. 세미나를 듣기 위해 자리다툼까지 벌어졌다. 애터미의 첫 세미나에 참석했던 회원은 불과 17명. 하지만 이제는 매 세미나마다 2000~3000명의 회원이 몰리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애터미의 회원수는 현재 100만명을 넘어섰다.
애터미 급성장의 일등공신은 면역기능개선에 도움을 주는 건강기능식품 '헤모힘'이다. 헤모힘은 지난해 365억원어치나 판매됐다.
헤모힘은 당귀, 천궁, 백작약 등 전통 생약재를 혼합·제조한 천연생약복합조성물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정읍방사선과학연구소의 조성기 박사팀이 국책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1997년부터 8년여의 연구 끝에 개발에 성공했다. 생약재에서 단순히 성분을 추출한 것이 아니라 생명공학·방사선 융합기술을 이용해 추출한 각 생약재의 우수성분을 새롭게 구성해 탄생시킨 신복합물질이다.
동물실험과 암 환자 등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헤모힘은 방사선 및 항암제 치료의 부작용을 방지하고 면역세포 회복증진과 조혈기능 활성화 등을 통한 항암치료 보조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학계의 논문을 통해 발표된 바 있다. 2004년 미국 식품의약청(FDA) 검사에서도 독성물질이 검출되지 않아 안전성을 입증받았다.
2006년에는 국내 고유 기술로 개발된 면역관련 물질로는 처음으로 식약청으로부터 개별인정형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증을 받았다. 헤모힘은 현재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 특허를 받은 상태다. 원자력연구원과 한국콜마가 공동으로 설립한 선바이오텍에서 제품화에 성공, 애터미를 통해서만 판매되고 있다. 헤모힘과 함께 아톰미(atom美) 화장품도 애터미의 효자 제품이다.
아톰미 화장품은 한국원자력연구원의 고순도 정제기술과 화장품 전문기업인 한국콜마의 초미립자 기술, 선바이오텍의 발효과학기술 등 첨단기술이 결집된 화장품이다. 이 때문에 시중에서 고가로 판매되고 있는 일명 명품 화장품과 견주어도 손색 없는 품질을 자랑한다.
한국콜마의 연구소장 출신으로 선바이오텍을 이끌고 있는 김치봉 대표는 "기존 기술로 천연식물에서 유효성분을 추출할 경우 색소가 함께 빠져 나와 함량을 조절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원자력연구원에서 개발된 고순도 정제기술을 통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애터미는 아톰미 치약 등 생활용품도 판매하고 있다. 헤모힘, 아톰미 화장품을 비롯해 애터미가 판매하는 제품들은 '품질은 높지만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른바 '대중명품화 전략'이다.
박한길 애터미 회장은 "백화점에서 파는 제품보다 더 좋은 품질을 추구하면서, 대형할인점 제품보다 더 싼 가격에 공급한다는 점이 애터미의 차별화 전략"이라고 말했다.
아톰미 화장품의 경우 비슷한 품질의 다른 명품 화장품에 비해 가격은 10분의 1에 불과하다. 철저한 원가관리와 마케팅, 광고 등 중간 비용을 모두 걷어냈기 때문이다. 또 회원들이 다른 회원들에게 전파하는 바이럴 마케팅의 효과를 감안하면 좋은
제품의 유통과 함께 '소비자에 대한 서비스 향상'도 애터미 성장의 원동력이다. '3개월 무조건 환불 보증'이 그것이다. 애터미는 쓰던 제품이라도 고객이 만족하지 못한다면 무조건 환불해주거나 신제품으로 바꿔준다. 하지만 이 회사의 반품률은 업계 평균의 10분의 1에 불과한 0.2%다. 애터미는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도 추구하고 있다. 모든 협력업체의 대금은 어음이 아닌 현금으로 납품 즉시 결제된다. 지금까지 바뀐 협력업체는 한 군데도 없다.
애터미는 아톰미 화장품(왼쪽) 등을 수출해 지난해 '5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미국, 일본, 캐나다에 지사 설립
특히 애터미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제품력과 가격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미국, 일본, 캐나다 등 해외에서 500만달러가 넘는 수출 실적을 기록, '5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회사의 해외진출 방식은 특이하다. 매월 2억~3억원의 제품이 팔려나가는 것을 본 후에 지사가 진출한다. 제품이 먼저 알려진 후 해외진출이 이뤄진다는 얘기다.
미국 지사장인 김대현 전무는 "회사가 앞장서 마케팅을 하지 않았지만 입소문을 타고 미국 교포사회를 중심으로 매달 4억원 이상이 팔려 나가는 것을 보고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법인을 설립했다"며 "처음에는 회원들 대부분이 교포였지만 지금은 회원의 30% 정도가 한국말을 모르는 미국인일 정도로 애터미의 제품이 미국 주류 사회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역시 2010년부터 제품이 먼저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고객이 빠른 속도로 늘어가고 있다. 일본의 경우에는 90% 이상의 회원이 현지 일본인이다. 애터미는 2010년 4월 미국 시애틀에 이어 지난해 6월에는 일본에, 9월에는 캐나다에 지사를 오픈했다.
박한길 회장은 "중국 등에도 지사를 설립하는 등 해외사업을 더욱 강화해 올해 1000만달러 이상의 수출실적을 달성할 예정"이라며 "외국계에 내준 안방 시장을 애터미가 되찾고 해외 시장에서도 당당히 경쟁해 나갈 수 있도록 글로벌 마케팅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애터미 주력제품 생산하는 선바이오텍원자력연구원·민간기업 기술 접목… 최고 품질 자신
애터미의 주력제품인 헤모힘과 아톰미 화장품을 제조하는 기업이 선바이오텍(SBT)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2004년 방사선 기술을 응용해 개발한 항암치료 보조식품인 헤모힘과 고순도 정제기술 이용 화장품 관련 특허 등 2종의 특허 기술을 출자해 한국콜마와 공동으로 설립한 바이오기업이다. 정부출연 연구기관이 단순 기술이전이 아닌 기술출자를 통해 설립한 최초의 기업이다. 2006년에는 국내 1호 연구소 기업으로 지정됐다.
SBT는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기술력과 민간기업의 기술 및 경영 노하우가 접목됐다는 점에서 설립 당시부터 주목을 끌었다. 많은 연구소들이 오랜 노력 끝에 개발한 기술이 상품화에 성공하지 못하고 기술로 끝나 버리는 경우가 허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SBT는 매년 평균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연구소 기업의 성공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이 회사는 대전 대덕특구에 본사와 제1공장을 두고 있으며, 지난 7월 세종시 전의면에 제2공장을 증설했다.
원자력연구원이 기술 출자한 연구소 기업 1호
SBT의 산파역은 현재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CEO)인 김치봉 대표. 2002년 설립 당시 한국콜마의 연구소장이었던 김치봉 대표는 한국원자력연구원과 공동연구 사업을 펼치면서 SBT의 설립을 주도했다. 한국콜마 재직 당시 원자력연구원과 함께 화장품 소재 기술을 연구하던 김 대표는 "원자력연구원의 축적된 연구개발능력에다 콜마의 기술과 마케팅 능력을 합치면 시장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만큼 기술력에선 자신이 있었던 것이다.
출발은 쉽지 않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정부출연 연구기관이 직접 기술을 출자해 기업을 설립한 예가 없었기 때문이다. 기술이전 협약을 체결하고 회사가 설립되기까지는 거의 2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원자력연구원으로부터 이전받은 기술을 제품화해 판로를 개척하기까지도 난관의 연속이었다. 이전받은 연구 결과물은 수많은 데이터에 불과했다. 제품화를 위한 시행착오가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마침내 시제품이 나왔지만 직원들조차도 먹기가 어려웠다. 맛도 없었고, 하루 세 번 섭취하는 것이 귀찮았던 것이다.
김 대표는 "하루에 1~2번만 먹어도 효과를 볼 수 있을 정도로 농축된 제품을 만들고, 먹기 편하도록 부드러운 식감으로 개선했다"고 말했다.
헤모힘은 국내 고유기술로 개발된 생약복합조성물이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증된 첫 물질이며, 개별인정형 건강기능식품 중 면역기능 개선 효능부문에서 제1호로 인정받았다. 2007년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증을 받았다. 그나마 화장품은 헤모힘보다 먼저 개발됐다. 화장품 전문제조기업인 콜마의 제조기술 노하우가 원자력연구원의 첨단기술과 만나면서 시너지가 발휘됐기 때문이다. 당시 원자력연구원의 변명우 박사팀과 함께 개발한 화장품은 일반 화장품과 달리 방사선 기술을 이용, 천연물질에 함유된 색소를 제거해 유효 성분의 고함량 추출이 가능하게 됐고, 콜마의 초미립자 기술이 더해져 흡수력이 뛰어난 최고 수준의 화장품을 개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우수한 제품력에도 판로라는 높은 장벽이 SBT를 가로막았다. 개발 제조 전문 기업이라는 장점이 마케팅 면에서는 약점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한 건강식품업체가 판매를 대행했지만 매출은 미미했다. 그나마 화장품 기초 원료를 생산해 겨우 기업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때 만난 사람이 애터미의 박한길 회장이었다. 박 회장은 선바이오비즈라는 방문판매 회사를 설립해 헤모힘과 화장품을 팔기 시작했으며, 2009년에는 다단계판매 회사인 애터미를 설립해 제품판매를 전담했다. 이후 SBT는 순항을 거듭하고 있다. 2008년 50억원에 불과했던 이 회사의 매출은 2010년 200억원, 2011년 327억원, 2012년 527억원으로 급증했다. 전체 직원이 30여명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부가가치를 올리고 있는 셈이다. 2015년께에는 주식시장 상장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 대표는 "처음에는 애터미가 잘 할 수 있을까라고 걱정한 것이 사실"이라며 "애터미가 매출을 올리는 데 급급하지 않고 거품 없이 탄탄하게 성장하는 것을 보고 독점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치봉 선바이오텍 대표(가운데)가 헤모힘 생산과정을 직원들과 살펴보고 있다.
신기능성 소재 지속 개발
SBT는 미용·건강·식품소재 연구·개발 전문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다. 무엇보다 애터미가 판매를 전담하고 있기 때문에 연구개발과 생산에만 주력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SBT는 R & D(연구·개발)를 넘어서 C & D(연결·개발: Connect & Development) 전략을 채택해 여러 연구기관과 연계해 보다 효과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원자력연구원을 비롯해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한의학연구원 등 정부출연 연구기관과 대전대학교 한의학과 등과 협동연구를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있다.
SBT는 이러한 연구전략을 바탕으로 신기능성 소재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제품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관절염·당뇨·치매 개선 건강식품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으며, 헤모힘을 건강기능성식품이 아닌 의약품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김치봉 대표는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함께 추가 임상시험을 통해 조혈기능 증진 효과를 입증하고 암치료 보조제 등 의약품으로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한길 애터미 회장 인터뷰"유통혁신으로 글로벌 기업 성장 '꿈'"
박한길 애터미 회장이 '석세스 아카데미'에서 회원들을 대상으로 애터미 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매스티지(MASSTIGE), 즉 대중명품이 인기를 끄는 것은 품질은 명품에 가깝지만 가격은 대중적이기 때문이죠. 좋은 물건을 싸게 팔면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모이게 돼 있습니다. 고품질이면서 저렴한 제품으로 유통혁명을 이뤄내는 것이 꿈입니다." 지난 10월12일 애터미의 '석세스 아카데미'에서 만난 박한길 애터미 회장은 "좋은 품질의 생필품을 싸게 공급한다면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재구매는 저절로 일어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 회장이 애터미 설립 초기부터 백화점 수준의 고품질 제품을 대형 할인매장 수준의 가격으로 팔겠다는 것을 원칙으로 삼은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지금도 그렇지만 대부분의 다단계판매 회사들은 품질이 뛰어나다는 핑계로 가격을 엄청 높게 매깁니다. 사업자들은 수당을 받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구매를 하고, 일반 소비자들도 부담스러워 합니다. 애터미를 설립하면서 품질은 최상이지만 할인매장과 비교해도 경쟁력을 갖춘 가격으로 제품을 팔겠다고 하자, 그렇게 해서 성공할 수 있겠냐고 모두 수군댔어요." 하지만 그는 보란 듯이 성공했다. 애터미를 설립 3년 만에 매출 1000억원대 기업으로 키운 것이다. 당장의 이익보다는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는 전략이 주효한 것이다. 자동차부품 엔지니어에서 판매유통 전문가로 변신 박 회장이 네트워크 마케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1990년대 초부터다. 자동차부품 회사의 세일즈엔지니어였던 그는 해외 출장 중 다단계판매가 좋은 품질의 제품을 싸게 유통시킬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월급쟁이 마지막 시절 화장품 생산공장의 관리자로서 잠깐 경험을 쌓은 그는 2000년 아이엠코리아닷컴이라는 인터넷 쇼핑몰을 창업했다. 고품질의 수만 가지 제품을 인터넷을 통해 싸게 파는 콘셉트의 인터넷 종합백화점이었다. 하지만 인터넷 쇼핑몰 사업은 실패로 끝났다. 시대를 너무 앞서 갔던 것이다.
인터넷 보급률이 지금과 같지 않은 시점에 인터넷 기반 사업을 시작한 것이 화근이었다. 사업이 한 순간에 무너지면서 그로 인한 스트레스는 간질환으로 이어졌다. 간경화 진단을 받고 병원 치료 중이었던 그는 TV뉴스에서 헤모힘과 '기존 제품보다 100배나 좋은 화장품' 이라는 얘기를 듣게 된다. 화장품 생산공장에서 일한 경험이 있던 그에게 '100배 좋은 화장품'은 터무니 없는 얘기였다. 하지만 기술을 개발한 곳이 한국원자력연구원이라는 말에 눈이 번쩍 뜨였다. 바로 원자력연구원을 찾아가 당시 개발을 담당했던 조성기 박사를 만나고, 선바이오텍에서 제조공정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 후 그는 무릎을 쳤다.
"품질을 보니까 충분히 팔 자신이 있었어요. 마침 선바이오텍도 제품을 팔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던 참이었죠. 판매유통회사를 만들어 헤모힘과 화장품을 팔기 시작했어요." 280만원짜리 중고 카니발을 사서 사무실로 이용했다. 직원은 자신을 포함해 단 두 명. 사무실 임대료, 인건비 등 관리비를 철저히 줄여 제품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였다.
제품을 한 번 사용한 소비자들이 재구매와 반복구매를 하는 것을 보고 성공을 확신한 그는 2009년 애터미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다단계판매 사업에 나섰다. 애터미가 급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제품에 대한 만족도와 가격 경쟁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특히 가격경쟁력이 한몫을 했다. 지난 3년 동안 원자재 가격이 2~3배 오른 품목도 있지만 애터미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제품 가격을 인상한 적이 없다. 오히려 가격을 유지하면서 양을 늘려 실질적으로는 가격이 인하된 품목이 많다.
이는 '면도칼 경영'으로 불리는 박 회장의 철저한 원가관리 덕분이다. 면도칼 경영이란 면도칼로 자른 듯 제품의 가격거품을 철저히 빼는 것을 말한다. 그가 자동차부품 회사에서 17년간 근무하면서 익힌 원가 절감 방식이다. "자동차부품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자동차 메이커들이 부품 단가를 인하하기 위해 초 단위로 원가를 계산하는 것을 보고 치를 떨었어요.
비용을 줄이기 위해 마른 수건도 짜야 했죠. 하지만 네트워크 마케팅에 뛰어들어 화장품 업계의 수건을 보니 물이 흥건했어요. 원가에 비해 판매가가 몇 십 배가 되는 경우도 있더군요. 다단계판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이 때문이죠." 수당을 목적으로 하기보단 질 좋은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래야 다른 사람에게 소개가 가능하고, 네트워크가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는 다단계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애터미가 공급하는 품목은 20여 가지다. 업계 평균으로 보면 매출액에 비해 품목이 많지 않다. 생산업체에게 대량 물량을 보장하기 위해 그동안 품목 확대를 자제해 왔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서서히 품목을 늘려 나갈 계획이다. 회원이 100만명을 넘어서면 어떤 품목이라도 대량 생산과 판매가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품질 1등주의' 추구 박 회장이 생산업체에게 양보하지 않는 단 하나의 요구 조건이 있다. 바로 품질이다. 좋고 싼 제품이야말로 소비자와 판매자, 그리고 애터미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밑바탕이기 때문이다.
"애터미는 '품질 1등주의'를 추구합니다. 신제품을 기획할 때 시중에 나와 있는 모든 제품을 수집해 품질을 비교합니다. 그 중에서 가장 좋은 품질의 제품을 만드는 업체를 찾아가죠. 낮은 가격을 요구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떨떠름해 하다가 10만개 단위로 주문하겠다고 하면 대부분 애터미가 요구한 가격을 맞출 수가 있다고 하더군요. 칫솔은 매월 100만개 정도 판매합니다. 예전에는 찾아다녔지만 요즘에는 제조업체가 먼저 찾아옵니다."
그는 애터미를 통해 우수한 품질의 생필품을 경쟁력 있는 가격에 공급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서민들에게 자본 없이 시작할 수 있는 사업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고용 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박 회장은 불우한 이웃을 돕는 일에도 앞장서 왔으며 체계적인 사회 환원을 위해 복지재단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철저한 정도경영을 주창하는 그는 직원들에게 "털어도 먼지가 나지 않는 회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을 한다. 이제 정직이 경쟁력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그는 "글로벌 시장 개척을 위해 거의 매달 해외출장을 나가고 있다"며 "차근차근 해외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수의 부유층을 위한 명품이 아닌 일반 소비자를 위한 대중명품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해 글로벌 네트워크 마케팅 선도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싸고 좋은 제품은 해외에서도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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