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포르쉐 파는 '레이싱홍'만 배불려?

강기택 기자 입력 2012. 11. 2. 05:52 수정 2012. 11. 3.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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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 '파죽지세' 수입차 시장의 그림자 3 ]수입차 업계 불공정 논란의 핵심

[머니투데이 강기택기자][편집자주] 수입차 판매가 파죽지세로 늘고 있다. 수입차시장 점유율이 올들어 10%를 넘어섰다. 수요확대와 경쟁심화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이지만 급성장의 이면에는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점도 적지 않다. 머니투데이가 수입차시장 성장의 이면을 집중분석한다.

[[집중분석 - '파죽지세' 수입차 시장의 그림자 3 ]수입차 업계 불공정 논란의 핵심]

서울 서초구 방배동 935-42 한성모터타워.

10층 규모의 이 건물엔 말레이시아의 화교재벌 레이싱 홍 계열의 한성자동차 본사와 메르세데스 벤츠 전시장이 입주해 있다.

소유주는 역시 레이싱홍 계열의 한성인베스트먼트다. 2006년 7월 1일 한성인베스트먼트는 벤츠 자동차사업부를 한성차에 매각하고 부동산 임대업체로 변신했다. 지난해 영업수익(제조업의 매출 개념) 156억원 전액이 임대료에서 나왔다.

차를 판 돈을 기반으로 땅과 건물을 산 뒤 계열 수입차 판매회사에 빌려줘 임대료를 받는다. 다시 이 돈으로 부동산에 투자하는게 한성인베스트먼트의 비즈니스 모델이다. 2009년 시행사 치넷코리아를 세워 부동산개발업도 직접 하고 있다.

한성차가 번 돈을 배당하지 않고 있는 것도 이같은 비즈니스모델 때문으로 풀이된다. 번 돈의 상당 부분을 임대료 명목으로 한성인베스트먼트에 줘 꾸준히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한성인베스트먼트는 한성차의 서울 경기지역 주요 전시장과 서비스센터 등을 소유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청담동 2-14번지의 부지도 사들였다. 여기에 빌딩(한성모터타워)를 세우고 벤츠의 영업점을 낸다는 계획이다.

포르쉐를 수입해 파는 스투트가르트스포츠카의 서울 대치동, 경기 분당 등 주요 전시장 역시 한성인베스트먼트가 건물주다.

레이싱홍이 수입차 업계에서 주목받게 된 계기는 벤츠와 포르쉐 차량의 판권을 기반으로 코오롱, 효성 등 대기업을 제치고 국내 수입차 판매회사 중 최대의 기업으로 부상하면서부터다.

레이싱홍은 2008년 사망한 G .P. 라우(Tan Sri Lau Gek poh)가 설립한 말레시이아 화교 재벌 합셍(Hap Seng)그룹의 관계사로 라우 가문이 지분의 73%를 소유하고 있다.

벤츠의 서울 지역 딜러를 맡고 있는 한성차의 지난해 매출액은 7774억원이다. 이는 BMW를 파는 코오롱모터스의 지난해 매출 6107억원보다 26%나 많은 것이다.

벤츠의 울산.경남지역 딜러인 스타자동차의 매출은 1191억원, 포르쉐 딜러인 스투트가르트스포츠카의 매출은 1581억원. 3사를 합한 레이싱홍 계열 차 판매회사의 매출은 1조546억원에 달한다.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 속에 두산그룹이 수입차 시장에서 철수하고, 나머지 대기업들이 여론의 눈치를 살피는 가운데 감시와 견제의 사각지대에서 외국 자본이 급성장한 것.

레이싱홍의 한성차는 지난해 벤츠코리아의 2대 주주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더클래스효성의 영업구역을 침범했고 이로 인해 불공정 논란이 야기된 이후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한성차는 벤츠코리아가 설립되기 전인 1985년 출범했다. 레이싱홍이 확보한 한국 판권을 활용해 서울 등 알짜 지역의 영업점을 선점했다. 이후 벤츠코리아 설립 때 49%의 지분을 참여했고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의 지분도 20% 소유하고 있다.

특히 벤츠코리아의 주요주주라는 점에서 다른 판매회사들보다 우월한 입지를 갖고 있어 다른 벤츠 판매회사들이 '원천적인 불공정 구조'라며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왔다.

레이싱홍은 한성차나 한성인베스트먼트로부터 배당을 받은 적은 없지만 벤츠코리아로부터 출자금 대비 23.5배인 350억원을 배당받았다.

이는 한성차(20억원), 스타차(5.5억원), 한성인베스트먼트(103억원), 스타오토홀딩스(21억원), 벤츠코리아(15억원),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85억원) 등에 출자했던 금액보다 더 많은 돈이다. 사실상 투자 원금은 이미 회수한 셈.

레이싱홍은 본거지인 홍콩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차 유통-부동산 개발과 임대-금융'의 삼각구도를 갖췄다. 레이싱홍과 그 모태격인 말레이시아 합셍그룹이 성장한 모델 그대로이다.

최근에는 스투트가르트 스포츠카가 한성차와 비슷한 경로를 걸을 조짐이 보이면서 레이싱홍의 성장방식과 수익모델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확대되고 있다.

스투트가르트스포츠카는 서울 대치동, 경기 분당, 부산 등에 이어 서울 서초와 인천 등에 추가로 전시장을 낼 계획이다.

이를 두고 수입차 업계는 포르쉐가 한국법인을 당장 설립하기 어려운 상황인만큼 미리 포르쉐의 직접 진출에 앞서 영업권을 장악하고 유리한 지위를 확보하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벤츠코리아 설립 때 기득권을 인정 받으며 지분 참여를 한 것처럼 비슷한 방식으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의 한 임원은 "경제민주화 문제로 국내 대기업이 집중적인 감시를 받고 있는 사이 외국계 대자본이 시장을 장악해 가고 있다"며 "불공정거래 등 논란에 대해 관계당국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강기택기자 ace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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