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총회서 위안부·과거사·독도 첫 거론(종합2보)

입력 2012. 9. 29. 12:41 수정 2012. 9. 29.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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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외교 기조연설.."무력분쟁하 여성 성폭력, 구제조치와 배상 및 가해자 처벌로 근절해야" "과거 잘못 시정 필요..국제법 절차-법치주의 남용 안된다" '마지막 카드' 차원서 '일본' 등 명시적 표현 피해

김외교 기조연설.."무력분쟁하 여성 성폭력, 구제조치와 배상 및 가해자 처벌로 근절해야"

"과거 잘못 시정 필요..국제법 절차-법치주의 남용 안된다"

`마지막 카드' 차원서 `일본' 등 명시적 표현 피해

(유엔본부=연합뉴스) 정규득 특파원 = 독도와 위안부 문제를 놓고 우리나라와 일본 간의 외교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우리 정부가 유엔총회 무대에서 위안부 강제 동원의 전쟁 범죄를 짓고도 사과와 반성을 거부하는 일본을 강하게 성토했다.

침략전쟁과 식민지배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은 채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의 태도도 비판했다.

우리 정부가 유엔 총회에서 대일 외교의 민감한 현안들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은 처음으로, 일본의 지속되는 도발에 대한 강력한 응징과 경고의 메시지로 해석된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28일(현지시간) 제67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무력분쟁 하에서 여성에 대한 성폭력 근절 문제는 국제사회가 심각히 다뤄야 할 문제"라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거론했다.

김 장관은 "한국 정부는 유엔의 관련 결의에 따라 유엔과 회원국들이 무력분쟁 하에서의 여성 보호를 위한 조치를 취할 뿐 아니라 피해자들에 대한 효과적인 구제조치와 배상 제공, 가해자 처벌을 통해 이러한 잔혹한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전후 70년이 다 되도록 일본 정부 차원의 사과와 배상,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데 대한 통렬한 비판인 셈이다.

김 장관은 "전시 성폭력은 심각한 인권 침해이자 인간의 존엄성과 고결함에 대한 모욕이며, 역사는 우리에게 이러한 끔찍한 행위에 대해 경고하는 중요한 교훈을 남겼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또 "국가간 평화와 안정을 견고히 구축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역사인식과 과거의 잘못에 대한 진심 어린 반성이 필요하다"며 "어두운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의 잘못을 시정하려는 진정한 용기를 보여줘야 한다"며 과거사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죄를 거부하는 일본을 겨냥했다.

이어 "유엔 헌장에 명시된 영토 및 주권에 대한 존중은 안정적 국제관계의 기본 원칙"이라며 "어떤 나라도 다른 국가의 영토와 주권을 침해하거나 역사적 정의를 왜곡할 목적으로 국제법 절차와 법치주의를 남용해서는 안된다"며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국제사법재판소(ICJ) 공동제소 요구를 일축했다.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서는 북한의 핵개발 위협이 계속되는데 우려를 표명하고 북한에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할 것과 인권상황 개선에 대한 국제사회의 요청을 경청할 것을 촉구했다.

우리나라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임기 2013-2014년) 재진출에 대한 회원국들의 지지도 호소했다.

김 장관은 이날 연설에서 `일본'을 명시하지 않았고 `위안부'에 대해서도 통상적인 영어식 표현(comfort woman) 대신 `무력분쟁 하에서 여성에 대한 성폭력'(sexual violence against woman in conflits)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는 양국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을 가능성에 대비해 `마지막 카드'를 남겨 놓은 차원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위안부 문제는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서 계속 다뤄온 `보편적 인권' 사안이기 때문에 이 같은 표현이 일본군 위안부를 지칭하는 것임을 모르는 유엔 회원국은 없을 것이라는 게 한국대표단의 설명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1년 유엔에 가입한 이래 지금까지 21차례 유엔 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했지만 총회장에서 위안부와 일본의 잘못된 역사인식 등 대일 외교의 현안을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과의 관계가 더욱 악화될 위험을 무릅쓰고 이런 사안들을 언급한 것은 양국간 분쟁의 근원이 일본의 잘못된 역사인식에 있음에도 `적반하장' 식의 도발이 그치지 않고 나아가 일본 사회가 우경화 추세를 보이는데 대해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국대표단 관계자는 "일본이라는 명칭만 사용하지 않았을 뿐 잘못된 역사인식을 바탕으로 양국 관계를 비이성적으로 몰고 가는 태도를 준엄하게 꾸짖는 내용을 두루 담았다"고 말했다.

wolf85@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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