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성폭행·살해범 전과' 윗집 여성도 몰랐다

입력 2012. 9. 16. 04:33 수정 2012. 9. 16.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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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개제도 도입전 범행해 공개 대상서 제외 대상 소급 적용 안돼 효용성 한계

정보공개제도 도입전 범행해 공개 대상서 제외

대상 소급 적용 안돼 효용성 한계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서울 중곡동에서 주부를 성폭행하려다 살해한 혐의를 받는 서모(42)씨의 성폭력 전과를 그의 집 바로 위에 사는 여성조차 모른 것으로 드러났다.

서씨가 성범죄자 신상정보 공개제도 도입 이전에 범죄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주민들은 위치추적전자장치(전자발찌)를 찬 성폭력 전과자가 이웃에 사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한 것이다.

법무부와 전자발찌 정보가 공유되지 않는 경찰 역시 서씨가 관할 지역에 거주하는 사실을 까맣게 몰라 사실상 전혀 대비하지 못했다.

◇윗집 여성도 모른 아래층 성범죄 전과자 = 16일 경찰에 따르면 중랑구 면목동 서씨의 다세대주택 위층에 사는 20대 여성이 지난 7월16일 오전 5시10분께 "한 남성이 집안을 엿봤다"며 경찰에 신고했지만 아래층에 사는 서씨를 전혀 의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여성은 당시 경찰에 검거된 '면목동 발바리'가 범인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경찰에 설명하며 추가 순찰을 요구했다.

즉 성폭행 전과로 전자발찌까지 찬 서씨가 바로 아랫집에 산다는 사실은 몰랐다는 의미다.

중랑경찰서 용마지구대 역시 서씨의 전자발찌 착용 사실을 몰랐다. 법무부와 경찰이 전자발찌 착용자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충북 청주에서 발생한 20대 여성 성폭행 피살사건의 용의자 역시 친딸과 내연녀의 딸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바 있지만 주변인 누구도 이 같은 사실을 알지 못했다.

◇'강간 전과만 3범' 서씨, 신상공개 대상서 제외 = 서씨는 2004년 4월 20대 여성을 성폭행한 죄로 징역 7년6월을 선고받았다.

성폭행 전과만 3범이었던 그는 복역 후 지난해 10월 출소한 뒤 전자발찌 부착자로 분류됐다.

특정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은 ▲16세 미만에 대해 성폭력 범죄를 저지를 때 ▲성범죄를 2회이상 범해 습벽이 인정된 때 ▲전자장치 부착 전력이 있는 사람이 또 성범죄를 저지를 때 ▲성범죄로 징역형을 받은 사람이 다시 10년 이내에 성범죄를 저지를 때 등 사안이 중한 경우 전자발찌를 부착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서씨는 정보 공개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성범죄자 신상정보 공개제도가 도입되기 이전인 2004년 범죄를 저질렀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성범죄자의 신상정보를 19세 미만 자녀가 있는 지역민과 초ㆍ중ㆍ고교에 우편으로 고지하지만 당초 공개대상에서 제외된다면 이 역시 무의미하다.

◇정보공개 대상 확대에도 사각지대 여전 = 정부는 최근 '성범죄 근절대책'을 발표하면서 성범죄자 정보공개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소급적용이 되지 않았던 성인 대상 성범죄자의 정보공개 대상을 '지난해 4월 이후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서 '2008년 4월 이후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사람'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2천817명의 신상이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에 새로 공개된다.

그러나 새 기준을 적용하더라도 관리의 사각지대는 여전히 남는다. 이 때문에 특히 정치권을 중심으로 성범죄자 정보공개 대상과 기간을 확대하자는 목소리가 높다.

성범죄자 정보공개 시 전과자라는 이유만으로 다른 대중의 폭력에 시달리거나 인권침해 소지가 있는 만큼 공론화를 통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전자발찌는 착용자의 위치를 추적할뿐 범죄 예방에는 한계가 있다"며 "주민에게 정보를 제공해 스스로 예방할 수 있도록 한 정보공개제도 본래의 취지를 살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곽 교수는 "성범죄가 늘어가는 시점에서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내용으로 채워야 한다"며 "전과자의 인권과 공공의 안전 중에서 무엇을 우선할 것인지 판단하기 위한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noma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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