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M출동] 사육 곰 1천 마리..'답답한 농가'
[뉴스데스크]
◀ANC▶
사육 농장에서 탈출한 곰이 사살됐다는 뉴스, 종종 들리죠.
잇따른 곰 탈출 사건의 배경에는 사육농가의 열악한 현실이 자리하고 있는데요.
이 문제가 국제적 쟁점으로까지 비화됐습니다.
배주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VCR▶
지난 7월, 경기도 용인에서 발생한 곰 탈출 사건.
결국, 두 마리 모두 사살되면서 사건은 일단락됐습니다.
해당 농장을 찾아가봤습니다.
녹슨 사육 철창을 뚫고 곰들이 탈출한 것입니다.
◀SYN▶ 김무응/농장주
"들어가서 놀다 보니까, 뒹굴다 보니까 옛날 노화된 철망이 약간 벌어진 거예요."
이 농장에서 사육되는 반달가슴곰만 백여 마리에 이르는데요.
모두 이렇게 가로,세로 2미터에 불과한 좁은 우리에서 평생을 지내야 합니다.
또 다른 곰 농장.
이곳 역시 야생성이 강한 곰들을 좁디좁은 곳에서 키우다 보니, 팔을 물어뜯겨 외팔이가 된 곰도 있습니다.
◀INT▶ 신남식 교수/서울대 수의학과
"이런 상태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되죠. 그럼으로 인해서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강박행동을 한다거나 또한 자해를 합니다."
철창이 20년이 지났지만 농장주는 고칠 엄두도 못 냅니다.
◀SYN▶ 김광수/농장주
"2년 전부터 판로가 완전히 막혀버렸어요. 진짜 산 짐승 안 먹일 순 없고, 매일같이 들어가는 사료비에 농가들이 엄청난 손해를 보고 있죠."
그럼, 돈도 안 되는 곰을 왜 키우는 걸까.
◀SYN▶ 대한뉴스
"곰에서 나오는 웅담과 피 가죽 등은 국내 수요뿐 아니라 수입 대체 효과도 얻을 수 있는 사육 가능한 야생 동물입니다."
30년 전, 정부가 곰 사육을 권장한 것입니다.
하지만, 동물 학대 논란이 일자, 곰을 24년 이상 키운 뒤, 죽여서, 그것도 웅담만 팔 수 있도록 규제했습니다.
최근 도살 연한을 10년으로 낮추긴 했지만, 실효성이 없기는 마찬가집니다.
◀SYN▶ 유재현/농장주
"1년에 한 7~8천만원씩 지금 사육비만 들고 있는거죠."
전국의 곰 사육 농장은 50여 곳, 무려 천 마리가 사육되고 있습니다.
곰을 돈벌이 수단으로 사육하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중국, 두 나라뿐.
베트남은 지난 2005년부터 국가가 순차적 매입을 시작해 전량 매입했습니다.
이런 야만적 행태를 근절하겠다며 국내외 환경단체들이 세계자연보전총회에 곰 사육 폐지안을 제출했고, 오는 15일 결의문 채택을 위한 투표를 합니다.
사육 농가들은 이런 움직임을 계기로 정부가 조속히 대책 마련에 나서주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배주환입니다.
(배주환 기자 jhbae@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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