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경기부양]장기 불황 조짐에 긴급 처방했지만..
【서울=뉴시스】박주연 기자 = 유로존 위기로 수출입이 둔화되고 내수가 위축되자 정부가 당초 예정됐던 하반기 8조5000억원의 경기부양책 외에 연말까지 4조6000억원의 재정을 추가 투입키로 결정했다.
수출입, 투자 등 경제지표가 일제히 침체 사인을 보내는데다, 국제통화기금(IMF)마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또 다시 하향 조정(지난 7월 3.5%로 4차 하향 조정)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등 장기 불황이 현실화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부가 이날 내놓은 정책은 8조5000억원의 경기부양책 외에 추가로 올해 4조6000억원, 내년에 1조3000억원의 재원을 더 풀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양도세·취득세 감면, 근로자 원천징수세액 10% 수준 인하, 자동차·대용량가전 개별소비세 인하, 긴급복지 지원대상 확대 등이다.
하지만 이번 조치만으로는 급증하는 가계부채와 급감하는 주택거래를 회복시키기에 충분치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10일 2차 경기부양책 발표 직후 정부과천청사 기획재정부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경기 회복의 속도와 힘이 미약해졌다는 여러 지표들이 나오고 있다"며 "경기 침체 장기화가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최 국장은 "상황이 장기화되다보니 유럽은 잠잠한데 각국의 수출입이 급속히 둔화돼 상호 연쇄작용이 벌어져 효과가 증폭되고 있다"며 "고민을 하다 '8.5조원+α' 대책을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IMF가 세계 경제 성장률을 네번 바꿨는데 이번에 다섯번째로 또 바꿀 것 같다"며 "사실 정부가 재원을 마른 걸레 짜듯해서 지난번에 8조5000억원의 부양책을 마련했는데, 그래도 안 되서 이번에 세제를 포함하는 패키지를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2차 경기부양에 그치지 않고 '가계부채대책과 한시적 규제완화책'을 골자로 한 추가 부양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일단 이번 2차 부양방안에 대해 '세계경제 위축이 워낙 심각한 상황이라 2차 부양책의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반응이다. 2차 부양책이 922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와 급락하는 집값에 따른 주택거래 위축을 잡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외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이런 조치를 한다고 해서 눈에 띌 만큼의 효과가 날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고,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워낙 전세계적인 흐름이 안 좋기 때문에 재정보강대책의 영향은 부분적"이라고 말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부동산 쪽의 효과도 제한적일 것 같다"며 "부동산 경기가 한풀 꺾인 상황이라 정부 정책의 효과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p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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