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대책] "범죄예방 효과 없다" "집행 이뤄져야"

김혜영기자 입력 2012. 9. 4. 20:43 수정 2012. 9. 4.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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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형제 찬반 논란 재연

묻지마 범죄, 아동 대상 성폭행 범죄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사형제와 사형 집행을 둘러싼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사형 집행에 범죄예방 효과는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현행 법이 사형을 허용하고 있는 만큼 집행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강력하게 제기된다.

사형 집행에 찬성하는 전문가들은 ▦사형제 자체를 찬성하는 경우 ▦적어도 이미 형이 선고된 사형수에 대한 집행은 이뤄질 수 있다고 보는 경우로 나뉜다. 사형제를 찬성한다고 밝힌 이영란 숙명여대 법학대학원 교수는 "흉악범죄자들은 단지 '들키지 않기 위해' 피해자를 살해하는 영악하고 이기적인 행태를 보이며 연쇄살인 등을 저지르는데, 사형제도 자체가 없으면 일반예방적 효과가 사라진다"며 "법에 정해진 형을 집행하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는 처사"라고 말했다.

전학선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형제도 자체에 대한 평가는 더 많은 국민적 합의를 거쳐 이뤄져야 한다"고 전제한 뒤 "다만 헌법재판소의 판단 등을 감안할 때 미집행 사형수에 대한 집행은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헌재는 1996년, 2010년 두 차례 "필요악으로 여전히 제 기능을 한다"며 사형제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반면 적잖은 전문가들은 ▦불확실한 범죄 예방 효과 ▦오판 가능성 등의 이유로 사형 집행 논란 자체에 우려를 표명한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잔혹범죄에 대한 대중의 분노는 정당하지만, 사형 집행으로 연쇄살인 등 흉악범죄를 줄일 수 없다는 것은 UN의 보고서 등을 통해 검증돼 있다"며 "사형이 집행돼도 개인의 정신적, 사회의 구조적 문제 등 여러 원인에서 비롯되는 흉악범죄의 뿌리를 없앨 수는 없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유럽연합은 사형제 폐지를 가입 조건으로 내걸고 있고, 반면 사형 집행을 이어온 미국에서는 흉악범죄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15년간 사형 집행을 하지 않고 사형제 폐지의 전 단계를 유지하고 있는 한국의 현 상태도 매우 의미가 있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고위험군 범죄자들을 격리해 재범을 막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면 이들을 분리 감독하는 보호수용제도 도입, 가석방 없는 유기징역형, 사후 감독 강화 등 더 효과적인 대안이 적지않다"며 "재범 방지 측면에서는 굳이 생명을 박탈하는 '위험한 최선'인 사형을 택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1997년 23명에 대해 사형을 집행한 이후 15년째 사형 집행을 하지 않고 있다. 미집행 사형수는 60여명이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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