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장 "성폭력 전담팀 신설" .. 일선 경찰 "또 전담팀 타령"

김민상 입력 2012. 9. 4. 01:57 수정 2012. 9. 4.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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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종합대책 실효성 논란

김기용 경찰청장이 3일 오후 서울 미근동 경찰청에서 성폭력·강력범죄 대응을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종근 기자]

경찰이 전국 주요 경찰서에 성폭력 전담부서를 신설해 운영키로 했다. 또 다음 달 3일까지 한 달간 방범 비상령을 선포한다. 최근 아동 대상 성범죄 등 강력범죄가 연이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과거 강력사건이 터질 때마다 급조해 내놓은 대책과 별 차이가 없어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김기용 경찰청장은 각 지방경찰청장 등이 참석한 전국 경찰 지휘부 회의를 주재하고 성폭력·강력범죄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경찰은 기존 여성·청소년 담당부서에 성범죄와 유흥업소 단속 업무를 맡기면서 업무가 가중된다는 지적에 따라 성폭력 업무를 따로 떼어 전담부서를 신설할 계획이다. 신설 부서에서는 성폭력 전과자 관리를 일원화해 성범죄에만 집중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또 경찰청에는 아동 포르노 전담 대책팀을 설치해 국내외에서 아동 음란물을 제작하거나 유통하는 행위를 단속할 예정이다.

 경찰은 또 강력 범죄로 인한 국민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3일부터 한 달간 기동대와 내근 인원 등 모든 인력을 동원해 방범 활동에 나선다. 경찰은 거리에서 흉기를 소지한 의심이 들거나 동태가 수상한 이들을 불심검문할 방침이다.

 하지만 일선 경찰들은 올해 초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으로 만들어진 '학교폭력전담팀', 5월 서울지방경찰청의 지시로 만들어진 '주폭 전담팀'에 이어 성폭력 전담팀까지 만들어지자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내가 무슨 전담팀에 속해 있는지도 헷갈릴 정도"라며 "사건만 터지면 상부에서 생색 내기용 대책을 발표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아동 성범죄 사건이 터질 때마다 경찰이 내놓았던 긴급 대책도 현재 유명무실해진 상태다. 경찰은 2007년 경기도 안양에서 초등학생 여아 두 명을 납치해 토막 살해한 정성현(43) 이 검거되자 부모가 휴대전화로 자녀들의 등·하교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한 초등학교 교장은 "월 5000원 이상 사용료를 내야 하고 신청하는 데 번거로움을 느낀 학부모들이 기피하는 바람에 현재 학생의 10% 정도만 혜택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2008년 초등학생 여아를 성폭행해 장기를 손상시킨 조두순(60) 사건이 터지자 경찰관과 학부모가 등·하교 시간대 학교 주변에서 합동 근무하는 '어머니 경찰대'를 제안하기도 했다. 이마저 경찰 인력이 부족하고 공권력이 학교에 들어오기를 꺼리는 교사들 때문에 현장 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0년 초등학생을 학교에서 납치해 성폭행한 김수철(47) 사건이 터지자 경찰은 인근 성범죄 발생 현황을 지구대 단위로 세분화해 보여주는 성범죄 지도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어차피 경찰 내부 전산망을 통해 조회가 가능해 실제 주민들이 성범죄를 예방하는 데 별 도움이 안 되고 있는 실정이다.

 신현기(경찰행정학) 한세대 교수는 "선진국에 비해 과도하게 많은 정보·경비 담당 인력을 빼내 민생 치안 현장에 우선 투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민상·이현 기자 < stephanjoongang.co.kr >

김민상.이현.박종근 기자 step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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